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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심장이 뛰는 삶을.... 영화 "심장이 뛰네"

by 은빛연어 2011. 8. 29.

일상의 반복은 삶은 지루하게 만든다. 삶의 방향성을 잃게하고, 무엇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망각하게 만든다. 어느 순간 삶의 주체가 되기 보다는, 일상에 이끌려 그저 삶을 살게 된다. 그저 사니까 사는 삶.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내다 보면, 지금 삶에 많은 회의를 가지게 된다. 과연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래서 언제나 머리 속에서는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머리 속에만 머무를 뿐이다. 무엇이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고, 알고 있다고 해도 주변의 시선에 스스로 한계를 긋고 멈칫거린다. 그렇게 삶은 일상의 반복이고, 지루하기만 하다.


우리는 이런 저런 이유로 가슴이 뛰는 열망에 대해서 억제를 한다. 대신 탐욕과 욕심이 가슴 속 열망을 대신 한다. 탐욕과 욕심을 에너지 삼아서 살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는 탐욕과 욕심은 끊임없는 갈망으로 삶을 이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 고픈 아귀처럼, 채워도 채워도 사라지지 않는 욕심을 위해서 우리는 산다. 가슴 뛰는 삶을 바라면서 살아도, 가슴은 점점 공허해 지기만 한다.

이 영화는 한 여성의 성적 열망을 통해서 심장이 뛰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나름 인텔리 여성지만, 성적 매력이 없는 주인공은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채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친구가 운영하는 3류 영화사를 찾아가 성인 영화에 출연시켜 달라고 부탁한다. 친구는 완강히 거부하면서, 성인 영화가 어떤 것인지를 학문적으로만 알고 있는 친구에서 간접 체험을 시켜주면서 영화에 출연하고자 하는 친구의 소망을 포기시키려 한다. 하지만, 누구도 그녀의 열망을 막지 못하고 결국에 성인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

그렇게 주인공 주리는 영화에 출연을 하게 되지만, 열망과 현실의 차이와 낯설음에 첫 촬영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촬영은 쉽게 진행되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열망과 현실의 차이를 극복하면서 하나로 만들어 간다. 열망과 현실사이의 간극은 성인 영화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쓰는 가면으로 대표되어 보여진다. 성인 영화라는 것이 사회적 금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를 숨긴다는 설정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 서로가 가면을 벗지 않고 자신을 숨기는 것은 현실과 열망의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최근 김선아 주연의 드라마 “여인의 향기”를 보면 드러난다. 춤을 배우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명을 교환하면서 소통하는게 아니라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는 장면은 바로 그렇다. 가슴 뛰는 삶을 원해서 춤을 배우는 사람들이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일 못하는 직원으로 동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는 존재이지만, 춤추는 곳에서 만큼은 남들이 우러러 보는 춤선생 역활을 하는 김광규가 연기하는 캐릭터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과 사회적 금기를 스스로 인식하면서 심장이 뛰는 삶을 쉽게 살지 못한다.

영화는 지독한 컴플렉스와 사회의 시선에 심장을 뛰는 삶을 살지 못했던 주인공이 점점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면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껍데기를 깨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은 영화의 마지막에 당당하게 심장이 뛰는 삶을 선택한다. 영화는 성적 매력이 없는 한 여주인공이 자신의 성적 열망을 해방시키면서 심장이 뛰는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한 성적 욕망이나 열망을 넘어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통이나 희망을 통해서 정말 심장이 뛰는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심장이 뛰네 - 8점
허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