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동화다. 최근에 문근영, 서우 주연의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의 모티브가 될 정도로 "신데렐라" 이야기는 누구나 쉽게 공감하면서 지겹지 않은 소재 중에 하나다. 이야기 구조가 너무나 보편적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신데렐라" 이야기 전 세계에 100여개가 넘는 다고 한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이야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내용이나 교훈은 같고 캐릭터들만 다르다고 한다.
"신데렐라"의 원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조금 들여다보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라 보기 힘들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신기 위해서 첫째 언니는 발가락을 자르고, 둘째 언니는 발뒤꿈치를 자르고, 왕자와 결혼하는 신데렐라의 환심을 사기 위해 결혼식에 참석했던 계모와 두 언니들은 새에게 눈알을 빼 먹히어 장님이 되는 등. 아이들이 보기에는 잔혹한 내용들이 많다.
그런 잔인한 이야기가 우리가 흔히 아이들의 위한 문학 장르라고 말하는 동화의 형태로 변하게 된 것은 프랑스의 작가 "샤를 페로"에 의해서라고 하다. 17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가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빨간 모자",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장화신은 고양이", "신데렐라", "푸른 수염"과 같은 구전 이야기를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부제 : 거위 아줌마의 콩트)"라는 책으로 펴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동화라고 알고 있는 이야기의 형태가 바로 그때에 완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이 이제는 전 세계의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보는 이야기 다 보니, 샤를 페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어 아이들과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성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들 중에 원작을 충실히 반영해서 동화를 직접 읽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있고, 어떤 영화들은 원작을 색다르게 해석해서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한다.
그 중에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새 영화 "푸른 수염"은 샤를 페로의 동화집에 실린 세 페이지짜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런 작품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는 여섯 살 때 처음 "푸른 수염"을 읽고 매료되었던 감독은 "읽을 수록 미스테리한 설정이었다. 어쩌면 그것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영화 '푸른 수염'을 만들기로 결심했는지도 모른다."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액자형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영화 속 에피소드 중에서 실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이라고 한다.
영화는 언니 안느에게 "푸른수염" 읽어주기를 좋아하는 카트린느가 책 속의 인물인 마리 카트린느와 자기를 동일시 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면서 이야기는 책 속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중세 유럽, 푸른 수염을 가진 남자는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그와 결혼한 여자들은 모두 사라진다. 이웃에 사는 두 자매 중에 호기심이 많던 둘째 마리 카트린느는 푸른 수염의 청혼을 수락하고 결혼한다. 그 남자와 행복하게 지내던 카트린느는 단 하나의 금기사항을 당부 받는데, 복도 끝에 있는 방에는 들어가지 출입하지 말라는 것이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조금은 과격하거나 파격적인 작품들이 많은데, 2007년 작품인 영화 "미스트리스"부터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이 작품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감독은 "나는 여전히 내 영화가 잔인하다고 생각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동화를 바탕으로 어떤 자인함을 연출해 냈는지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차이콥스키의 유명한 발레곡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원작이기도 한 샤를 페로의 동화 중에 하나다. 디즈니사에서 1959년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드림웍스에서는 이 이야기를 비틀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탄생시켰다. 다양한 동화 속 주인공들이 총 망라되어 등장하기도 하지만, 주된 이야기의 흐름은 바로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도 워낙 특이하고 기존의 동화의 공식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발랄함이 빛나는 작품이랄까? 생긴 것만 본다면 사랑 받기 힘든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시리즈의 마지막이 개봉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작품이다.
바로 그 영화는 "슈렉". 공주는 이뻐야 한다는 공식도 파괴하고, 공주를 구하는 사람은 멋진 왕자여야 한다는 공식도 과감히 파괴한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캐릭터와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보니 슈렉과 피오나 공주를 미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생각해보면 그들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몇몇 존재하는데, 피오나 공주와 결혼을 꿈꾸는 "프린스 챠밍"와 그의 어머니 요정 대모 정도?(이 사람들은 슈렉 2편에서 나온다.)
평화로운 생활을 즐기던 슈렉에게 어느날 동화 속의 주인공들이 다 쳐들어 온다. 이유는 파콰드 영주가 그들을 다 쫓아냈기 때문이다. 다시 평화로운 생활을 바라던 슈렉은 파콰드 영주와 담판을 지으러 간다. 거기에서 슈렉은 영주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용의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구해오라는 명령을 받게 되고. 하지만, 어렵사리 구한 공주의 엽기적인 행동에 슈렉은 마음이 끌리게 되고, 피오나 공주도 슈렉에게 조금씩 마음이 끌리게 된다.
슈렉 시리즈 중에서 슈렉 만큼 사랑 받는 캐릭터가 하나 더 등장한다. 그것도 샤를 페로의 동화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동화 "장화 신은 고양이"의 그 고양이가 슈렉을 제거하기 위한 암살자로 슈렉 2편에 등장한다. 위기에 처했을 때 처량한 눈빛으로 상대방을 쳐다보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느낄 정도로 매력적이라, 시간이 나면 슈렉 1과 함께 같이 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개봉 예정인 슈렉의 마지막 시리즈 "슈렉 포에버"를 보기 전에 미리 복습하는 차원에서도 볼만하지 않을까?(음… 슈렉 3편은 어떤 내용이더라?? 왜 기억이 안나는지…)
처음 언급했던 동화"신데렐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 몇몇 있는데. 그 중 생각나는 것이 드류 베리모어 주연으로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에버 애프터"다. 이 작품은 동화 속에 있는 판타지적 요소, 즉 요술 같은 것을 빼고 주체적인 여성으로써 "신데렐라"를 그린 작품이다. 신데렐라라는 캐릭터에 현대적 의미를 부여해서 만든 작품이기는 하지만, 색다른 느낌을 주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에 이번에 소개할 작품으로 하이틴 스타인 힐러리 더프 주연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시대적 배경이나 내용을 전부 현대적으로 바꿔서 만든 작품이다. 동화 "신데렐라"의 기본적인 이야기구조는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배경이나 장치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꿔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예를 들어 "프린스 챠밍"은 인터넷 채팅의 닉네임이고,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를 대신해서 핸드폰이 그 역할을 한다.
영화는 졸업을 앞둔 여고생 샘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샘은 아빠가 돌아가신 후 자신을 하인 처럼 생각하는 계모와 언니와 함께 살아간다. 그녀에게 고된 하루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우연히 알게된 익명의 친구 "프린스 챠밍"와 채팅과 메일을 주고 받는 것이다. 어느날 "프린스 챠밍"은 샘에게 할로윈 파티에서 만나자고 제의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 "프린스 챠밍"이 학교의 킹카인 풋볼 쿼터백 오스틴 에임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샘은 12시가 되기전에 황급히 파티장을 빠져나가고, 그때 핸드폰을 떨어뜨리게 되는데.
이 작품은 전형적인 미국 하이틴 영화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조금은 유치해 보인다. 하지만, 10대들이 가지는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시선에 맞춰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쾌하게 즐기기에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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