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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추억만으로 웃기에는. 영화 "라스트 갓파더"를 보고.

by 은빛연어 2011. 1. 3.

 어린시절 그의 코메디는 최고였다. 누구나 번쯤은 그의 유행어를 따라 했고, 그의 코메디에 웃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 그가 영화를 만든다고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헐리우드와 경쟁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그의 목표를 보면 세계경영을 내세우며 대우를 이끌었던 김우중과 자신의 연구가 엄청난 부를 창조할 것이라고 말하던 황우석이 생각난다. 그래서 나는 그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나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그의 영화관에 대해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신이 정한 목표를 위해서 바보 같이 묵묵하게 전진하는 그의 열정과 끈기에 대해서는 기꺼이 박수를 치며 응원한다. 헐리우드와 경쟁하고 돈을 얼마나 벌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장벽 앞에서 꿈을 기꺼이 버리는 많은 인생들에게 그저 꿈이 있어서 행복한 그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의 전작들을 보고 나면, 감독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면 좋은 영화가 나올텐데라고 혼잣말을 하지만, 그가 감독이라는 자리를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영화를 만드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감독 심형래를 응원하게 된다.

 

 그의 영화를 보면 영화가 가진 시선은 언제나 낮다. 그래서 그는 아이와 부모가 같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가 이전에 괴수물 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나중에 SF영화로까지 관심을 가지고 투자한 이유가 바로 때문이다. 그가 치밀한 계산으로 가족관객을 타깃으로 했는지, 아니면 그저 아이들을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 없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있는 영화를 만들려는 그의 생각은 지금까지도 일관되고 보여진다. 그가 다시 자신의 장기를 살린 슬랩스틱 코메디에 관심을 가진 이유도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지 않을까. 사실 요즘 코메디 프로그램에 나이 드신 나의 부모님 세대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신다. 너무 빠르게 변하는 코메디의 경향을 전혀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슬랩스틱 코메디는 연기하는 사람은 빠른 순발력이 필요하지만, 코메디 연기를 보는 사람이 나이가 어떻건, 학력이 어떻건 전혀 상관없이 웃을 있다. 슬랩스틱 코메디는 세대를 아우를 있는 웃음 코드가 존재한다. 그의 이번 선택도 누구나 쉽게 즐길 있는 영화를 만들려는 지점과 일치한다고 있다.

 

 코메디언 심형래에 많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은 영구라는 캐릭터와 돌아온 그가 그저 반가울 밖에 없다. 그래서 영화의 기대지점이랄까 마케팅 포인트랄까, 아무튼 이런 영화의 설정은 심형래의 영구에 많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과 심형래라는 코메디는 몰라도 영구라는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와 그냥 즐겁게 웃을 있는 슬랩스틱 코메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밖에 없다. 가족이라는 단위에서 본다면, 세대가 영화에 기대나 흥미를 가질 있는 최적의 요소를 갖추었다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영화는 가족들과 함께 즐길 있는 착한 영화다. 영구와 낸시가 자동차에서 보여주는 장면이 조금은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특별히 나쁜 장면이 없다. 요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악마를 연상시킬 정도의 사악한 캐릭터도 없다.

 

 그렇지만, 영화는 그저 좋게만 봐지지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가 중심이 되기 보다는 코메디 장면을 의식한 듯한 영화 전개가 보인다.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상황에서 코메디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코메디를 보여주기 위해서 이야기를 억지로 끼어 맞추는 같은 느낌이 드는 몇몇 장면이 보인다. 개그콘서트가 각각의 코너를 통해서 웃음을 유발하는데, 영화도 스토리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코메디가 중심이 되어버린 인상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영구와 다른 캐릭터들이 부조화를 이룬다. 원래 영구가 우리나라 캐릭터고 영화의 이야기는 미국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다 보니 당연하다고 있겠지만, 영화 보는 내내 느껴지는 부조화는 상당히 거부감이 든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심형래 코메디의 패턴에 너무 익숙하다 보니, 영화 속의 코메디가 웃기지 않는다. 코메디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의외성을 바탕으로 하는데, 어떻게 웃길 것이라는 것을 알다 보니 웃을 있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문득 심형래와 비슷한 시대에 데뷔를 해서 지금까지도 최고의 코메디언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이경규가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형래라는 코메디언이 과거의 영광을 바탕으로 전설적인 존재라면, 이경규는 아직도 전설을 만들어가는 존재이니까. 심형래의 영화의 한계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개그에 추억을 가진 사람에게는 향수를 전해주지만, 새로움이 없다는 . 그래서 영화는 그의 가장 지지층이 20~30대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에는 심형래의 슬랩스틱 코메디에 크게 웃었지만, 지금은 김병만의 슬랩스틱 코메디에 있는 웃는 이들에게는 추억을 넘는 인상을 주지 못하는 같다. 결국 영화는 이젠 추억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과 심형래의 코메디가 신선한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코메디 영화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영화적 요소와 추억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