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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뮤지컬이 원작인 영화들.

by 은빛연어 2010. 12. 20.
 

 대학교 신입생 때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우연히 생긴 공짜표를 가지고 처음으로 뮤지컬이라는 것을 봤었다. 고등학교 우연히 구입하게 되었던 "오페라의 유령" 실황 공연 앨범을 통해서, 뮤지컬에는 흥미는 있었으나 주머니 사정도 그렇고, 문화의 불모지라고 불렸던 지방의 사정 등을 고려해보면 뮤지컬을 직접 접하기 쉽지 않는 상황이었다. 당시는 지금처럼 뮤지컬 공연시장이 크지 않아서 유명 배우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작품이 아니면 지방에서 공연되지도 않았었다. 뮤지컬 작품이 가지고 있는 매력보다 어떤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는 것이 대중들의 관심사였으니까. 작품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주연의 영화로 인기를 끌었던 "그리스"라는 작품이었다. 솔직히 이야기해서 당시에는 "그리스"라는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뮤지컬 정보를 접하면서 그런 영화도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으니까.

 

  공연 출연진으로 지금도 뮤지컬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준상과 "유혹"이란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가수 이재영이 기억난다. 원래는 더블 캐스팅이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이재영 보다는 다른 배우가 인기가 많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공연은 유준상과 이재영이 연기한 공연이었으니 더블 캐스팅 되었던 다른 배우들의 이름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둘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 그리고 명의 인상적인 배우가 있었다. 당시에는 그냥 개그맨으로만 알고 있던 이정용이다. 요즘에는 가끔 세바퀴에 출연해서 멋진 복근을 선보이기도 하는 이정용. 개그맨으로만 알고 있던 나의 인식을 깨버리고 무대 위에서 보여줬던 노래와 연기의 카리스마는 강렬했었다. 지금은 "그리스" 내용도 무대에서 들려줬던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는 기억에 나지 않지만, 공연이 전해주는 생생함과 무대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우들의 열정은 뮤지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자극한다.

 

 막연한 동경만 간직한 , 뮤지컬 공연은 비싸다는 편협한 인식 때문인지 거의 가지 않는다. 대신 뮤지컬 영화에 대해서는 많은 호감을 가지고 극장에서 보게 된다 공연이 전해주는 살아있는 열정과 열기는 느낄 수는 없지만, 공연무대가 가지지 못하는 화려함과 장소적 제약을 뛰어넘는 영화적 표현 수단에 대신 만족을 하게 된다. 뮤지컬 형식을 채용한 영화들을 보면 보통 창작영화로 만들어진 작품도 있고, 음악을 영상의 표현수단으로 활용해서 다른 생동감과 열정을 관객들에게 전해 주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도 있다. 요즘에는 댄스 영화들이 매년 꾸준하게 개봉되는데, 그것도 바로 음악과 영상 그리고 댄스가 어우러져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생동감이 전해진다. 반면, 뮤지컬이 원작인 영화들을 보면, 스크린과 무대의 차이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을 보이는 작품들이 많은데, 무대를 스크린에 옮긴 것인지 아니면 스크린에 맞게 무대를 옮길 것인지에 따라서 관객들의 평가가 많이 달라지게 된다. 뮤지컬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은 만큼 어려운 작업이고, 관객의 눈은 매섭다.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의 전설이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을 보기를 소망하고, 실제로도 우리나라에서 공연했을 ,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흥행을 했던 작품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곡을 작품으로 주인공 크리스틴이 부르는 "think of me" "The phantom of the opera"라는 곡은 대중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원래 뮤지컬은 프랑스의 소설가 가스통 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 소설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보니,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상당히 많다. 내가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처음 알게 것도, MBC에서 방송했던 "주말의 명화" 통해서였다. 정확히 누가 주연하고 감독한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와 이야기에 반해서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소설 그리고 뮤지컬까지 알게 되었다. 장국영, 오천련 주연의 홍콩 영화 "야반가성" 바로 소설 "오페라의 유령"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반면 조엘 슈마허가 2004년에 감독한 작품 "오페라의 유령" 원작 소설이 아니라 뮤지컬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뮤지컬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참여해, 원작 뮤지컬의 완성도를 영화에서도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영화다. 영화는 1860 파리 오페라 하우스를 배경으로 한다. 새로운 극단주 앙드레와 피르맹, 후원자 라울 백작이 리허설을 감상하는데 갑자기 무대장치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화가 프리마돈나 칼롯은 무대를 떠나버린다. 새로운 여주인공이 크리스틴은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대기실에 홀로 있던 크리스틴은 갑자기 나타난 팬텀에 이끌려 지하 세계로 사라진다. 갑작스런 사건에 극장은 문을 닫게 되고, 돌아온 크리스틴은 팬텀의 공포에 시달리지만, 라울의 위로를 받게 된다. 둘은 사랑을 하게 되고, 그것을 알게 팬텀은 질투에 휩싸여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영화는 뮤지컬 원작자의 참여와 더불어 화려한 무대와 의상으로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하지만,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음으로써, 흥행이나 평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영화 "나인" 영화 "시카고" 멋진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던 마샬 감독이 연출하고, 화려한 출연진만으로도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원작은 이탈리아의 감독 페데리코 펠리니의 자전적 영화 "8 2분의 1"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마샬 감독의 영화는 원작을 그대로 옮겨 것이 아니라,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를 각색해 1982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뮤지컬은 초연 당시 최우수 뮤지컬상 토니상 5 부분을 석권했던 걸작이었다. 영화 "나인" 뮤지컬을 원작으로 마샬 감독이 자신의 강점(뮤지컬 영화 연출) 살려서 만든 작품이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미국의 힙합그룹 "블랙아이드 피스" 홍일점 퍼기가 영화에 출연한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다.

