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어린시절에 우연히 tv에서 본 것이 다였던 작품으로 피라냐라는 물고기에 대한 강인한 인상만 남아있다. 이 영화가 새롭게 3d로 제작된다고 했을 때, 커다란 기대감이나 감흥이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영화에 대한 기억은 없고, 물고기에 대한 강한 인상만 남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보통 영화를 선택할 때 시놉시스나 간단한 평들을 보고 선택하기 마련인데, 기대감이 없는 작품을 갑작스럽게 관람을 하게 되다 보니 엘리자베스 슈가 나온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없고, 예상한 영화의 느낌도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다 보니, 스크린 상에 보여지는 영상에 눈이 즐겁기 그지 없었다. 보통 공포영화의 등급이 19금이라 함은 잔인함이 많은 역할을 하는데, 이 영화는 잔인함도 있었지만 남성들이라면 좋아 할만한 눈요기거리들이 넘쳐난다. 영화에 왜 필요한지는 이해할 수 없는 설정들이지만, 영화의 시작부터 남성들의 눈을 끌기에는 충분한 장면들이다.
거기에 피라냐의 잔인한 습격 등이 연출되면서 즐거움과 동시에 오싹함을 같이 느끼게 한다. 그 잔인함은 최근에 잔인함으로 문제가 되었던 "악마를 보았다"를 능가할 정도다. 그럼에도 그 잔인함이 덜 충격적이게 다가온다. "악마를 보았다."는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잔인한 행위, 즉 도덕적 관념을 충격적으로 벗어나는 장면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반면, 영화 피라냐는 물고기라는 어류, 즉 도덕적 관념이 들어갈 여지가 없는 존재이기에 "악마를 보았다"보다 감정의 이입이 많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영화 "피라냐"의 잔인함에 대해서는 영화적 상상으로 생각하면서, 즉 현실로 인식하기는 것이 아니라 허구적 요소로 인식하는 반면 "악마를 보았다"는 영화적 상상을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일로 쉽게 인식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피라냐의 잔인함과 공포감은 불쾌감이 덜하다. 오히려 색다른 허구적 경험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를 보고 난 후의 쾌감이랄까 즐거움이 존재하는 작품이다. 물론 스토리를 좋아하는 일반 사람들의 특성상 스토리가 없는 이 작품은 크게 인상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에도 광고에도 드라마에도 스토리가 중요한 세상에서 영화의 스토리가 빈약함을 누가 쉽게 관용할 수 있을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영화에 대한 정보를 최소한으로 그냥 눈으로 즐기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면 이 영화는 그냥 즐기면서 보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남성들이 즐기기에는 안성 맞춤의 영화라고 생각된다. 놀이 동산에 있는 "공포의 집"같이 스토리는 필요 없고, 공포감이나 긴장감을 느끼고 체험하는 것처럼, 이 영화도 체험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오락영화로써 돈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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