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흔히 말하는 프라임 타임에 그것도 공중파에서 미국 드라마를 방송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80~90년대만 해도 많은 미국 드라마들이 공중파 주요 시간대에서 방송될 정도로 인기가 많았었다.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이 발달한 현재는 공중파가 아니라도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미드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만, 그 당시에는 공중파 방송이 아니고서는 미드를 접하기란 쉽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한국 드라마보다도 더 인기가 많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당시 미드는 굉장한 인기를 얻었다. 다음날 주요 대화의 내용이 전날 본 미드가 될 정도였으니.
그런 추억 속의 작품들이 최근에는 다시금 리메이크 되어, 아련한 기억을 조금씩 떠 올리게 만든다. 특히 외계인이 쥐를 삼키는 장면과 피부가 벗겨지면서 나타나는 파충류 모습이 충격적이었던 "V"는 최근에 다시 리메이크 되어 시즌 1이 방영되었다. 파충류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는 설정만을 그대로 가져다 오고 인물들이나 내용을 새롭고 구성되어 만들어졌다. 과거의 "V"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이애나"나 "엘리자베스" 그리고 "도노반" 같은 익숙한 이름 조차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많이 다른 2010년판 "V"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추억 속의 미드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캐릭터와 이야기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어린 시절 누구나 갖고 싶었던 만능 자동차 키트가 등장하는 "전격 z작전" 또한 최근에 리메이크 되어 방송되었다. 원제였던 "나이트 라이더"라는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고, 이 작품의 주인공인 마이클이라는 캐릭터를 대신해서 그의 아들이 다시 키트를 타고 활약하는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린제이 와그너가 매력적이던 미드 "소머즈"도 최근에 "바오닉 우먼 소머지"로 리메이크 되어 방영되었지만, 조기 종영하는 불운을 겪었다. "비버리 힐즈 아이들"로 알려진 "90210"도 시즌 2라는 이름으로 최근에 다시 제작되어 방영되었다. 이 작품들은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조기 종영하거나 시즌 1에서 끝나는 등 생각만큼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어, 작품의 내용이 아니라 과거의 추억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로 리메이크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 개봉한 "섹스 앤 더 시티2"의 경우는 미드의 리메이크가 아니라 미드 속 캐릭터와 설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면, "A 특공대" 같은 경우는 추억의 드라마를 원작을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원작 미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4명의 전직 특공대들이 팀을 조직해 활약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영화는 조금 설정을 변경해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던 4명의 특공대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4명의 캐릭터들이 워낙 개성이 있었기 때문인지, 영화에서는 드라마 속의 캐릭터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영화는 4명이 어떻게 팀을 이루게 되는지부터 보여준다. 멕시코에 임무를 위해 잠입했던 한니발, 페이스, B.A 가 헬리콥터 조종사를 구하기 위해서 병원에 들르게 되고, 그곳에서 정신병자에 가까운 머독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머독의 도움으로 무사히 국경을 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B.A는 비행기 공포증이라는 것을 얻게 된다. 이렇게 결성된 팀은 이라크에서 달러화 동판을 회수하라는 명령을 받게 되고,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귀환하게 되지만, 알 수 없는 적들에 의해서 누명을 쓰게 되고 감옥으로 보내지게 된다. 몇 개월이 흘러 그들은 다시 뭉치게 되고, 자신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한 작전을 개시하게 된다.
영화는 머독과 다른 팀원들이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시작해 B.A가 비행기 공포증을 얻게 되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만, 다른 두 멤버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미흡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의 상황을 어떤 기발한 작전으로 풀어 나가느냐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기발한 작전으로 탈옥을 하고, 추락하는 탱크에서 어떻게 무사히 탈출하는지를 보면서 상상하지 못했던 작전의 세계를 보여준다.거기에 곳곳에 숨어 있는 웃음코드는 과거의 미드를 기억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즐거움을 주는 재미있는 오락영화다.
톰 크루즈하면 대표적으로 떠 오르는 영화 중에 하나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다. 이 작품도 원래는 "돌아온 제5전선"이라는 미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5명으로 이루어진 IMF팀이 국제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원래 원작이 5명의 개성 있는 멤버들이 각자의 능력과 상황을 잘 수행하면서 조화로운 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라면,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만을 위한 영화가 되어 버렸다. 원작의 설정을 가장 충실하게 따른 작품이 미션 임파서블 1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단 헌트를 제외한 4명이 대원이 모두 살해 당하면서 팀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이야기는 전개된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은 IMF 소속의 "미션 임파서블"팀이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첩보원 명단이 맥스라는 인물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임무에 투입되면서 시작된다. 작전 도중 팀이 함정에 빠지고 이단 헌트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살해 당한다. 홀로 살아남은 이단은 조직의 의심을 받게 되면서, 홀로 도망쳐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범인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욥이라는 범인을 잡기 위해서 이단 헌트는 진짜 첩보원 명단을 가지고 맥스와 거래를 하게 된다. 영화에서 이단은 명단을 빼어내기 위해서 자신만의 팀을 조직해서 팀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인지 영화 1편은 톰 크루즈가 중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 보이트나 장 르노, 빙 래미스 같은 조연 배우들과의 조화로운 연기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 미드처럼 개성있는 팀원의 구성과 치밀한 협력작전을 보여줌으로써 원작의 설정을 그런대로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어린 시절에 봤던 미드라 기억 속에 너무 희미하게 남아 있는 작품 중에 하나가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작품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헐크"인데, 사실 원작은 마블 코믹스의 만화다. 만화가 워낙 인기 있는 작품이라서 그런지 2번 영화로 만들어 졌는데, 개인적인 추억이 너무 과대 포장되어 있는지 몰라도, 과도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탄생한 헐크보다는 실제 사람이 녹색분장으로 연기한 그 미드 속의 헐크가 더 매력적으로 기억된다. 영화들이 만화적 상상력에 충실했던 작품이라면 "두 얼굴의 사나이"는 현실적 이야기에 충실했던 작품이 아닐까? 그 당시만해도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현실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는 명확했고, 그 한계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보니 사실성이 상당히 높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헐크를 소재로 한 영화는 2003년에 이안 감독이 만든 "헐크"와 2008년에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이 만든 "인크레더블 헐크"가 있다. 그 중에 원작에 가장 충실하게 만들어졌던 작품이 2008년의 "인크레더블 헐크"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 영화는 실험 중 감마선에 노출된 브루스 배너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필사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의 능력을 이용하고자 하는 정부의 추적을 받게 된다. 정부는 헐크의 비밀을 파헤쳐 '어보미네이션'을 만드는데 성공하지만, '어보미네이션'은 폭주해 도시를 집어 삼키려고 한다. 이에 브루스 배너는 스스로 헐크가 되어 '어보미네이션'과 격돌하게 된다. 주연 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이 직접 시나리오에까지 참여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배우 이외에 자신의 또 다른 능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마지막에 마블에서 만든 또 다른 만화 캐릭터가 영화 될 것임을 암시하는 장면까지 포함되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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