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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서민을 위한 진실의 경제학. 책 "위험한 경제학 2"를 읽고

by 은빛연어 2010. 5. 17.
 
위험한 경제학. 2: 서민 경제의 미래
카테고리 경제/경영
지은이 선대인 (더난출판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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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를 돈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려 경향이 심하다고 있다.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 돈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서 사람이 존재하는 듯한 인상까지 정도니까. 그런데 돈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속물주의 인간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같다. 오히려, 돈이 아니라 명품이나 자동차 같이 상품을 이용해서 우회적으로 자신의 돈을 과시하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많은 같다. 어째든 요즘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돈은 없어서는 되는 요소이며, 제대로 돈을 벌고 제대로 돈을 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돈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돈이란 뭘까? 이런 물음을 던지고 생각하는데, 문득 떠오르는 옛말이 있다. "돈은 돌고 돌아서 돈이다.". 말은 돈이란 사람 사람의 손을 거쳐가면서 유통되어야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중에 말과 비슷한 교훈을 가진 우화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마을에 귀신이 나타나는 저택이 있었는데, 귀신 때문에 사람들이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지 못하고 혼비백산해서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어느 용기 충만한 젊은이가 저택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밤이 깊어가면서 귀신이 나타나고 젊은이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침착함을 잃지 않고 귀신에게 호통을 친다. 귀신은 자신은 원래 돈이고, 사람들을 놀래켜 주려고 것이 아니라 이전 집주인이 자신을 어느 기둥에 숨겨놨는데, 제발 자신을 세상에 유통시켜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용기 있던 젊은이는 귀신의 말대로 돈을 발견하고 돈으로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돌고 돌아서 돈인 . 이것을 다른 말로 바꾸면, 경제 위기와 함께 가장 많이 언론에서 사용되었던 중에 하나인 "유동성"이라 있다. 유동성은 경제가 돌아가거나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다른 문제가 없지만, 경제에 이상신호가 발생하게 되면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서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돈은 돌지 않게 되고, 경제는 급격하게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보통 농담처럼 우스개 소리로 "돈은 돌고 돌아서 돈이다"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성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있다.

 

 하지만, 말은 때에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최근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기업들이 봉사활동이나 기부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켜주기 위한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가장 기본적은 사회적 책임은 고용이다. 고용이라는 것이 뭘까? 기업의 입장에서는 물품을 생산에 필요한 요소인 노동을 이용하는 방식이지만, 경제 전체적으로 ,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노동자에게 지불하고 노동자는 다시 시장에서 돈으로 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는 식으로 돈은 계속 돌고 도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는 말은 경제에 가장 기본적인 원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경제구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신자본주의와 주주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기업과 주주의 극단적인 이익추구는 노동자들에게 정당하게 돌아가야 돈에 대해서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인 고용에서부터 주주와 기업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통해서 자신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돌고 돌아야 돈이 노동자나 서민들에게 돌지 않는다.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점점 많은 부와 돈이 몰리면서 흔히 말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로 유명한 경제 컨설턴트 오마에 겐이치는 이런 현상을 자신의 "부의 위기" 통해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중산층이 몰락하고 시장은 고급시장과 저가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소비시장은 백화점과 대형 할인마트로 양분되고 중간에 존재하는 다른 소매상들은 존재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양극화로 인해서 중산층이 사라지고 고소득자와 중하류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돈이 많은 부유층은 백화점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대형 할인마트에서 소비를 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답게 오마에 겐이치는 그런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접근하지 못한다. 철저하게 경제적 문제로 접근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돈을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올랐었다. 일본에서는 하류사회 또는 하류지향이라는 말이 유행이 정도로 양극화로 인한 중산층의 몰락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런 고민을 반영한 책들이 출판되어 관심을 받았었고, 국내에도 "하류사회" 책과 "99% 하류로 전락한다."라는 책으로 출판되어 있다. "하류사회"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99% 하류로 전락한다."라는 책은 현상을 제대로 분석하고 있지만, 해결책에서는 전부 개인의 책임으로 문제를 넘기는 한계를 보인다. 하류정신이 하류인생을 만든다고 결론을 내리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넘겨버린다. 하지만, 일본국민들은 그런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은 같다. 선거를 통해서 정권을 교체하고 그런 현실에 대한 변화를 요구했으니까. 최근에 일본의 민주당이 개혁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다시 정국은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실제적인 문제는 개인의 생각이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다. 중소상인들을 살리기 위해서 정치를 통해서 대형할인점과 SSM 입점을 제한하는 식으로 충분히 양극화의 속도를 줄이거나 변화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경제적 관점이라는 것을 내세우면서 반대를 한다. 하지만, 그런 경제적 관점이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주류 경제학이라고 말하는 것들이 과연 다수의 사람들을 위한 경제학일까? 데이비드 로스코프의 저서 "슈퍼클래스" 보면 우리 사회가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주류 경제학이라는 것도 사실은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정의하는 슈퍼클래스라고 불리는 사람들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책의 저자가 대단한 좌빨로 선동을 일삼는다는 식으로 함부로 매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업의 ceo 많은 슈퍼클래스를 친구로 두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경력을 본다면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석학 중에 한명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자신의 저서 "인간의 얼굴을 세계화" 통해서 주류 경제학과 그들이 지지하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광폭함을 지적하고 있다.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유엔 인권위원회의 특별 식량조사관을 지낸 지글러의 "탐욕의 시대" 주류 경제학과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군방부의 금서지정으로 유명한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 어떻게 보면 주류 경제학의 허구성과 안에 숨어 있는 정치성을 보여준다. 경제와 정치의 결합에 대해서 정말 제대로 분석해 보여주는 다른 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다른 경제학자 크루그먼이 "미래를 말하다."라는 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서 주류 경제학의 허구성은 물론 거기에 숨어 있는 정치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다 보니 미국사회에 대해서 책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잠시 엿볼 있을 정도로 무섭고 사실적인 책이다.

