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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유쾌한 반란을. 책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읽고.

by 은빛연어 2011. 1. 15.

1등만기억하는더러운세상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사회학일반 > 사회비평에세이
지은이 노회찬 (한겨레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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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1.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라는 스칼렛 오하라의 대사처럼, 사람들은 지나간 해를 잊고 새로 시작하는 해를 희망으로 맞이한다. 매일 같이 떠오르고 지는 해이지만, 2011년의 시작과 함께 떠오른 해에 사람들은 지금까지 삶의 괴로움과 힘겨움을 잠시 내려놓고 기대와 희망을 소망하는 것이다. 그런 시기에 누구보다 희망찬 미래를 꿈꿔야 하는 20 초반의 대학생의 자살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명문대 재학생인 그를 무엇이 죽음으로 몰았던 것일까?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많은 자살 중에 하나이지만, 그의 죽음은 많은 언론에 주목을 받았다. 단순히 그가 명문대생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특이한 이력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독한 학벌 사회에서 특목고 출신도 아닌 전문계고 출신으로 수재들만 모인다는 카이스트생이었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로봇영재라고 불리면서 세계대회에서도 재능을 인정받았을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런 재능을 인정받아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입학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죽음을 택했고, 그의 재능과 죽음에 대해서 안타까워 하는 사회의 목소리가 크다. 그가 그런 선택을 밖에 없었던 이유와 원인에 대해서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학사행정과 학업환경에 대한 문제의식과 반성의 목소리가 대학과 언론을 통해서 들려온다.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성적에 따른 징벌적 등록금과 영어수업 언론의 찬사를 받았던 서남표식 개혁의 몇몇 폐해가 드러난 단면이라고 있다.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부과하는 카이스트 시스템은 창의적인 괴짜 학생들을 배출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이스트 재학생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등록금, 영어수업, 입학사정관 제도"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기회에 학교의 시스템이나 과정이 학생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확대되고 있는 같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에 대한 고민의 목소리는 쉽게 보이지 않는 같다. 정재승 교수의 "카이스트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교육대책이 절실한데."라는 트위터 글이 그래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정재승 교수는 자신이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보니 문제에 대해서 카이스트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지만, 넓게는 우리 사회가 과연 학생들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고민해봐야 때가 되었다고 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욕하면서도 어떻게든 1등이 되라고 ,,수만 죽어라고 공부하라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현실이 배움의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말이다. 사실 지금의 교육시스템이라는 것도 결국에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작품이 아니던가. 결국 우리는 교육시스템에 대한 고민에 앞서서 우리 사회에 대한 현실에 대해서 생각해야 때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대해서.

 

 이미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어떤지를.. 그래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몸부림 치거나 아니면 세상에서 1등이 되기 위해서 몸부림 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몸부림은 사회적 무기력 앞에서 힘겹고, 1등이 되기 위한 몸부림은 소수만이 차지할 있는 것과 다양한 사회적 장벽 앞에서 힘겹다. 뿐만 아니라 1등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마저도 자살을 선택하는 현실을 본다면, 우리 사회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그냥 더러운 세상이다. 어떻게 우리는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 왔을까?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다. 책의 노회찬 의원이 우리 사회를 표현하는 레토릭(수사)으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동물의 왕국"이라는 바로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지 않을까. 사회에서 사람과 관계가 차지하는 영역은 없어지고, 맹목적인 경쟁과 그리고 욕망만이 차지하는 사회. 사람은 관계를 위한 존재가 아니라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사회에서 경쟁하고 이겨야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배려하거나 공감하는 능력마저 점점 상실해간다.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문제를 두고도 홍익대 총학생회나 몇몇 재학생들이 보인 어이 없어 보이는 행동도 바로 그런 사회의 단면이 아닐까.

 

 사회의 불합리에 저항하는 젊음은 사라지고, 취업 하나에만 매달리는 맹목적인 많은 청춘들. 연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들이 저항해야 대상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차라리 저항방법을 모른다면 희망이라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합리한 사회에 대한 저항정신을 말살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면 우리는 싸우고 저항할 상대 조차 모른다는 말이 되어 버리는 같아서 슬프다. 머리로 몸으로 마음으로 알고 있는 더러운 사회 현실에 저항하지 않는 것은 용기가 없어서이기에 어떤 자극제가 있다면 충분히 우리는 사회를 바꿀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있지만, 싸워야 상대를 몰라서 당연히 현실에 안주하고 순응하는 것은 당연하다면 우리는 평생을 지옥과도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책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저항정신을 깨우고 실천방법에 대한 고민까지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노회찬 의원의 강연을 통해서는 우리가 저항해야 더러운 세상에 대한 인식을, 앤디 비클바움과 마쓰모토 하지메를 통해서 유쾌하고 즐거운 저항과 반란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방법을, "저는 소설가로서 비인간화된 1등들, 경쟁 사회에서 남을 제치고 올라서서 나머지 패배한 사람들의 쓰라린 아픔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 그런 비인간화된 1등들과 싸울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공지영을 통해서는 책임감과 저항정신을,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먼저 하는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 생각도 같이 하는 , 저는 이것을 아이들에게서 사수하고 싶습니다."라는 김규항을 통해서 우리의 교육문제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서 생각할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 10점
공지영 외 지음, 김용민 사회/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