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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미디어에 가렸던 마이클 잭슨, 자신의 이야기로 초대. 책 "문워크"를 읽고.

by 은빛연어 2010. 8. 8.


MOONWALK(문워크)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영미에세이
지은이 마이클 잭슨 (더클래식,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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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침묵을 지키던 그가 "This is it"이라는 공연으로 컴백을 알렸을 , 많은 팬들은 팝의 황제의 귀환을 열렬이 환영했다. 이런 저런 구설수와 인기의 하락으로 점점 사람들의 기억 한편에 추억으로만 남는 존재가 되어가나 싶었지만, 그의 컴백 소식은 그와 함께 했던 시대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팬들의 흥분과 기대는 갑자기 순간의 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슬픔으로 바뀌어 버렸다.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으로 인해서 이젠 정말 추억으로만 남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충격이 너무 커서였을까? 그의 죽음 소식을 처음 접했을 나는 단지 놀라기만 했을 , 다른 감흥이 별로 없었다. 처음 팝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용돈을 모아서 처음으로 샀던 앨범이 마이클 잭슨의 "Dangerous"였고, 이후에 새로 나오는 앨범 뿐만 아니라, 이전 앨범까지 구입해서 들었을 정도로 좋아하고 관심을 가졌던 가수였는데도 불구하고. 팝이라는 음악의 세계로 나를 이끌었던 가수의 죽음에 무덤덤했던 것은 아마도 그의 인기하락과 갖가지 추문에 대해서 실망해서였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의 죽음 이후에 공개된 영화 "This is it" 보면서, 내가 진정으로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관의 커다란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 시스템에서 나오는 영상과 음악은 작은 이어폰으로 들었던 그의 음악과는 전혀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제대로 음향으로 접한 그의 음악은 시절과는 다른 가슴의 두근거림을 만들었고, 시절 느끼지 못했던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단지 공연 연습인데도 불구하고, 사소한 하나 하나 챙기면서 완벽한 공연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과 음반과 차이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라이브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팝의 황제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은 가수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TV라는 조그만 매체와 그의 음악을 완전히 전달하지 못하는 작은 이어폰, 그리고 다양한 언론과 미디어들은 정확히 그를 담을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그를 있었던 것이 기뻤을 뿐만 아니라 감동적이었고, 이제껏 그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는 생각에 미안했으며, 그것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슬펐다. 그의 죽음에 대한 소식보다 그의 마지막 영화 "this is it" 그에 대한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야기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진정으로 가슴으로 닿는 같았다. 뒤늦게 그의 죽음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진하게 밀려왔다.

 

 그러다 우연히 2009년도 "문워크"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웬만하면 자서전류의 책은 지양하면서 보지 않는데, 책에 대한 끌림은 쉽게 주체할 수가 없었다. 영화가 남겨 놓은 복합적인 감정과 여운이 책으로 손이 가게 만든다. 가장 전성기 시절에 써놓은 자서전이라 그의 모든 인생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통해서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 자신의 입을 통해서 말하는 마이클 잭슨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영화 "this is it"에서도 충분히 그의 음악과 공연에 대한 열정이 묻어났지만, 그의 목소리로 쓰여진 책에서는 직접적으로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자존심 같은 것들을 엿볼 수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 시스템의 일부분이 되어버리는 엔터테이너가 아니라 그는 아티스트를 지양했는데, 자작곡에 대한 열망으로 회사 관계자들에게 주득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과 의견을 펼치는 모습 등은 결코 그가 어린시절부터 평범하지 않았다는 것을 엿볼 있는 대목들이다. 특히 책에서는 자신의 음반이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때는 언제나 최고를 향한 의지와 열망이 묻어난다.

 

 자신이 만든 음악에 대해서 설명하는 부분을 읽다 보면, 다시금 음악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당장이라도 음악들을 틀어놓고 책에 설명된 부분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내가 놓은 음반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막는다. 그렇게 그의 음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그의 생각과 신념들을 조금씩 알아간다. 책은 "나는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그런 감동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초대하고 싶었다."다는 그의 말에는 조금은 미치지만, 그가 전해주는 진실함과 열정이 주는 다른 이야기로 그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초대한다.


Moon Walk 문워크 - 8점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더클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