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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누군가를 대신한 사람들의 이야기

by 은빛연어 2010. 6. 8.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 답답한 왕궁생활을 벗어나고 왕자가 우연히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거지와 옷을 바꿔 입고 자신의 역할을 하게 만들고, 자신은 거지 옷을 입고 거리에서 다양한 모험을 하게 되고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거지는 왕자가 되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왕자는 거지가 되어 온갖 고생을 하게 되는데, 서로가 서로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자신의 원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깨닫게 되는 작품이다.

 

 현대 사회라는 시스템 안에서 어쩔 없이 조직이라는 곳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번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없으면 회사가 굴러가지 못한다고 착각하지만, 누군가가 역할을 대신할 있는 시스템 속에서 자신은 언제나 대체 가능한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할 뿐이다. 자신이 누군가의 역할을 대신할 때는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서 그렇다고 착각하다가, 언젠가 누군가가 자신의 역할을 대신할 비로서 자신의 현실을 바로 인식하게 된다.

 

 사회나 조직에서 능력이라는 잣대가 다른 누구도 어쩔 없는 자신만의 위치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대다수 많은 사람들은 능력을 가다듬기 보다는 치열한 경쟁에만 매몰되어 버리고, 자신의 정확한 능력이나 위치를 인지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능력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학교에서 배움을 추구하기 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시험의 기술만을 익혔던 것처럼, 사회에 나와서는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기술만을 습득하는데 그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대체할 사람들은 쉽게 나타나고 자신의 위치는 언제나 위태위태하다.

 

 차라리 소설 "왕자와 거지" 처럼 생김새와 같이 어떤 다른 가치도 뛰어 넘을 없는 경쟁력이라면 편안할 모른다. 성형수술을 감행할 용기가 없으면 쉽게 포기하고, 차라리 다른 경쟁력을 키울 방법을 고민할 테니까. 아니면 자신이 누군가를 대체할 있는 쌍둥이였으면 하고 바라거나. 세계를 휩쓸었던 영화 "아바타" 보면 이런 설정이 나온다. 원래 판도라 행성에 가기로 되어 있던 쌍둥이 형의 죽음으로 인해서 주인공이 형을 대신하게 된다. 형의 유전자가 혼합되어 만들어진 아바타를 조정할 있는 사람은 바로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 동생 뿐이기 때문이다.


 

 영화 "배드 컴퍼니" 영화 "아바타" 설정처럼 죽은 쌍둥이 형을 대신한 동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CIA 일급 요원이던 형이 갑작스럽게 테러조직에 상해를 당하면서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긴 CIA 그의 쌍둥이 동생을 대신 작전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내기 체스로 돈을 벌며 생계를 이어가던 평범한 동생 제이크는 CIA 도와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제시받자 임무에 참여하게 된다. 작전에 투입된 제이크는 임무완수를 눈앞에 두고, 무기 밀매상 내부의 배신자에 의해 위기에 빠지게 되고, 가까스로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임무였던 핵무기의 탈환에는 실패하고 마는데.

 

  영화는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자로 유명한 "제리 브룩하이머" 영화 배트맨 3,4편을 만든 "조엘 슈마허"감독, 그리고 명배우 "안소니 홉킨스" 만남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작품이다. 기존의 첩보 영화와는 다르게 코메디 배우 크리스 락을 기용해서 액션신보다 코믹 씬을 많이 가미해 변화를 추구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명성과 기대와는 다르게 영화의 흥행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평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다.

 

 사람의 매력이라는 것은 외모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다른 매력보다 외모에 집착한다. 의학기술이 발전해 마음에 들지 않은 외모를 쉽게 고칠 있는 세상이 되었다고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그런지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가진다. 그런 지속적인 불만은 성형에 대한 집착을 만들어내고, 수시로 성형수술을 통해서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성형중독이라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그렇게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 앞에 쉽게 나서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자리에 자신을 대신해 다른 사람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존재한다.


 

 영화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 위와 같은 상황을 설정으로 만들어진 유쾌한 로맨틱 코메디 영화다. 수의사인 애비 반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이라는 토크 쇼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남자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애비 반즈는 이웃에 사는 모델 노엘과 친해지게 지낸다. 어느 사진작가 브라이언은 라디오 쇼에 전화를 걸어서 문제를 일으키는 개에 대해서 상담을 받게 되고,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애비에게 만남을 약속한다. 하지만 애비는 자신을 대신해 노엘을 약속장소로 보낸다.

 

  영화의 설정처럼 출연하는 배우들의 외모는 확연히 구분된다. 예쁜 모델인 노엘 역에 우마 서먼이 연기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영화 " "에서의 여전사 같은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지만 매력적인 젊은 시절의 모습을 있다. 하지만, 영화에 가장 매력적인 배우는 애비를 연기하고 있는 잔느 가르팰로다. 미드 "24" 시즌 7에서도 그녀의 모습을 있는데,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 중에 영화에서 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직 없는 같다. 우마 서먼과 대비되는 외모이지만, 우마 서먼이 가지지 못한 다른 매력을 풍기면서 애비를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소화해 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현대 사회라는 시스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쉽게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있는 하나의 부속품에 불과하다. 그런 현실을 쉽게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가 얼마나 과장된 것임을 인식하기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으로 점철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누군가가 자신을 대체하고 자신이 누군가를 대체하기도 하면서 살게 된다. 직접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오락프로그램이나 연예 가십기사에서 있는 캐스팅 비화나 이야기 등을 보더라도 그런 현실을 우리는 있다.


 

 영화 "유령작가"에서 이완 맥그리거가 연기한 유령작가는 가지를 대체한다. 번째는 전직 수상 아담 랭을 대신해서 자서전을 대필한다. 원래 자신의 능력과 직업 자체가 그런 인물이다. 번째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전임 유령작가를 대체한다. 영화는 번째 대체 역할을 통해서 숨겨진 단서와 음모를 추적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전임자의 죽음으로 갑자기 전직 수상 아담 랭의 자서전을 맡게 유령작가는 작업을 하면서 숨겨진 음모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선임자의 죽음이 평범한 사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전임자가 남긴 단서와 자서전의 내용을 토대로 음모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거장 로만 폴란스키가 젊은 시절에 했던 성추행사건으로 인해 가택 연금상태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국제 문제까지 비화될 정도로 시끄러운 가운데, 영화 수상인 아담 랭의 상황과 감독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해서 화제가 작품이다. 그런 가십을 뒤로하고도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마지막의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아담 역의 피어스 브로스넌과 루스 역의 올리비아 윌리암스의 뛰어난 연기도 주목하고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