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tas BRAND - 유니타스브랜드 잡지 기획부 엮음/(주)바젤커뮤니케이션 |
IMF 이후부터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에 많은 공을 들인다. CI까지 수십억의 돈을 들여서 바꾸기도 하고 그 바뀐 CI를 홍보하기 위해서 많은 광고비를 쏟아 붇기도 한다. 개발 도상국으로써 남의 기술을 베끼거나 응용해서 값싼 노동력으로 싸구려 물품을 수출하던 때에 IMF는 그런 발전 방식의 한계를 절실히 깨닫게 된 개기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시작한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의 추격은 세계 시장에서 더 이상 가격으로 승부가 불가능한 상황에 몰리고 있었다. 그래서 기업이 선택한 것이 브랜드의 값어치를 올려서 자사의 상품의 품격을 한 단계 더 높은 곳으로 올려놓는 것이었다. 세계의 명품브랜드들이 싼 값과 뛰어난 품질의 후발 상품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 처럼, 강력한 브랜드는 그 자체로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브랜드라는 것이 무엇 때문에 그런 힘을 가지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브랜드의 가치를 먼저 고려하기 보다는 상품의 품질과 가격을 먼저 고려된다. 따라서 인터넷으로 인해서 수 많은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더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가 특히 심하기는 하지만 명품 브랜드에 대한 열광은 전세계적이니 말이다. 품질과 가격을 넘어 그 이상의 어떤 것이 그 사람들을 열광시키기에 브랜드에 열광할까?
그런 브랜드에 관해서 파헤쳐줄 전문 잡지가 나왔다고 한다. "Unitas brand"라는 이름의 이 잡지는 브랜드 전문 잡지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에 그 잡지 내용의 엮은 "Unitas brand" 단행본이 발매되었다. 지금 이야기 하는 것은 그 단행본이다. 우선 내용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책인지 잡지인지 구분하기 힘든 디자인과 그런 컨셉으로 만들었다는 서문을 보면서 참 의도가 잘 반영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용의 시작도 이게 브랜드 전문잡지인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가 등장해서 나누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황당했다. 처음에는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둘의 대화에서 언급하는 신들의 이름을 보면서 그것이 브랜드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브랜드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시켜주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렇게 이 책은 독자를 브랜드의 세계로 안내한다.
브랜드 세계로 조금씩 들어가다 보면, 브랜드라는 것이 소비자의 판타지, 즉 인간의 욕망과 욕구를 실현시켜주는 도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브랜드에 가치와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내가 가졌던 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가 조금씩 풀린다.
브랜드와 트렌드를 주변사람에게 전파하는 사람들을 뱀파이어라고 칭하며 이야기 하는 푸마의 브랜드 마케팅 사례는 다른 세상을 보는 것 같다. 워낙 내가 브랜드라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아는 브랜드가 적기도 하거니와 패션 트렌드에는 무지해서 그런지 신기하다. 마치 내가 다른 판타지의 세상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사실 난 마케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좋게 이야기하면 상품의 가치를 올려주는 사람이겠지만, 나 같은 소비자에게는 지름신을 강림하게 만드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브랜드라는 것도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그거에 철학과 가치를 심어서 생명처럼 가꾸고 키워가야 된다. 그 과정에서 마케터들은 단순히 상품 판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고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품 판매가 우선이냐 소비자의 판타지와 행복을 주는 것이 우선이냐는 마케터의 몫이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책은 나 같은 초심자에게 브랜드와 마케팅의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가 될 것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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