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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 책 "위험한 경제학 1"을 읽고...

by 은빛연어 2010. 5. 4.
 
위험한 경제학. 1: 부동산의 비밀 편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선대인 (더난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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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뉴스를 보면 혼란스럽다. 어떤 기사는 부동산 상승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다고 다음날 다른 신문은 부동산 하락이라는 기사가 나오니 말이다. 하루 차이를 두고 정반대의 소식을 전하는 기사가 나온다는 것은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부동산 시장에도 혼란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말이 아닐까? 그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대변하듯, 최근에 부동산 버블에 대한 경고성 글들이나 기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서 많은 나라에서 부동산 버블의 붕괴가 대부분 진행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유독 우리나라만 그런 조정을 거치지 않아서 그런 목소리는 크게 들린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오르기만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맹신에 부동산 버블의 존재는 물론 붕괴가능성도 인정하지 않는다. 선진국에 비해서 터무니 없이 높은 부동산 가격표를 가지고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고, 소득수준대비 터무니 없이 높은 부동산 가격을 가져다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 부동산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만들어낸 종교보다 강한 맹신은 너무나 견고하다.

 

 이런 믿음에 근거라도 제공해 주듯이 많은 언론과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뒷받침해준다. 그들의 소리가 일면 그럴 하게 들린다. 헛소리나 거짓으로 그런 주장을 했다가는 오히려 웃음거리가 되기 쉽기에 그들의 전문지식을 총동원해서 그들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그래서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나 부동산불패신화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들은 믿지 않을 없다.

 

 하지만,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에 대해서 "점점 빨라지는 집값의 상승 속도는 가격 상승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을 강화하고 투기적 기회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었다. 피드백으로 인해 오르기만 하는 집값의 추세에 대한 확신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라고 말한다. 부동산시장의 거품이라는 것은 경제적 동인보다는 다른 요소, 이들의 말하는 야성적 충동에 의해서 확대된다는 것이다. 거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전염병에 감염되어 믿음이 강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부동산 불패신화를 맹신하는 사람들보다 문제를 야기하는 집단이 있다. 자유시장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알려진 사람들이 오히려 시장적인 정책으로 시장을 교란시킨다. 시장이란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움직인다. 시장에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기본적인 시장의 법칙이다. 건설사들이 과잉공급해 발생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으면 시장의 법칙대로라면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 그래서 떨어진 가격대에 존재하는 대기수요자들을 충족시켜서 아파트 미분양을 해소해야 되는 것이다.

 

  과정에서 부실한 건설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되는 구조조정을 과정까지 거쳐, 부동산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장의 법칙은 너무나 쉽게 무시한다. 4 23 나온 부동산 대책은 시장의 법칙에 반하는 사악한 정책이다. 5조원이라는 세금을 들여서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하고, 지역의 DIT 해제해서 침체의 기미가 보이는 부동산 시장을 받치겠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해서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부동산 거품이 제거되었고, 이제 구조조정 단계를 거쳐서 시장의 성장화 단계에 들어가있는 마당에 부동산과 투기로 정권을 잡은 세력들은 반시장적 정책을 써가면서 자신들의 지지세력과 자신들의 잇속을 채우려 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4대강 사업을 통해서 토건기업들에게 막대한 자본을 수혈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후속 조치가 남발되는 것은 결국 부동산 시장의 조짐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심각한 것은 이런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이번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뿐만 아니라, 부동산 기업들은 금융규제 완화 소득공제, 조세감면 파격적인 혜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혜택들은 한마디로 빚으로 부동산을 떠받치겠다는 발상으로 이미 가계의 빚이 한계수준이 이른 시점에서 많은 빚을 일반 가계에 강요하는 정책인 것이다. 지금 나온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지속된다면, 아마도 부동산 기업들이 요구하는 정책들이 받아들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권의 핵심 지지 세력이 바로 그들이고,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정권의 붕괴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으려고 애를 것이다.

 

 지금 버블이 터지든 아니면 나중에 터지든 중요한 것은 많은 서민들이 가장 피해자라는 것이다. 탐욕스러운 몇몇 사람들의 바람몰이에 의해서 부동산 시장에 뒤늦게 참가한 사람들이나, 그저 바라만 밖에 없는 사람들이나 손해는 손해대로 박탈감은 박탈감대로 고스란히 그들의 몫인 것이다. 그렇게 고통 받는 사람들 다수가 소수의 노름에 대책 없이 당하는 현실이다. 주류 언론과 경제학자가 부동산 기업과 투기꾼들 결탁한 상황. 그리고 거기에 정부가 쉴새 없이 세금으로 펌프질을 해주는 상황.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해 그냥 멍하니 당하는 것이다.

 

 우리는 주류가 무조건 옳다는 이상한 믿음이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였고, 그들이 만들어낸 부동산 불패 신화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것은 아닐까? "위험한 경제학1" 그런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에 조금씩 메스를 가한다. 카르텔의 방조자였던 많은 사람들에게 듣지 못했던 사실과 근거들을 토대로 현실을 직시할 길잡이를 해준다. 책은 부동산 버블의 붕괴가 있냐 없냐의 문제를 떠나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선을 키워줄 책이다. 이제 우리가 부동산 투기꾼들이 만든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의 방관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읽기를….


위험한 경제학 - 8점
선대인 지음/더난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