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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완벽한 시나리오가 만든 매력적인 코메디 영화. 영화 "헬로우 고스트"를 보고

by 은빛연어 2010. 12. 20.

  영화의 처음 기대치는 차태현 주연의 영화 "과속 스캔들" "복면 달호" 중간 정도였다. 유령 역할로 4명의 배우들과 강예원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영화의 메인은 차태현이니까. 어떻게 보면 정형화되어 있는 연기를 하는 차태현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내가 기대할 있는 한계치가 정도다. 차태현이라는 배우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이미지가 반복되면서, 내가 기억하고 인식할 있는 배우 차태현의 한계도 정도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차태현의 장점이라면 코믹연기를 하는 중에도 뭔가 얼굴에는 진지함이 묻어 난다는 것이랄까? 그래서 그의 코믹연기를 보면, 억지로 웃기려고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상황에 맞는 웃음을 유발하는 연기에 충실한 배우가 차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관에서 자살을 하려는 상만을 연기하는 차태현의 모습에서는 진지함에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그런데 처음부터 웃음을 기대하게 된다. 원래부터 코메디 영화라고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상황을 코믹스럽게 연기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차태현이라는 배우에 대한 생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영화는 시작해서 정말 삶을 포기한 사람의 모습을 연기하면서도 상황과 주변의 다른 인물들과 만들어내는 웃음은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나 유령을 차례로 만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명의 유령들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각각의 유령에 맞춘 개별 에피소드를 나열하기 시작한다. 잃어버렸던 카메라를 찾아서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소원인 변태 할아버지 유령, 이젠 유물이나 마찬가지인 포니 택시를 운천하고 싶어하는 골초 유령, 만화 영화를 보고 자장면을 먹고 싶어하는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소원을 가진 꼬마 유령, 누군가에게 맛있는 식사를 먹여주고 싶어하는 울보 유령. 4명의 유령의 사연과 소원을 해결하는 과정의 에피소드가 그저 단순하게 나열되는 영화인 같은 느낌이 준다. 하나의 통일성을 갖춘 영화가 아니라 에피소드 속에서 주인공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정도의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각각의 유령에 빙의 차태현의 원맨쇼가 영화의 전반을 이끌어간다. 상황과 연기가 유발하는 유머에 통쾌하게 웃기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가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지 않는다. 단순히 관객을 웃기기 위해서 영화를 만든 느낌이 정도로 허술해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생각만큼 허술하지가 않았다. 곳곳에 숨겨진 복선들은 영화의 마지막에서야 위력을 발휘한다.

 

 보통 많은 코메디 영화들이 영화 전반에는 폭발적인 웃음을 야기하고, 후반부에 가서는 감동 코드라는 공식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한다. 그런데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하는데 보통은 이야기의 개연성을 상실하거나 공감할 없는 감정의 갑작스런 전환으로 개연성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아무리 웃긴 영화도 감정의 전환과정에서 실패하는 바람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치밀한 시나리오 관객들이 공감할 있는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야 자연스러운 영화가 완성될 있게 된다.

 

  영화는 치밀한 시나리오와 과장되지 않은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 차태현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마지막의 반전은 각각의 에피소드에 숨어 있던 다양한 복선들이 머리 속에 하나 하나 떠오르면서 동안 파편적으로 존재했던 퍼즐들이 하나로 이어지게 만든다. 영화 전반부의 조금은 미흡해 보이던 부분도 마지막 결말이 완전히 덮어버린다. 정말 만들어진 이야기가 영화의 완성도를 단계 끌어 올리는 같은 느낌 든다. 그냥 웃긴 영화 보러 갔다가 마지막에 진한 감동을 앉고 나오는 그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