 

 영화는 희대의 카사노바이자 천재 영화 감독 '귀도" 아홉 번째 작품 준비를 앞둔 상황에서 시작된다. 영화 구상이 잘되지 않던 '귀도'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 홀로 휴양지를 찾아간다. 휴식을 취하며 영화를 구상하려던 귀도는 아름다운 여배우 '클라우디아' 아내 '루이사', 매력적인 정부 '칼라' 비롯한 일곱 여인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터 영감을 얻기 시작한 귀도는 식었던 창작열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화려한 배우진 만큼 화려함을 뽑낸다. 하지만, 화려함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캐이트 허드슨이 귀도를 유혹하면서 부르는 "cinama italiano" 흥을 돋구며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전체적으로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것을 극복하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퍼기는 살을 찌우고 괴기스러운 창녀의 모습으로 등장해 실망스럽기도 했던 작품이다.


 

 앞의 영화가 단순히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김으로써 실망스러웠던 작품이라면, 영화 "김종욱 찾기" 무대와 영상의 차이를 고민하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뮤지컬을 영화한 작품이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 "김종욱 찾기". 영화에서는 세트 무대에서 표현하지 못하는 장소적 제약을 넘나들면서 뮤지컬이 원작이라는 인상을 완전히 지워버린다. 뮤지컬적 요소도 여주인공인 서지우가 무대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무대로 한정해 버린다. 뮤지컬적 요소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영화적 요소를 많이 담음으로써 뮤지컬 원작의 영화라는 색깔을 영화에서는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뮤지컬 요소를 지워버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대신 영화적 표현을 적극 활용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영화는 고지식한 성격의 소유자 한기준은 그런 성격 때문에 회사에서 짤리면서 시작된다. 회사에 퇴사해 일거리를 찾던 첫사랑 찾기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하게 된다. 어느 , 뮤지컬 무대감독으로 일하는 서지우와 그녀의 아버지가 첫사랑 찾기 사무소에 손님으로 찾아오게 된다. 딸이 시집가기를 바라는 아버지는 딸이 사귀는 남자의 프로포즈를 거절한 이유가 사랑인 김종욱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첫사랑을 찾기 위해서 한기준에게 의뢰를 한다. 한기준은 고객을 위해서 꼼꼼하게 김종욱을 찾기 시작한다. 김종욱을 찾아서 한기준과 서지우는 전국을 돌아다니게 된다. 영화는 공유의 코믹연기와 털털한 임수정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면서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가 된다. 카메오로 뮤지컬 "김종욱 찾기" 출연했던 배우들이 등장해 그들을 보는 재미 또한 솔솔하다. 임수정이 뮤지컬 뮤대에서 펼치는 공연은 영화가 뮤지컬 원작의 작품이라는 것을 확인 시켜주는 동시에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으로 눈여겨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