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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100

소속에 대한 선택을 강요 당하는 슬픔. 영화 "풍산개"를 보고...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어디에 소속이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로 이루어진 가족이라는 조직에 의지와 상관없이 소속된다. 가족이라는 소속감이나 연대감은 정서적 안정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치열한 약육강식의 세상에 든든한 울타리가 된다. 성인이 되어 자신 만의 가족을 새롭게 구성한다고 해도, 이전에 가지고 있던 가족이라는 조직이 해체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가족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자라면서 가족이라는 조직 외에도 수 많은 조직에 소속되고, 소속되기를 갈망한다. 자라면서 자신의 나이에 맞는 학교와 직장 그리고 다른 여러 조직들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사람들은 인식한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묻는다. 내가 누.. 2011. 6. 26.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잔인한 영화. 영화 "무산일기"를 보고. * 스포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들리는 입소문이 괜찮아서 오래 전부터 보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영화인데, 이런 저런 핑계로 계속 미루기만 했었다. 우연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작가를 만나다"라는 행사에 이 영화 "무산일기"가 기획되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예매를 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극장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포함되어 있기에 영화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적은 수의 극장에서 개봉하는 독립영화는 정말 큰 마음 먹지 않으면 쉽게 보러 가지지 않는데 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어영부영 시기를 놓치기에. 개인적으로 올해 독립영화 쪽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혜화, 동"이나 "파수꾼" 같은 영화들.. 2011. 5. 29.
소재만으로 주목을, 영화 자체는 힘겨운. 영화 "헤드"를 보고... 이 영화를 뭐라 해야 될까? 시작부터 이야기의 흐름을 끊는 듯한 편집이나 연출부터 눈에 거슬린다. 원래 영화 초반이야 영화 속 인물들을 설명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관객들에게 사전 정보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고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두서 없이 편집되고 뭔가 어색해 보이는 장면들로 보여지는 이야기의 나열은 초반부터 영화의 몰입도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그러다가 퀵서비스맨 홍제(류덕환)가 오토바이를 타고 넘어지는 장면에서는 실감나는 카메라워크나 빠른 편집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토바이를 타고 넘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 외에는 그렇게 인상적인 장면의 연출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 연출적 문제를 빼면, 이 영화는 빠른 이.. 2011. 5. 26.
3D도 이야기도 연출도 모두 엉망인... 영화 "옥보단 3D"를 보고. 학창시절에 "옥보단"이라는 영화가 처음 개봉했었다. 지금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성에 대한 것이 과도하게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니, 웬만한 에로 영화가 새삼스럽게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당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는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우리 사회가 억압하고 있는 성에 대한 대리만족과 환상이 어우러지면서 웬만한 남성이라면 그 영화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을 가진 나 같은 남성들이 많은 것 같다. 내용도 기억나지 않고 주인공의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영화인데, 영화의 제목 "옥보단"만은 단순한 기억을 넘어 아련한 추억이나 향수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이 영화가 3D로 만들어 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풋"하는 웃음과 함께 "이걸 3D로 만.. 2011.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