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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순수한 아이들의 꿈와 열정에 따뜻해지는 영화. 영화 "맨발의 꿈"을 보고

by 은빛연어 2010. 6. 21.
맨발의 꿈
감독 김태균 (2010 / 한국)
출연 박희순,고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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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이라는 것은 우리 인생에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믿음 하나만으로도 각자의 인생이 앞을 향해 전진하게 만들어주는 연료와도 같은 거니까. 삶이 가끔 힘들어 주저 앉고 싶을 때면, 꿈이라는 연료는 다시금 우리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니까. 하지만, 한발 한발 인생의 발걸음을 내딛는 만큼, 꿈과 현실의 간극은 조금씩 조금씩 멀어짐을 깨닫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면 각자가 인식하지 못했던 현실을 나이가 들고 인생의 경륜이 쌓이면서 조금씩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꿈으로만 넘을 없는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꿈은 현실에 맞게 조금씩 조금씩 작아져만 간다.

 

 개천에서 나던 시대는 이젠 추억으로 남아가는 지금의 현실. 그것은 꿈을 먹고 자라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벌써부터 현실의 냉혹함을 가르쳐주는 것이 되어 버렸다. 영화 속에서 박희순의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라는 대사에 공감하며 박수를 치고 싶지만, 부모의 능력과 재력에 따라서 있는 꿈의 한계가 정해지는 현실 앞에서 허세로 들릴 뿐이다. 마음 꿈을 꾸기에는 현실의 불합리함을 조금씩 체험해 가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사과를 해야 할까? 마음 조차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어른의 입장에서……

 

 어쩌면 자신의 꿈조차 현실의 앞에서 접어버린 비겁한 어른의 변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세상의 불합리와 냉혹함에 좌절하거나 또는 순응해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니까. 지금 내가 꿈꾸는 , 아니 그것을 꿈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영화 박희순이 연기한 김원광 처럼 돈에 대한 탐욕과 성공에 대한 욕망 뿐이니까. 꿈을 꾸려고, 그런 탐욕과 욕망을 버리고 버리고 버려도 세상에 순응해 버린 인간으로써는 너무나 쉽지가 않다. 영화 "맨발의 " 김원광이라는 인물은 그렇게 꿈이 변해버린, 제대로 꿈조차 꾸지 못하는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을 대변하는 같다.

 

 영화에서 김원광이 계속해서 사업에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꿈이 아니라 탐욕과 욕망에 대한 추구 때문이 아닐까?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꿈은 사라지고, 자신의 이기심과 욕심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탐욕과 욕망으로 삶에 필요한 희망과 용기는 어느 순간에 사라져 버리게 만들고, 세상을 정확하게 보는 눈을 멀게 만들었다. 김원광이 돈을 위해서 인도네시아의 폭우 속을 헤매고 말라리아에 걸려서 고생해도 개의치 않는 만용을 줬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제대로 세상을 보지 못한다. 마치 자신들을 삶의 터전에서 내쫓는 뉴타운 개발에 투표하고 토건 개발에 맹목적으로 투표했던 우리들처럼.

 

 하지만 영화는 그런 사람이 변하게 하는 것은 힘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순수한 . 꿈으로만 힘겨운 현실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어린 아이들마저 물질적이고 세속적으로 꿈을 꾸는 현실에서는 쉽게 찾을 수는 없지만, 가난하지만 꿈이 가난하지 않은 아이들의 진실된 앞에서 쉽게 동화되지 않은 사람은 어디 있을까? 영화의 가장 매력은 바로 아이들의 순수한 눈을 통해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전해지는 순수한 꿈이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표정 속에서 식민지의 상처와 내전의 상처와 갈등 그리고 가난 같은 현실들을 모두 날려 버린다. 현실에 자신의 꿈의 크기를 맞춰서 살아가는 같은 사람에게 그것은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조세핀의 조그만 눈망울과 천진난만하게 운동장을 뛰며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스크린 밖에 있는 관객들을 쉽게 동화시켜 나가는 같다. 순수한 꿈이 가진 매력이랄까?

 

 거기에 더해서 탐욕과 욕심을 버린 김원광의 얼굴에 묻어나는 행복을 수가 있다. 비로서 자신의 탐욕과 욕망이 아닌 꿈을 꾸는 이의 모습을 통해서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찾은 듯한 모습. 돈도 되지 않고, 제대로 아이들의 꿈을 실현시켜 없는 여러 난관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원광이 모습에서는 이전과 다르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다. 자신의 이해보다 목표에 헌신한 사람에게서 찾아오는 평온과 여유랄까? 그런 평온과 여유가 아이들의 순수한 꿈과 결합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행복감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