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재미와 매력적인 이민정의 연기, 익숙한 설정은 아쉬운. 영화 "원더풀 라디오"를 보고.
학창 시절, 밤이 어둠이 만들어내는 고요함에 휩싸여 외로움을 느낄 때면 언제나 라디오는 나의 또 다른 친구였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DJ의 목소리는 낮을 같이 보내는 친구만큼 정겨웠고, 따뜻했으며,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다양한 사연들은 내 이야기 같았고, 때론 내 친구의 이야기 같았으며, 때론 내 동생 같았다. 그래서 때론 웃으며, 때론 같이 아파했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라디오보다 더 매력적인 영상들을 넘쳐 나는 세상이다 보니, 라디오보다는 그럼 영상매체들로 밤의 외로움을 달래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자정이 다가오면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켤 때가 많다. 재미는 다른 영상매체보다 떨어질지 모르지만, 라디오에 담겨있는 인간적인 따스함과 포근함은 아직 다른 매체들이 못 따라오는 것 같..
2012.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