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버블경제의 붕괴가 시작됐다 - 마쓰후지 타미스케 지음, 이연숙 옮김/원앤원북스 |
이번 주 화요일(22일) 갑작스런 주식의 폭락으로 코스피 1600선 마저 붕괴 될 뻔했다. 장 중 한 때 붕괴되기는 했지만, 가까스로 1600선을 지켜냈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증시에 투입해서 증시를 안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리고 때마침 미국의 연방준비기금위원회(FRB)의 긴급회의를 통해서 정책금리를 0.75% 인하 하면서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증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도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작년 이 맘 때쯤에 파울볼(www.foulball.co.kr) 이라는 야구팬사이트에서 댓글로 재테크 이야기를 하다가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생각난다. 그 당시도 주식시장의 급락이 조금 있어서 주식에 투자했던 한 회원이 주식에 비관적인 댓글을 달았다. 그래서 나는 특별한 해외변수가 없다면 대선이 있어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1500선은 넘지 않겠냐며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많은 기업들이 꾸준한 구조조정과 보수적인 경영으로 부채비율은 낮고, 기업의 경쟁력은 향상되어서 이윤의 수준이 높은 상태였기 때문에 충분히 1500선은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증시는 내 예상을 넘어 2000선을 돌파했다. 중간에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악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주춤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의 악재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증시는 올랐고 투자 열기도 같이 올랐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2000선 이상을 예상을 하는 주장을 하면서 증시의 활황세는 지속될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당시 몇 몇 애널리스트는 증시가 너무 과열되어 있고 서브 프라임 사태가 완전히 진정된 것이 아니라며 1500~1700선을 주장하기도 했다. 나는 후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서브 프라임 사태의 규모에 비해서 너무 쉽게 진정된 것 처럼 보였고,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사람들의 투자열기가 너무 과열되어 거품이 있지 않냐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2000선을 돌파하고도 지속적으로 1900선을 유지하는 증시를 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주식에 투자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리스크를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경쟁심이나 욕심이 많아 한방 성향이 강해 주식을 하지 않는다. 그냥 경제의 트랜드를 읽고 시장의 전체적인 흐림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두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나중에 주식을 투자를 할 때를 대비해서라는 것은 두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증시로 돌아와서, 2007년 말부터 시작해서 2008년 초까지 서브 프라임에 투자했던 은행들의 손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증시에 불안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22일 갑자기 전세계의 증시가 폭락했다. 미국은 서브 프라임으로 인한 신용경색과 파급효과를 줄이기 위해서 서브 프라임 금리를 동결하고 정책금리를 꾸준히 인하하고, 최근에는 150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2일의 폭락은 막지 못했다. FRB에서 0.75%의 정책금리 인하가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다. 어떤 전문가는 경기침체로 1년이상 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책 제목에서부터 상당히 도발적인 책이다. 아니 도발적이었을 것이다. 22일의 증시 폭락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도중에 증시폭락의 사태를 접하면서 저자의 도발적인 주장은 신빙성 있게 다가온다. 일본에서는 2007년에 나온 책이니 저자의 통찰력에 존경심이 생긴다. 좀 더 일찍 이 책이 번역되어 출판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크다.
이 책에서는 미국경제 거품의 근본 원인을 일본에서 찾는다. 장기적인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한 앤 자금이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거품을 일으켰다고 한다. 소위 말하는 앤 캐리 트레이드가 재정적자와 무역적자의 쌍둥이 적자로 허덕이는 미국경제에 지속적인 자금원이 되어주면서 미국의 경제에 거품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 사회가 전쟁이나 테레 보다는 주가 폭락으로 인한 패배 의식, 허무감, 무력감과 같은 내부 요인에 의해 몰락해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FRB의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한다. FRB의 금리 인하가 증시폭락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FRB가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에 자금이 증가한다. 소위 말하는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그 자금이 투자나 소비를 부추겨서 증시가 상승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경제상식이다. 그래서 FRB는 금리를 조절해서 시장의 유동성을 조절하면서 경기를 부양하기도 하고 가라 앉히기도 한다. FRB 금리정책의 첫 번째 목적은 물가안정이기는 하지만, 경기상황을 조절을 목적으로 하기도 한다.
이런 상식에 반대되는 주장은 조금은 당황스럽다. 하지만 저자의 논리적인 근거는 상당히 공감이 간다. 그 이유는 일본의 경기회복으로 인한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금리 인하기 맞물려 앤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본의 장벽이 없어진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인한 많은 자금이 더 높은 금리나 이윤을 보장하는 다른 나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하로 인한 증시부양은 장담할 수가 없는 것이다.
FRB금리 인하 후 나온 뉴스에서 전세계도 같이 금리 인하에 동참해야 효과를 발휘한다고 분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바로 이런관점에 나온 분석기사였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EU와 중국은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 앞으로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경제서이기도 하지만 재테크 책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의 재테크법에 대해서도 말한다. 우선 실물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라고 한다. 그 중 금이 최고의 투자가치라고 한다. 최근에 금 1온스당 900달러라는 최고가격을 기록했다는 뉴스를 본다면, 저자의 주장은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저자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증권사에 취업을 한 후 자기돈으로 투자한 500만 엔 치 주식이 3일 만에 날아간 이야기부터, 금광사업을 시작해서 5억엔을 날린 이야기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들려준다. 세계각국의 금광을 직접 탐사하기 위해서 지하갱도까지 내려간 이야기를 하면서 노력과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3부분이다. 첫 째는 세계경제 붕괴에 관한 이야기를, 두 번째는 그 상황에서의 재테크 법에 대한 이야기를, 세 번째는 자신의 실패한 많은 경험을 보여주는 인생사를. 그래서 이 책은 경제전문가로써의 분석과 인생 선배로서의 인생이야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특이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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