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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사회적 편견과 인습에 저항한 사람들에 관한 영화.

by 은빛연어 2010. 5. 10.
 

 나이가 들수록 보수적으로 변해간다는 말은,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 특성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다. "일관성의 법칙"이라는 말로 쓰기도 하고 "경로의존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결국 이것은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해왔던 일이나 생각을 바꾸지 않고 고수하려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나 트랜드에 민감해서 쉽게 그러한 변화를 수용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강하게 작용해서 시대의 변화에 둔감해지거나 뒤처지게 된다. 그래서 정치구도나 일반적인 생각의 경향을 보면, 나이든 사람들이 대체로 보수적이고, 젊은 사람들이 대체로 진보적이다. 그래서 보통 젊은 사람들은 사회적 편견과 인습에 저항적인 사람들이 많다.

 

 사회적 편견과 인습의 틀이 워낙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저항이 쉽게 성공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젊은층이 진보적이라고 해도, 그들이 살아왔고 살고 있는 현실에 그들 또한 쉽게 안주해서 인습과 편견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때문에 사회적 편견과 인습의 저항은 소수의 희생자나 선지자의 눈물겨운 노력이 크게 작용을 한다. 그러한 당시에는 그들의 노력과 저항이 인정을 받기도 하고, 좌절로 끝날 때도 많지만, 그들의 작은 노력들이 커다란 바위에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다. 그렇게 조그만 균열들이 커지면서 결국에 사회적 편견과 인습은 무너지게 된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여학생들의 사관학교 입학이다. 최근의 소식들을 보면 입학할 수석이 여성을 차지함을 물론이고, 졸업할 수석이나 차석 성적우수자의 상위권에 여성들의 활약이 크다. 그런데 여성들의 사관학교 입학이 허용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1997년에서야 여성에게 사관학교의 문이 열렸다. 반대로 여성들만의 영역이었던 간호사관학교의 경우 2008 남학생 입학의 논란이 일어났었고, 2009년부터는 남학생들도 간호사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 남아있던 사회적 편견과 인습은 서서히 무너져간다.

 

 영화 "대한민국 1%" 군대와 여성이라는 관점의 연장선상에 있는 문제다. 군대 중에서도 가장 혹독하고 강인하기로 유명한 해병대, 특히 해병대 중에서도 특수수색대를 배경으로 여성과 군대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미 많은 여성들이 군대에서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해병대와 여성을 문제를 다룬 것일까? 이미 해병대에도 여성부사관이나 장교들이 존재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의 제목처럼 대한민국 군대의 정예 중에 정예인 해병대 툭수수색대에는 아직 여군이 없다는 현실을 알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가 해병대 특수수색대를 배경으로 여군의 이야기를 펼치는지 이해할 수가 있다.


 시놉시스 - 영화는 해병대 부사관들이 임관해 자대배치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특수수색대에 자원할 사람을 뽑는데, 오직 이유미 하사만 지원하지만, 여자는 수색대에 들어갈 없다는 한마디의 말로 그녀의 지원은 거부당한다. 하지만, 군대의 남녀평등 문제가 언론에 기사화되면서, 수색대에도 여군을 배치하기로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이유미는 수색대로 자리를 옮기게 되고, 훈련에 참가한다. 적응기간을 거치고 3팀의 팀장이 이유미 하사는 팀원들의 냉대와 다른 부사관의 방해공작에 힘겨운 수색대 적응기를 거치게 된다.

 


 
자유와 평등을 강조하는 나라 미국이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에는 지독한 사회적 편견과 인습이 존재했다. 링컨이 노예를 해상시키고 나서도 그런 인종차별은 여전히 남았으며, 그러한 차별은 흑백분리 정책으로 인해서 1950년대까지 유색인종들의 자유와 삶을 옭아맸다. 1955년에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가 버스의 백인 칸에 앉아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흑백분리 정책을 비롯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로 인해서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인종차별은 거의 사라졌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쿠바 구딩 주니어와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 오브 오너" 미국 해군에서 일어난 인종차별에 저항했던 해군 잠수부 브라셔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1940년대 미국 해군에서는 흑인은 잠수사가 없었다. 하지만, 브라셔는 끈질긴 노력으로 해군의 잠수사가 된다.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그에게 군당국은 잠수사에서 배제시킨다. 이에 그는 다시 한번 불굴의 의지를 보이고, 해군 최초의 장애인 잠수사가 되는 입지 전지적 인물이 된다. 그는 쉽게 사회적 편견과 인습에 굴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모든 열정으로 한계를 스스로 극복해낸다. 영화는 그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담아 내고 있다.

시놉시스 -  브레셔는 집을 떠나 해군에 입대를 한다. 잠수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당시에 흑인은 잠수사가 없다는 규정 때문에 해군 잠수학교에 입교를 수가 없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2년여의 시간 동안 100여통의 편지를 보낸 끝에 마침내 잠수학교의 입교하게 된다. 하지만, 잠수학교에 악명 높은 교관 빌리 선데이는 그를 가만히 두지 않고 괴롭힌다. 하지만 모든 훈련을 묵묵히 견뎌낸 브레셔는 잠수사로 조금씩 인정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군당국으로부터 이상 잠수사를 없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하지만, 악명 높던 교관 빌리 선데이의 도움으로 다시 잠수사로써 활동하기 위해서 고단한 훈련을 하기 시작한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 있다.2" 보면 배우 에이미 아담스가 비행사 복장을 하고 나온다. 여성 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한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모습을 것이다. 당시로써는 남성들도 쉽게 하기 힘들던 대서양 횡단 비행을 성공시킴으로써 역사에 페이지를 그은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늘을 날고자 꿈꿨던 여성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최초의 여성 비행사라고 불리는 박경원의 생을 다룬 영화가 있다. 암으로 인해  고인이 장진영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 "청연"이다. 매력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만들어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봉과 동시에 일어난 친일 논란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비행사가 아니라는 논란이 일어난다.

 

 최초의 여류 비행사는 박경원이 아니라 권기옥이라는 것이 역사적 사료에 의해서 밝혀졌고, 그에 따라 영화는 나중에 "최초의 여류 민간 비행사 박경원"이라는 타이틀로 바뀌긴 했지만, 친일 논쟁과 함께 영화는 대중의 철저한 외면을 받는 비운의 작품이 된다. 하지만, 친일 논란에 대한 시선을 걷어내고 박경원이라는 인물에만 맞춰서 영화를 본다면, 여성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식민지 출신이라는 한계와 여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매력적으로 느낄 있는 작품이다.

시놉시스 - 어릴적 꿈이 하늘을 나는 것이었던 경원은 어느 비행기를 보고, 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비행사가 되기 위해서 일본으로 건너간 경원은 학비를 모으기 위해서 택시 운전을 하게 되고 우연히 한국이 유학생 지혁을 만나게 된다.   돈을 모아 비행학교에 입학한 경원은 비행사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아버지의 성화에 군에 입대하게 지혁은 비행장교로 경원이 있는 곳에 가게 된다. 둘은 그곳에서 서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확인하게 된다. 점차 비행사로 명성을 쌓아가던 경원은 고국방문 비행을 앞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