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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음식, 문화, 이야기 그리고 영화

by 은빛연어 2010. 10. 24.

 최근에 TV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빠지지 않는 중에 하나가 맛집 소개다. 먹을 것이 없어서 허기진 배를 움켜잡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먹거리가 풍요로운 시절이다 보니, 채우기가 중심이었던 음식의 문화는 이제 맛과 영향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은 값싸고 많은 음식점이나 음식이 아니라 얼마나 맛있는지가 음식 선택의 번째 기준이 되었고, 번째가 기존에 먹던 것과 다른 색다른 맛이 되었다. 많은 매체들의 주요 컨텐츠를 차지하는 맛집 소개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음식 선택에 대한 기호의 변화로 많은 사람들이 점점 맛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은 처음 접하는 외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영향과 그리고 색다름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현상으로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중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국적불명의 다양한 퓨전음식도 등장했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음식이라는 것은 영향과 맛만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의 음식에는 나라의 문화와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만화가 허영만의 "식객"이라는 작품이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는 작품이었다면 그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초창기 한류의 중심에 있었던 "대장금"이라는 드라마가 단순히 한국의 전통음식을 소개하는데 그쳤다면 그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만화 "식객"이나 드라마 "대장금" 같은 작품들이 단순히 맛있는 음식만을 소개했다면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문화상품이 없었을 것이다. 이들 작품에는 음식에 담겨진 문화와 이야기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음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이야기들이 같이 더해지고 이야기가 대중들의 공감을 얻으면서, 음식은 재료가 가지고 있는 뿐만 아니라 문화와 이야기 그리고 개인의 추억이 더해지게 된다.

 

  많은 길거리 음식들이 많은 사람들을 관심을 받기 위해서 다양한 맛으로 유혹을 하지만, 떡볶이나 붕어빵 같이 세대를 넘어 오랫동안 지속되는 길거리 음식이 되지 못한다. 유행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만큼 순식간에 길거리음식 메뉴에서 사라져간다.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할 수는 있어도 이외의 다른 , 음식이 담고 있는 문화와 이야기가 없기에 때문이다. 사람들은 미각을 통해서 뇌로 전해지는 외에도 다양한 감각으로 전해지는 신호들 음식의 맛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음식이 가지고 있는 맛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통해서 보여줄 있는 이야기 또한 빠질 없는 것이다.



 영화 "된장" 사형수가 죽음을 앞두고 다시 한번 먹고 싶었다는 "된장찌개"이야기로 시작해 관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된장의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가장 전통적인 음식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죽기 전에 생각나는 맛일까?  류승룡이 연기한 최유진이라는 방송 PD 맛을 추적하면서 우리는 스크린을 통해서 그것을 추적하게 된다. 된장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맛을 추적하기만 하던 유진은 된장의 재료를 그리고 궁극의 맛을 가진 된장에 숨겨진 다른 이야기를 대면하게 된다.

 

  영화는 단순히 된장의 맛과 재료를 추적하는 것을 넘어서, 된장이 가지고 있는 깊은 맛이 기다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요즘은 아파트의 그리고 도시화된 환경 때문에 메주를 직접 쑤고 오랜 시간 발효를 시키는 과정을 직접할 없는 환경 때문에 우리는 된장이 가지고 있는 기다림의 맛을 공장에서 제조된 것들로 대신한다. 때문인지 요즘은 기다림의 맛을 아는 현대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빠름의 맛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크다. 거기에 사랑까지도. 영화는 된장이 가지고 있는 기다림의 깊은 맛을 사랑의 기다림이라는 아련함으로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 "우동"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 중에 하나인 우동을 소재로 하고 있다. 주인공인 코스케가 연예인이 되겠다고 뉴욕으로 떠났지만 실패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잡지사에 입사하게 코스케는 우동 맛집 탐방 기사를 쓰게된다. 탐방기사가 인기를 끌면서 우동이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하지만 우동의 인기는 순간에 사라지고 잡지도 폐간을 하게 되는데. 일자리를 잃은 코스케는 가업이라도 이어받지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과정을 통해서 코스케는 자신이 진심으로 우동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업을 이어받기 위해서 진심으로 우동에 대해서 배우기 시작한다.

 

  영화 "우동"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우리나라는 집안의 가업이 잘나가는 기업이 아니면 이어받는 경우가 적은 편인데, 일본을 보면 대를 이어서 가업을 이어받는 것을 쉽게 있다. 거기에 숨겨져 있는 장인정신은 일본의 음식문화의 다른 단면이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만들기 단순하고 깊은 맛이 없을 같은 음식들이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음식의 깊은 맛이나 오묘한 맛을 만들어 낸다. 영화 "우동" 장인정신이 만들어내는 우동의 맛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 "라멘 " 색다른 작품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인 라멘을 소재로 미국과 일본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브리트니 머피가 주연으로 나오는 작품으로, 직접 제작까지 참여한 작품이라고 한다. 남자 친구와 함께 하기 위해 일본에 에비는 기쁨은 잠깐이고 실연을 당하게 된다. 실연의 상처로 슬픈 나날을 보내던 에비는 우연히 라멘 집에 들렀다가 맛에 반하고 만다. 무작정 라멘 가게에 찾아가 라멘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다.

 

  영화는 일본의 음식문화를 미국적 문화시선으로 접근하고 있는 작품이다. 에비와 라멘 주인의 좌충우돌은 음식의 맛과 조리법 이외에도 이면에 숨어 있는 문화적 충돌을 보여준다. 장인정신이 투철한 일본인 특유의 라멘 주인과 단지 실용적인 맛이나 기술적 관점으로 음식에 접근하는 에비의 갈등 말이다. 거기에 에비의 실연의 상처와 치유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라멘에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문화 이외에도 사랑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에비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영화는 잔잔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