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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기업과 사람 그리고 공감. 책 "와이어드"를 읽고.

by 은빛연어 2010. 11. 3.

와이어드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전략 > 경영전략일반
지은이 데브 팻나이크 (이상미디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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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인터넷 공간을 보면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난무하는 같다. 조그만 의혹이나 꼬투리를 잡으면 명확한 사실 확인은 뒤로하고 잔인한 언어폭력으로 사람을 공격하곤 한다. 정확한 사실에 대한 확인은 중요하지 않고, 단지 의혹과 꼬투리를 잡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순간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무언가 배설할 대상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자신이 지금 눈으로 확인한 사실과 이전에 가지고 있던 다양한 기억들이 만들어내는 감정들을 어딘가에 배출하는 것이 우선이니까. 자신의 성급한 결정과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반성하기보다는 쉽게 잊어버린다. 중요한 것은 순간이지 다음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가 받았을 상처와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그냥 키보드를 두드리는 단순한 행위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저 세상에 불만이 많은 세상에 불만이 많은 루저나 아웃사이더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에 임수경 씨에게 악플을 달아서 검찰에 기소되었던 사람들의 면모를 보면 그런 사람들만이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서슴없는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검찰수사를 받은 사람들이 가정의 멀쩡한 가장이고 사회적으로도 명망 있는 직업과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번의 충격이었다. 이번에 타블로를 비롯한 많은 연예인의 기사에 입에 담지 못할 악플을 달았던 인간의 정체가 50대에 단란한 가정이 있던 남성이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현실의 모습과 가상세계의 모습은 쉽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있다.

 

 현실에서는 그렇게 평범해 보는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에서는 누군가에게 스스럼없이 행동할까? 가상 세계의 익명성이 개인의 도덕성이나 체면 같은 것들을 무시하게 만들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물론 그런 부작용이 존재하지만, 많은 장점이 존재하는 매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쉽게 접할 없었던 정보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래서 인터넷을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냐에 따라서 악하게도 있고, 선하게도 있을 뿐만 아니라, 커다란 부까지 가져다 주는 매력적인 도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익명성을 즐기는 같다. 그냥 삭막한 현실세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인지 아니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른 열등감의 표출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내가 느낀 중에 하나는, 현실에서 언어와 표정 그리고 몸짓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사람의 감정들이 가상세계에서는 모니터에 비치는 문자로만 전달되면서 인간사이의 감정의 단절을 야기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일반적인 사람들은 보통 대화를  언어적 요소가 중요한 소통의 수단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언어보다는 비언어적 요소인 몸짓이나 표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대화의 기본 매너라고 하는 눈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것도 바로 이런 비언어적 요소를 통해서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그런데 인터넷은 그런 비언어적 요소를 완전히 제거해버린다. 결국 빠른 전파력과 편리함을 뛰어난 소통수단이지만, 비언어적 요소를 거세된 불완전한 소통수단이 되어 버린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은 완벽한 수단이 되지 못하고 비언어적 요소가 완전히 제거되어 버린 단순한 글이 되어 버린다. 문제는 인터넷을 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모두 뛰어난 작가들로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포함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 글로 표현할 있다면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글로 모든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지 못한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대화에서 감정과 기분이라는 것은 글을 읽는 사람이 작위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할 밖에 없다. 결국 글을 사람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어 버린다. 글의 목적과 의도는 무시되어 버리고, 글을 읽는 사람이 그저 믿고 싶은 데로 해석된다. 그리고 글을 읽은 사람은 자신이 읽은 대로 생각하고 감정을 표출해버린다. 상대방의 의도야 어떻게 되었든 자신은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렇다고 생각해버리니까.

 

  그래도 한국이라는 사회가 너무나 치열한 계급투쟁의 사회로 치열한 경쟁이 만연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부족한데, 거기에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불완전한 소통을 야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하게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머리로는 알고 있는 "역지사지" 단지 시험을 위한 것일 , 우리는 실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활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도구가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 자신을 대입시키면서 상대의 입장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판단해 버린다. 결국 자기 중심적 해석하고 판단해 버린다. 그렇게 사람들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감정과 상황 같은 것들을 이해 받고 공감 받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품이 포근하게 느끼는 것도 어떤 어려움과 잘못도 이해해고 감싸주며 아픔을 공감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슷한 취미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동호회를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 다닌다. 삭막한 세상에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비슷한 생각을 공유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갈망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의 인맥이라는 것이 필요하고 그래서 아등바등 거리며 인맥을 넓혀가지만, 반대로 요즘 세상은 서로가 깊은 공감을 나눌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도구를 잃어가고 있다. 책의 저자 데브 팻나이크는 "우리의 뇌는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하려 한다" 말한다. 우리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공감하는 것은 우리의 본능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지금 잃어버리지 말아야 본능을 점점 사라지게 만들고 있다. 그는 현대의 자본주의가 그런 본능을 억제하고 있다고 말한다. 책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공감을 주제로 하고 있는 책인 만큼, 경제적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 생산자와 소비자의 분리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져 왔으니까.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상품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디서 누가 생산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단지 브랜드로 대표되는 가치를 그냥 소비할 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상품을 소비하기보다는 브랜드가 만들어낸 환상에 취해서 상품을 소비한다. 그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구와 환상을 만족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소비한 상품의 상당수는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결국에 소비한 상품에 실증을 느끼고, 다른 상품을 찾아 다니고 소비한다. 자신이 만족할 있는 물품을 찾아서. 어쩌면 우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찾아야 이해와 공감을 물질을 통해서 찾는 것이 아닐까?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부를 획득하는 힘으로 "속도"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다양한 기관들의 속도를 제시했는데, 기업은 가장 빠른 속도인 100마일로 변화하고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공감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현실을 직시한 기업들은 앨빈 토플러의 말처럼 빠르게 소비자와 공감하면서 소비자를 이해할 있는 상품들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공백을 상품이 대체하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책에 제시된 기업들이 공감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해 상품 생산했다면, 소비자들은 단순히 상품의 편리함이나 실용성이 아니라 자신들의 요구나 필요에 공감해줬던 기업이나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애플의 상품에 열광하고, 픽사의 작품에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

 

  책은 기업들의 경영에 공감이 필요한지를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쉽게 이해할 있도록 설명해준다. 인간관계의 삭막함과 단절로 인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한 시대에 기업 내부에서도 일어나는 단절은 또한 기업에게 위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공감능력의 회복이야 말로 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경영자의 입장에서라면 책은 정체되고, 소비자와 단절된 기업의 돌파구를 제공해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제 주목해야 것은 사람과 사회의 관계 회복이지 않을까? 단절되어 버린 인간관계와 그로 인해서 삭막하기만 사회. 우리는 공감능력의 회복을 통해서 관계의 정과 이해를 바로잡아야 되지 않을까? 아직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최근에 발간된 제레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라는 제목과 같이, 우리는 이제 공감의 시대로 발을 디뎌야 하지 않을까?


와이어드 - 10점
데브 팻나이크 지음, 주철범 옮김, 현용진 감수/이상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