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예측한 책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과학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고 말하며, 어떤 지점에서는 그 속도가 엄청나다고 주장한다. 그 지점이 특이점이라고 말한다. 그 책에서 아직도 기업에 남는 것은 2050년 쯤 되면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가 결합할 것이라고 한 부분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이라는 놈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한 세상이라면, 그때가 되면 뇌 속의 컴퓨터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한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세상이 오면 어쩌면 우리는 공부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소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수면 학습 장치 같은 것 조차 필요가 없다. 뇌 속의 컴퓨터로 학습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세상이 꼭 유토피아인 것만 같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보면 뇌와 컴퓨터가 결합한 형태는 또 다른 위험성이 상존함을 보여준다. "공각기동대" 같은 경우는 육체조차 단순한 껍데기일 뿐이라고 상정하고 중요한 것은 영혼이라고 본다. 영혼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리저리 다른 전자두뇌로 옮겨 다니며 쉽게 육체를 바꿀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전자뇌를 해킹해서 그 사람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는 상황까지 보여준다. 지금도 해킹으로 수 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다양한 2차 범죄들이 발생하는데. 내 뇌가 해킹되어 내 의지는 없어지고 다른 사람의 조정을 받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미래가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 아니면 그 중간쯤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이득만큼 부작용도 상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아무튼 미래에 인간이 기계와 결합하든 아니면 인간의 영혼만 있고, 육체는 단순히 껍데기 뿐인 존재가 되든, 지금보다 더 강력한 네트워크가 형성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전자 두뇌가 네트워크에 쉽게 접속하는 것은 당연하고,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의 영혼이 육체를 옮겨갈 때 이용하는 것도 일종의 네트워크를 통해서니까. 그렇지만 그 네트워크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그렇게 인상적인 것이 없는 것 같다. 웹 2.0이 마케팅의 당연한 수단이 되었을 정도로 웹의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던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아직 별다른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웹 3.0이나 시멘틱 웹이니 하는 말들은 있으나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리뷰를 쓰고 정리할 때 전에는 ms onenote나 word를 썼었다면 지금은 evernote랑 구글 docs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니까.
어떻게 보면 인터넷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혁신적인 것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터 전송 속도야 빛의 속도가 한계 일테고.... 아!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틀렸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니... 그것이 사실로 증명되면 빛의 속도를 뛰어넘는 네트워크가 탄생할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의 물리적 한계나 속도의 한계는 아직까지 명확하고, 앞으로 기대할 수 있는 혁신은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혁신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웹 2.0이니 웹 3.0이니 시멘틱 웹이니 하는 것은 결국에 인터넷 서비스의 형태니까. 우리가 기대하는 미래의 인터넷이라는 것도 구글이 처음 등장했을 때나 페이스북 같은 Sns가 등장했을 때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의 탄생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정확히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할지 명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인터넷은 지금보다 더 편리한 형태의 혁신적인 서비스가 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책은 인상적인 내용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브레인게이트"라는 장치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으로 컴퓨터와 같은 전자장치를 컸다가 껐다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미래에는 그렇게 될 수 있는게 당연한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브레인게이트"는 이미 임상실험에 성공한 기기라는 것에서 충격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놀랍다. 레이 커즈와일이 예측한 뇌와 컴퓨터의 결합의 초보적인 형태가 지금 이미 이루어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두뇌가 기계와 결합하고 있는 현실을 본다면, 인간의 뇌와 인터넷의 연결은 그리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그런 인터넷에 대한 예측은 접속방식의 다양한 변화일 뿐 서비스의 형태의 변화가 아니다. 과연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의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미래의 인터넷이라는 것에 대해서 포괄적인 형태의 예측을 하고 있다. 인터넷은 "뇌"라는 정의를 내세우면서 앞으로 인터넷이 인간의 "뇌"와 같은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인터넷은 뇌라고면 하면 너무 추상적이니 저자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면 "인터넷이 점점 사고하는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의미에서 인터넷은 뇌"라고 말한다. 지금의 인터넷이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보여주는 형태라면 미래의 인터넷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춰서 인터넷에 접속한 사람에게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고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두뇌가 가지고 있는 예측의 능력까지 보여줄 것이라고 것이다.
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뇌의 특성과 인터넷의 특성을 비교해가면서 설득력있게 인터넷이 뇌처럼 진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직 초보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검색엔진을 이용하면 볼 수 있는 연관 검색어나 철자가 틀린 것에 대해서 올바른 철자를 보여주는 기능 같은 것들은 바로 인터넷이 어느 정도의 예측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휘에 있는 기업들은 인간의 두뇌를 연구해 인터넷과 결합시키려는 노력을 해던 기업들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이런 기능들을 비롯해 앞으로 변화할 인터넷의 수 많은 예측력 같은 기능들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전해 줄지 모른다. 그런데 SF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생각나고 영화 "메트릭스" 같은 미래가 상상 되는 것은 왜 일까?
구글 이후의 세계 - 제프리 스티벨 지음, 이영기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책을 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렌드 보다 필요한 것은 정신적 채움이지 않을까? 책 "트렌드 코리아 2012"를 읽고. (0) | 2012.01.19 |
---|---|
첨단 기술에 상실해가는 생각하는 능력에 대하여. 책 "퓨처 마인드"를 읽고... (0) | 2011.10.23 |
기존 경제학이 가지는 환상에 도전한 책. 책 "경제학 혁명"을 읽고... (0) | 2011.09.25 |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퀀트. 책 "퀀트"를 읽고. (0) | 2011.09.25 |
시민들의 삶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통계를 찾아서. 책 "GDP는 틀렸다."를 읽고. (0) | 2011.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