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어 공부 이력서 - 김민식 외 16인 지음/부키 |
새 정부가 출범하고 교육정책의 핵심이 영어공교육으로 맞춰지는 듯하다. 2년 안에 영어수업과 몇 몇 교과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수능에 영어시험을 폐지하고 토익과 같은 자격시험으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을 보면. 이 같은 영어 정책의 이유는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을 줄이며, 영어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는 기러기 아빠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특히 이경숙 인수위 위원장이 기러기 아빠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서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포플리즘 정책을 발표하는 정치권에 대해서 웃음 밖에 나지 않는다.
자식들과 생이별하며 조기유학을 보내는 아버지들이 고작 영어 하나 때문이란 말인가? 어떤 부모는 지옥보다도 더한 대한민국의 입시지옥을 벗어나 자식에게 보다 유익한 교육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서 세계를 보는 시야를 넓혀주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물론 영어라도 잘하라는 이유를 대는 부모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조기유학을 떠났던 많은 이들이 실패를 하고 돌아온 사례와 그런 이유로 조기유학을 선택하지 말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생각해 볼 때, 조기유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선택하는 많은 부모들이 과연 영어 때문에만 자식들과 생이별을 각오할까? 문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지도 못하고 겉만 할은 해결책은 언제나 미봉책이 될 수 밖에 없다.
사실 영어라는 것은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서구 콤플렉스와 사대주의 때문에 영어가 가지는 위상은 대단하다. 어떤 이는 유학을 같다와서 단지 영어에 발음만 좋을 뿐이고 다른 실력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그 보다 더 좋은 업무능력을 가진 사람에 비해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사실 영어가 필요한 업무는 별로 없음에도 많은 대기업들은 영어능력을 우선시 해서 뽑는다. 그렇다고 그들이 영어의 실력이 높은 것이 아니라 단지 한 영어 시험의 점수가 높을 뿐인데도 말이다. 최근에야 영어면접이 도입되면서 점수위주의 평가에서 실력위주의 평가로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점수위주의 평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영어만 잘하면 무조건 선진국에 진입하는 것 처럼 주장을 한다. 영어 못하는 나라 중에 하나인 일본은 과연 영어를 잘해서 선진국이 되었는지 부터 생각해봐야지 않을까? 일본을 선진국으로 취급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선진국이라는 것도 너무 추상적인 추종이라고 생각하지만, 국민의식과 개인의식이 뒤따라 가지 않는 상황은 생각지도 않으면서 선진국 타령하는 것도 웃기다.
그럼에도 영어를 해야 되는 이유를 찾으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필요라고 생각한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단지 영어 점수를 높게 받기 위해서 좋은데 취직하기 위해서만 영어를 할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처음에야 맹목적인 사회적 요구에 의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어를 한다. 하지만, 그런 식의 공부는 분명히 한계에 다다르고 좌절할 수 밖에 없다. 목적의식이 약해서 단지 높은 점수에만 머무르고 말기 때문이다. 미국에 유학을 가고 싶다 던지, 국제기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자기 필요가 영어공부를 위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간단하기 단지 외국인 친구를 사기고 싶다는 이유도 있을 수도 있고,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자막 없이 보고 싶다는 이유 일수도 있다. 그것이 영어를 해야 되는 가장 강력한 목적이자 이유가 되는 자기 필요라고 생각한다.
짧게는 중학교 고등학교 6년, 길게는 대학교 4년까지 10년이라는 교육과정에서 영어 공부법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다. 그리고 영어를 해야 되는 이유까지도….. 하지만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기 필요를 절실히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 첫 번째고, 쉽게 영어실력이 향상되지 않아 중간에 포기 하기 때문이 두 번째다. 그래서 나는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필요를 느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자기필요를 절실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목적도 방향도 상실하고 쉽게 포기하는 것이다. 자기 필요가 절실하면 두 번째 이유를 견디고 이겨낼 수 있다.
"나의 영어 공부 이력서"에 나오는 많은 공부법들은 누구나 한 번쯤 익히 들어봤던 것들이다. 쉬운 회화교재를 선택해서 받아쓰기를 하고, 기본적인 회화 문장 형을 외워라. 어려운 문법 책보다는 중학교, 고등학교 수준의 문법책이나 교과서로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고, 기본형은 외워라. 쉬운 영어원서를 구입해서 꾸준히 읽어라. 그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지 말고 문맥의 흐름을 통해서 의미를 유추하면서 읽어라. 등등 이런 공부법들을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 난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나와 그밖에 여러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자기필요가 없거나 약해서 중도에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어 공부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각자 나름의 공부법으로 영어고수의 반열에 이들이 전해주는 성공담과 희망을 주는 책이다. 누구나 자기 필요를 가지고 꾸준히 노력만 한다면 영어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격려의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들 중에 평범한 주부도 있고, 아직 대학생인 이들도 있다. 스타 영어 강사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들의 이야기라서 더 공감이 간다. 올해는 이들 처럼 영어고수의 반열에 올라보자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영어공부의 자기필요를 설정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용기와 자신감과 끈기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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