 

 이런 책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경제학이라는 것이 결코 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들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폴라니는 주류 경제학의 핵심인 자기조정 시장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자기조정 시장이라는 아이디어는 한마디로 완전히 유토피아이다. 그런 제도는 아주 잠시도 존재할 수가 없으며, 만에 하나 실현될 경우 사회를 이루는 인간과 자연이라는 내용물은 아예 씨를 말려버리게 되어 있다." 그는 시장이란 인간이 만든 하나의 제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사회제도나 정치를 통해서 시장을 조절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그런 생각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 지금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서 전세계가 시장 제도의 개혁과 규제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그의 그런 생각의 실현이 아닐까?

 

 문제는 정부가 이렇게 사회구조와 제도를 통해서 시장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힘이란 것은 다수 국민들의 의지나 목소리일 밖에 없다. 독재정부가 아닌 이상 국민의 목소리를 저버리고 함부로 없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이니까. 그런데, 잘못된 주류 경제학을 맹신하는 국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경제와 시장은 바뀌지 않는다. 결국에 스스로가 알지 못하는 사이 자신의 경제적 위치는 점점 하류로 떨어진다. 아니면, 어떻게든 상류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아등바등 거리면서 밖에 모르는 삶을 영위하게 된다. 어느 것도 자신의 삶은 행복하지 않다.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문제다.

 

 그래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서민을 위한 경제학을 아는 , 그것이 우리시대에 가장 필요한 일이지 않을까? 그렇게 자신을 위한 경제학을 알아가야만, 무엇이 자신을 위한 경제정책이고 정치인지를 바로 있는 눈을 키울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학적으로 실현되거나 증명된 적이 없는 거짓말 중에 하나인 "파이가 커야 분배가 된다." 선동에 속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론은 이미 1970년대에 허구라는 것이 증명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사회에 맹목적인 믿음으로 남아있는 것은  서민을 위한 경제학을 모르기 때문이다. 손석춘씨는 자신의 저서 "신문 읽기의 혁명 2"에서 신문을 읽을 경제를 알아야 정치를 읽을 있다고 했다. 정치경제적 관점으로 신문을 읽어야 바로 읽을 있다고 했다. 신문 만이 아니라 일반 생활 정치 그리고 사회전반에 그런 것이 필요하다. 책은 서민을 위한 경제학을 아는데 좋은 입문서가 되지 않을까?


위험한 경제학 2 - 8점
선대인 지음/더난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