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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영화 "골든슬럼버"

by 은빛연어 2010. 8. 31.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뇌에 피질 면적은 개인적으로 친분을 유지할 있는 다른 개인의 수에 상한선을 정한다고 한다. 물론 예외가 있어서 피질 면적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는 마당발 같은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최대 150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성공이라는 것이 사회의 화두가 되고, 성공을 위한 발판(?) 또는 필요조건에 인맥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인위적으로 인맥을 만들려고 아등바등 애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예외적인 사람들은 제외하고는 150 이상과는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만약 150명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람과 친분을 쌓게 되면, 숫자가 그냥 늘어나게 되는 것이 아니라 150 중에 명과 친분관계가 끊어지고 대신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중에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살인 누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면, 진심으로 자신을 믿어주고 도와줄 사람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진한 친분을 나눴던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만은 나를 믿어주고 감싸주리라고.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인물들은 바로 그런 진한 친분을 유지했던 사람들이다. 친구는 주인공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망쳐서 살아남으라고 말하고, 후배는 주인공의 진심을 조금 의심했다가도 나중에는 진심으로 주인공을 걱정하고 생각한다. 연인이었던 친구는 주인공이 도망칠 있는 결정적인 기회들을 제공해준다. 우리가 친분을 유지하는 150 중에서 그런 진한 우정과 친분을 유지할 있는 사람의 수는 보통 12 정도라고 하니 적은 숫자에 아쉬움이 남는 같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영화에서는 인간에 대한 관계와 신뢰의 폭을 한층 넓혀서 보여준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주인공의 도주에 도움을 주고,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했던 곳의 도움도 받는다. 병원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도주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한다. 뜬금없지만, 우연히 튀어나온 이상한 젊은 청년은 주인공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실제로도 우리는 단순히 안면을 익힌 정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했던 도움을 주고 받는다. 그래서 인맥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나 책에서는 그것을 약한 고리라고 말하고 약한 고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래서 인맥을 폭넓게 쌓으라고 충고하는 것이다.

 

 그럼 진한 친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을 진심으로 돕는 것일까? 사실 현대 사회는 삭막하고 자기 밖에 모르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데도 말이다. 그것은 아직 사람들의 마음에 진실함과 신뢰에 대한 강한 호감을 느끼기 때문이지 않을까? 주인공이 영화 속에서 대사로 자신의 무기는 '신뢰'라고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그렇게 주인공의 진실한 모습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점점 약해졌던 관계와 신뢰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도망자와 추적자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적 긴장감이 없는 이유는 바로 그런 모습을 강조해 보여줌으로써 드라마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인맥이라는 계산적 인간관계가 아니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