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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책 "나를 사랑하다"

by 은빛연어 2007. 10. 25.
나를 사랑하다 - 8점
백진웅 지음/판미동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를 가꿉니다. 거울 속에 다른 나를 보면서 그가 나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거울 속의 그를 내가 가꾸는 이유는 그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나를 위한 행위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행위로 바뀌었습니다. 세상에 만연한 외모중시풍조에 대해서 비판을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그런 세상의 풍조와 흐름에 어쩔 없이 같이 동화되어 가나 봅니다. 정신과 마음이 중요하다고 다른 이에게 쉽게 말하지만, 정작 나는 매일 습관적으로 거울을 보게 됩니다.


 사실 거울이라는 것이 나를 알게 하는 작은 도구에 불과합니다. 외면의 나를 인식하게 해주고 나를 가꾸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도구를 인생의 목적으로 잘못 인식하기도 합니다. 나를 위한 도구인 거울을 타인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합니다. 나와 맞지 않은 껍데기지만 타인의 시선을 만족시킨다면 거울 속의 그를 바꿔 버립니다.


 돈이라는 것도 내가 풍족한 생활을 하기 위한 도구 일뿐인데도 언제부터인가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립니다. 내가 필요한 양에 만족하지 못하고 많은 돈을 탐합니다. 처음에 돈을 버는 목적은 집을 사거나, 옷을 입거나, 맛난 음식을 먹거나,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서 입니다.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인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를 탐하고 추구하는 것이 인생이 되어 버립니다. 필요한 도구의 양은 저마다 다른데도 불구하고 나의 기준으로 가치와 양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를 위해서 써야 도구들을 써보지도 못하고 모으기에만 급급합니다.


 공부라는 것도 출세를 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공부라는 것은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공부는 출세를 위한 줄서기 수단으로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이요, 이기는 자체가 목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꿈이 뭔지도 모르고 세상과 사회가 강요하는 경쟁과 출세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에서 각자가 원하는 인생과 추구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만약 거울이라는 것이 외면 뿐만 아니라 각자의 내면까지 비춰준다면 도구와 목적을 오인해서 인생을 살아가는 일이 줄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거울은 우리의 껍데기만 비춰줄 뿐입니다. 자신의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은 공장의 기계가 뚝딱 만들어낸 공산품 중에 하나라면 좋을 텐데. 하지만 세상엔 그런 거울이 없습니다. 우리의 내면을 비춰보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신에 집중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그것이 내면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하지만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을 너무 자신의 잣대로 해석해서 의미를 왜곡하거나 과장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자학하거나 자책하기도 하고 너무 자기애에 넘쳐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의 내면을 탐구할 있는 다른 도구를 찾지만 쉽지 않습니다.


 "나를 사랑하다"라는 책은 나의 내면을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비춰 있는 조그만 거울입니다. 각자 인생의 중심에 있어야 자신과 내면을 같이 탐구할 있는 좋은 책입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우리가 고민하고 탐구해야 것이 외면의 것들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보여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자신임을 보여줍니다. 책이 내면을 탐구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좋은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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