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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미혼모, 여자, 남자 그리고 영화

by 은빛연어 2011. 4. 25.

 인터넷에 온갖 음란물이 떠다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는 등.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개방성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성의 상품화는 물론 대형 포털 사이트에도 심심치 않게 음란성광고가 올라올 정도로 성에 대해 금기시했던 문화는 순식간에 노골적으로 성을 사고팔 정도로 바뀌었다. 그런데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나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성이 넘쳐나다보니 성인물에 노출된 10대의 성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현직 판사라는 사람이 대중교통에서 성추행을 했다가 체포되었다는 기사를 보면 어디 그게 10대만의 문제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성에 대해서 정조만을 강조하고 금기시했던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교육과 사회인식이 성에 개방적인 현실과 만나면서 성적호기심이나 욕망을 절제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성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음란물을 통해서 성에 대한 왜곡된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되고, 그것이 성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성에 대해 금기시 하던 교육방식을 버리고, 시대에 맞는 교육과 사회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성에 대한 개방성이 커지면서 일어나는 폭력 외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10대의 임신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성폭력에 의한 원치 않은 임신인 경우도 있고, 하루밤의 불장난으로 인한 임신일 수도 있고, 10대들이 무슨 사랑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말 사랑해서 임신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모든 것을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10대 여자들의 책임으로 돌리는 경향이 크다. 정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습이니 인식이 여전히 사회전반에 남아있다보니 여자의 몸가짐이 단정치 못했다는 식으로 함부로 말해버린다. 


 그래서인지 우리사회에서는 10대 미혼모들은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교과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약 85%의 10대 미혼모들이 중퇴 또는 휴학으로 학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학교에서 10대 미혼모들의 학습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나온다. 학교에서 휴학이나 중단을 권한다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이다 보니 이런 식의 학업 중단은 10대 미혼모들을 더 비참한 삶으로 이끌 수 밖에 없는데도, 사회와 어른들은 현재의 실수나 잘못을 가지고 미래까지 망치려 한다. 

주노 - 10점
제이슨 라이트먼
 

 엘렌 페이지 주연의 영화 "주노"는 10대 미혼모에 대한 다른 사회적 시선을 접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첫 성경험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주노가 친한 친구 블리커와 거사를 치른 후 임신을 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낙태를 생각했던 주노는 차마 아이를 낙태하지 못하고,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입양을 보내기로 결심한다. 벼룩신문을 뒤져서 바네사와 마크 부부를 아이의 부모로 결정한다. 출산까지 그들 부부와 가깝게 지내면서 주노는 바네사와 마크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된다. 


  물론 이 영화 속의 사회도 우리처럼 10대의 미혼모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정상적인 생활까지 하지 못할 정도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사회시스템이 아니다. 문제가 일어났으면 비난보다는 합리적이고 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10대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제도가 상당히 잘 갇춰진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혈연에 집착하지 않고, 입양에 관대한 문화가 10대의 임신과 출산이 큰 사회적 문제라기 보다는 불임부부에게 또 다른 행복을 줄 수 있다것 관점의 변화도 흥미롭다.

마더 앤 차일드 - 10점
로드리고 가르시아
 

 영화 "주노"가 10대 미혼모와 입양부모의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면, 영화 "마더 앤 차일드"는 10대 미혼모, 입양부모 그리고 입양아라는 3명의 관점이 석여있는 작품이다.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차 마음을 열지 못하는 카렌이 조금씩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면서 입양보낸 아이를 찾아 나서고, 사랑과 남자를 믿지 않던 엘리지베스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서 자신을 버렸던 어머니에 대한 미움을 사라지고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어머니를 찾아나선다. 37년 간의 긴 그리움을 간직한 두 사람은 이제 서로를 만난날만을 기대한다. 


 이 영화는 10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스템이 잘 갇춰진 사회에서도 간과하기 쉬운 사람들의 상처를 보여준다. 출산하고 입양만 보내면 미혼모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을 평생 간직하면서 사는 엄마이자 여자의 상처를 세심하게 보여주고, 입양 간 사람이 가지고 있는 친부모에 대한 상처와 증오 그리고 임신을 하면서 엄마를 이해하는 딸의 모습을 슬프게 보여준다. 거기에 입양모가 입양하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심리적 갈등과 현실적 문제까지 보여줌으로써 출산과 입양이라는 문제에 얼마나 복합적인 감정의 문제가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10대 미혼모 문제에서 또 다른 당사자 남자나 남학생들의 입장이나 이야기는 거의 소외된다. 남자는 단순히 정자만 제공하는 존재이고, 임신이 여자의 몸속에서 10개월이나 진행되는 과정이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러다보니 아이와 엄마와의 유대관계가 너무 깊어서 아빠가 소외감을 느끼는 경향도 많은 것도 현실이다. 만약 남자도 임신을 할 수 있다면 모성애라고 불리울 정도의 아름답고 진실된 사랑과 유대감을 아이에게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쥬니어 - 6점
이반 라이트만
 

 이런 발직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아놀드 스워제네거 주연의 영화 "쥬니어"가 바로 그 작품이다. 생화학자인 알렉스와 래리는 어떤 약품을 개발하지만, 인체실험 불가라는 통보를 받는다. 하지만, 동료 연구원의 난자를 훔쳐서 알렉스 정자와 수정해 알렉스의 몸 속에 이식한 수 약품의 효과를 테스트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액션스타로 알려진 아놀드 스워제네거가 유쾌하게 망가지는 코메디 영화로 재미가 있지만, 남자의 임신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영화다.


 앞에서 남자들은 소외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남자들이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무책임하고 소홀한 경향이 더 크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여자들의 불만을 보통 남자도 애를 낳아라는 식으로 표현되듯이. 과학이 발전해 실제로 남자들이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쥬니어" 같은 영화를 통해서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10대 미혼모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보다는 배 속의 생명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가지게 되고,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에서 겪는 여성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