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을 읽고

아파트 시장의 변화를 준비하는 자세는?? 책 "아파트의 몰락"을 읽고..

by 은빛연어 2012. 2. 23.

 쏟아지는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2월에 나온 한 기사에는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시가 총액이 2008년에 비해서 169조원이나 감소했다고 한다. 김광수연구소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예측과 분석을 많이 발표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어떻게든 부동산 가격을 부양하기 위해서 양도세 완화와 같은 다양한 부동산 규제책들을 완화하거나 해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시장에서는 생각 만큼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저마다 엇갈린 예측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이라고 분석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이 부동산 투자에 적기라고 주장한다. 즉 부동산이라는 것이 지금의 침체만 벗어나면 상승해 재테크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경제지나 보수언론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이런 식의 기사들을 쏟아낸다. 경제기자들 뿐만 아니라 연예기자들까지 합세해서 부동산 기사를 쏟아낸다. 연예인 부동산 재벌은 누구고, 누가 빌딩투자에 성공했다는 식의 기사가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이제 아파트는 부동산으로 가치가 떨어지지만, 빌딩은 투자 가치가 있다는 식의 생각을 심어준다. 그런 기사를 보고 실제로 빌딩을 구입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실제로 은행 이자율보다 낮은 수익율을 기록하는 빌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시장에 머물렀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빌딩으로 돌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은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기사들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아파트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전재를 깔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동산 투자의 적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자세히 보면, 그들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쪽은 안성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부동산이다. 이 말을 쉽게 표현하면 임대수익이 안정적인 빌딩에 투자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도 기본적으로 아파트의 대세 하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투자처를 모색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민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집을 사고 그것을 팔아서 재테크를 하던 시대가 저물고, 거대한 자본을 갖춘 전문가들만이 진입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 기법이 발달하면서 서민들도 작은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펀드 상품들이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승자독식의 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 절대적이다 보니,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과 아파트 시장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실패한 뉴타운 사업의 실체가 알면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보수언론은 뉴타운 출구전략이 부동산을 침체시킨다는 식으로 여론 몰이를 한다. 일본식 부동산 거품의 붕괴를 함부로 이야기 하는 것 또한 성급하지만, 이런 식의 여론 몰이 또한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를 방해한다. 그 만큼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얽혀서 심각한 정보 왜곡 난무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보수신문의 부동산전망기사 한 켠에는 어김없이 부동산 광고가 같이 등장해 아직 남아 있는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신문광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비판 기사를 함부로 싣지 않는 것처럼, 부동산 광고 유치를 위해서 특정 기사를 부동산 회사에 치우친 시각으로 쓰는 것이 지금이 우리나라 언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의 말도 전문가의 분석과 말도 언론의 기사도 우리는 한 번쯤 의심하면서 받아 들여야 한다



 오히려 이런 책들은 자료의 풍부함이나 분석의 깊이 면에서 시장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책 "아파트의 몰락"은 시기적으로 늦게 나온 책인 것 같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동사 시장의 침체를 예측한 비슷한 류의 책들은 넘쳐 난다. 이 책의 색다른 점이라면 부동산 전체 시장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아파트"라는 특정 재화에만 집중했다는 것 정도. 그렇지만,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을 예측했던 책들이 제시했던 논리와 근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제시된 논리와 근거는 이미 전문가들과 대중들에게  강력한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외적인 요소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아파트나 집을 사지말고 다른 자산에 투자하라는 식의 소리는 주거공간과 가족의 안락한 보금자리는 현실을 외면하는 극단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가정을 이룬 평범한 사람들 앞으로 가정을 이룰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대답은 저자가 제시하는 "대출받아 주택을 보유하게 된 1가구 1주택자의 대응 전략은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전에 매도하거나 주택으로 인한 부채부담(원금+이자)을 가계소득의 3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유의할 것은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이자+원금이 가계소득 대비 30% 이하라고 해서 부담할 만하다."가 아니라 "금리가 8%대로 상승했을 때를 기준으로 원금과 이자 부담률을 30%이하로 유지한다."라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정확한 수치를 인용하면서 지출의 조정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 앞에서 우리는 수입과 지출의 관리에 대한 재조정을 통해서 건전한 가계재정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파트의 몰락 - 6점
남우현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