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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꼴찌들을 통해서 감동받는 영화들.

by 은빛연어 2011. 1. 25.

 우리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 있다. 2등은 잠깐의 영광만 있을 기억되지 않고, 3등은 관심조차 받으며, 꼴찌는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조롱 받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단지 1등이라는 이유로 기억하는 세상이라면 더럽다고 하지 않는다. 1등이 모든 것을 독식해서 가져버리는 사회기에 더럽다고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파레토가 발견했다고 해서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바로 법칙에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페레토는 20:80 법칙이라고 해서 상위 20% 전체 소득의 80% 차지한다고 주장했다. 통계를 내면 정확하게 20:80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는 않지만, 소수가 많은 부를 독점하고 있는 현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통칭해서 부른다. 요즘은 "페레토의 법칙"이라는 어려운 말보다 "승자독식"이라는 말로 확실하게 표현된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고, 승자독식의 사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1등이 되기 위해서 아등바등 한다. 삶의 목적이 단지 그것 뿐인 것처럼 맹목적으로 목표를 향해서 달린다. 그러다가 지금 자신이 1등이 되지 못했다면, 자기 자식이라도 1등이 되라고, 학원으로 뺑뺑이를 돌리면서 아이들을 몰아 세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어떤지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면서 1등만이 행복한 삶을 누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아이가 정의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도덕이 무엇인지 모라도 상관없다. 그런 것들은 삶에 아무런 필요가 없다 1등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아이를 괴물로 만들어간다. 탐욕과 부도덕에 물든 괴물로. 괴물이 늘어날 수록 원래 삶이 팍팍했던 우리 사회도 점점 힘들어진다. 힘겨움에 서서히 사람들은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있다는 탐욕스러운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에서 깨어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1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1 보다 중요한 , 결과보다 중요시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기 시작한다. 1등을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꼴찌를 보면서 격려하고 자신의 일처럼 응원하며 위안을 받는다. 남들이 보면 시작하기도 전에 "너희는 안돼"라고 함부로 폄하할 있는 그런 이들을 보면서, 감동받고 위안을 얻어 진심으로 그들을 응원한다. 그들의 뜨거운 열정이 지금 현실에 순응하면서 식어갔던 자기 안의 열정에 커다란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열정.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모든 것을 바치는 지금 순간 행복할 있는 그런 . 먹고 살기 바빠서, 현실적으로 어쩔 없어서라는 핑계로 조금씩 외면했던 힘을.

 

 1등의 영광을 기록한 영화가 아니라 꼴찌의 열정을 기록한 영화들이 기억에 남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서 보여지는 그들의 열정이 너무나 뜨겁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야 하지만, 사실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상처 받은 우리가 위로와 격려를 받는 것도 바로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강우석 감독의 영화 "글러브" 감동도 있지만 위로도 받는 영화다.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청주성심야구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야구에 대한 열정만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감동을 전해지는 작품이다.


 

 원래 야구라는 종목에서 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격시 발생하는 소리를 듣고 타구의 방향을 예측해서 움직여야 하고,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 소리로 소통해야 하는 운동이다. 거기에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해왔던 아이들과 달리 성심학교에 입학해서야 야구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고교야구 대회에서 1승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는 잘나가는 선수였지만, 먹고 사고나 치는 프로야구 선수 김상남이 잠시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코치를 맡게 되면서 들었던 패배의식은 당연했을지 모른다. 그런 김상남이 아이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되고, 자신에게도 그런 열정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조금씩 1승을 향한 힘찬 도전을 시작한다.


 

 야구팬들에게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가 소속해 있는 팀으로 유명한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영화 팬들에게는 찰리 쉰이 주연했던 영화에 나왔던 팀으로 기억되는 팀이다. 영화 "메이저리그" "클리브랜드 인디언스"팀을 배경으로 오합지졸 골치덩어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구단주의 사망으로 새롭게 구단을 운영하게 레이첼은 연고지를 마이애미로 이전하면 자신에게 이득 발생하게 된다. 최저 수입이 생기면 연고지 이전이 가능한 조항을 이용할 계획을 세운다. 그래서 남들이 포기한 오합지졸 골치덩어리들을 모아서 팀을 구성해 리그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 엉망인 팀에 노장 포수 제이크가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도 조금씩 변화하게 되고, 성적은 올라가기 시작한다. 영화는 선수들의 특성과 캐릭터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개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야구와 승리에 대한 열정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다. 


 

 영화 "코치 카터" 꼴찌라기 보다는 루저라고 낙인 찍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우리나라 사회도 부모와 할아버지의 재력이 학력을 결정하는 사회이지만, 미국이라는 사회도 부모의 학력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다. 흑인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라난 아이의 대부분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한다고 해도 흑인 갱이 되어서 감옥을 들락날락하거나 총에 맞아서 일찍 죽는다. 어디에 살고 있는지가 낙인으로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왕년에 농구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카터는 모교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는다. 고심 끝에 코치직을 수락하고 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하게 된다. 하나는 농구부의 영광을 찾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방황하는 농구부 아이들을 졸업시키고 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이. 하지만, 목표를 향한 그의 지도방식은 사람들의 반감을 사게 된다.

 

  영화는 목표도 꿈도 열정도 없는 아이들에게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서 삶의 목표와 꿈을 그리고 열정을 찾도록 만들어주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멘토의 모습이 아니라 멘토가 가진 열정이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열정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남들이 루저라고 외면하고 포기했던 사람의 삶의 변화가 전해지는 감동에 우리는 격려하고 박수를 보낸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도 희망이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위로 받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