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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루저들의 희망 찾기.

by 은빛연어 2010. 5. 25.

 

 우리나라에는 맹목적인 신화 같은 것이 하나 존재하는 같다. 노력만 하면 성공할 있다는 신화. "하면 된다."라는 구호와 함께 이뤄낸 60~70년대 경제개발로 인해 노력하면 성공할 있다는 믿음을 신화로 만든 같다. 그러다 보니 시대가 바뀌고, 60~70년대와 다른 경제 환경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면 된다"라는 어의 없는 정신은 과거로의 회귀라는 이상한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 낸다. 여전히 토목 건축이 경제 발전의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교육분야에서는 암기교육과 시험으로 아이들을 세우는 것이 최고의 교육법으로 생각한다. "하면 된다" 생각하니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명령에 아니면 시키는 대로 하라고만 한다.

 

 그러다 보니 시대의 변화를 완전히 망각하고 과거에만 얽매여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추억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을 양산해 뿐이다. 과거의 추억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착각에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꿈을 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젊은 세대마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과거의 추억 속으로 매몰 되어 버린다.

 

 뿐만 아니라, 꿈을 없는 사회 환경도 그들에게 커다란 장애로 다가온다. 부모의 학벌과 능력에 의해서 교육격차가 시작되고, 개천에서 나던 시절은 이제 기억의 켠을 차지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개인의 창의성은 획일성과 줄세우기 교육 앞에서 거세 당하고,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의 커다란 앞에서 쉽사리 사회진출을 하지 못하고 88만원 세대로 전락해 버렸다. 기득권이라 불리는 보이지 않은 거대한 유리 천장에 자신들의 미래가 막혀버린 젊은이들은 과연 제대로 꿈을 있을까? 그렇게 꿈을 꾸지 못하고 강요된 기억 속의 추억으로 사는 젊은이들은 과연 추억으로만 사는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각자의 작지만 소중한 꿈들은 버리지 않는다. 그냥 사람답게 사는 , 힘들지만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에서 시작해 그저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꿈꾼다. 그것을 보고 누군가는 "그게 꿈이야?"라고 반문하겠지만, 꿈은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요 삶의 등불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거나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 그래서 어쩌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다. "하면 된다."라는  거짓된 신화로 인해서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 의해 조정 당해왔던 사람들에게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자신이 꿈꾸는 작지만 힘겨운 반항이요, 희망이니까.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영화 " 깡패 같은 애인" 지금의 20대의 고민과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방 대학을 나왔지만, 취직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따기인 세진을 통해서 보여주는 시대상은 기득권과 차별이라는 유리천장에 좌절하는 지금의 젊은이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단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한 직장을 원한 뿐인데,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면접장에서 질문한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어떤 면접장에서는 춤을 추게 만들어 놀림거리가 되고, 취직을 미끼로 성접대를 강요 당하는 현실의 적나라한 묘사를 보면서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래도 영화가 희망적인 것은 우리 사회에 언제나 유리천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희망을 준다. 마지막 면접장에서 명문대 출신들이 쉽게 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세진을 통해서. 그리고 세진의 답변에 놀란 면접관이 많은 면접에서 떨어졌냐는 질문에… "아무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라는 세진의 답변에 담긴 학벌사회에 대한 편견을 꼬집는 통쾌함에 영화는 보여준다. 아무리 거대한 유리 천장이 삶을 괴롭고 힘들게 만들어도 작은 희망은 언제나 당신을 찾아간다는 위로를 받게 된다

 시놉시스 - 세진은 서울에 취직은 했지만, 회사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살림 규모를 줄여 반지하방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이웃집에는 삼류건달 동철이 살고 있는데. 둘은 일상에서 티격태격하게 되고, 그러는 세진은 취업준비에 바쁘다. 세진은 계속 면접에서 떨어지고, 동철은 조직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마는데…..


 

 사실 우리 사회에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젊은이 뿐이겠는가? 신자유주의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노동의 유연화는 기성세대들에게도 힘들게 만든다. 자신의 위한 꿈이 아닌 자식과 가족을 위한 꿈을 꾸던 가장들이 어느 순간에 직업을 잃게 되고, 어떤 경우에는 가족들에게 조차 신망을 잃게 만든다. 탐욕을 추구하는 사회가 만들어낸 희생자임에도 자신을 무능을 탓하며, 어떤 이들은 노숙자가 되기도 한다.

 

 영화 "반가운 살인자" 몰락한 가장의 딸을 위한 눈물겨운 희생기를 그린 작품이다. 직장을 잃고 백수로 생활하는 영석을 연기하고 있는 유오성을 보노라면 가족이라는 무게를 홀로 지고 힘겨워하는 시대의 많은 가장들의 처량한 모습이 떠오른다. 그만큼 유오성은 영석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힘겨워하는 우리 시대의 많은 아버지들의 모습을 멋지게 연기하고 있다. 백수이면서 어떨 때는 딸에게마저 구박을 받는 영석이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희생정신을 통해서 절망적인 속에 희망을 수가 있다.

 

 시놉시스 - 오는 날이면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하는 동네에 수사를 맡고 있는 형사 정민은 형사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아 몰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동네 백수 영석은 연쇄살인범에 붙은 현상금을 타기 위해서 사건현장에 경찰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수사를 하기 시작하는데. 영석을 수상히 여긴 정민은 영석을 오는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우리나라보다 절망적인 상황. 정말 그곳에서는 그곳을 탈출하는 것만이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다. 중국과 함께 급속한 경제 발전으로 주목 받고 있는 나라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인도의 슬럼가에서 삶을 살아간다. 그런 슬럼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비관적인 현실을 유쾌하고 풀어 보여 주는 작품이다. 영화 속의 슬럼가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을 정도로 절망적인 현실을 보여주지만, 만용에 가까운 작은 희망이 만들어낸 기적과도 같은 이야기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 주인공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퀴즈쇼의 최종관문을 통과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영화는 어떻게 주인공이 정답을 알게 되는지 여정을 보여준다. 앎과 지식이라는 것이 책과 교육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속에도 담겨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여주는 여정이지만, 퀴즈쇼에서 자신의 운명을 하나하나 잡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의 삶이 절망적일지라도 언젠가 자신에게 희망스러운 운명이 다가 올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커다란 꿈을 꾸지 않더라도 운명이 만들어내는 삶의 조그만 희망이 꿈을 만들어 있음을 있는 작품이다.

 시놉시스 - 슬럼 출신의 자말이 엄청난 상금이 걸린 퀴즈쇼에 참가하게 된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았던 자말이 문제 문제 풀어가면서 결국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되고.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자말을 체포해 부정행위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