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감독이 J.J 에이브람스라고 했을 때부터 관객을 낚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지만, 그래도 이 영화의 제작에 스필버그가 참여했다고 해서 좀 더 색다른 작품을 나올 줄 알았다. 워낙 흥행의 귀재들이 만났으니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두 감독이 이전에 만들었던 영화의 장점들이 시너지를 발휘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영화에 대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사람의 호기심만 잔뜩 자극해 사람의 애 간장을 태우더니, 공개 된 영화는 생각보다 많이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인상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조의 어머니 장례식으로 모습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추운 마당에서 어머니를 추억하고 있는 조의 모습을 쓸쓸하게 비춘다. 아버지와 낯선 남자의 충돌에도 조는 무관심하게 어머니를 잃을 슬픔을 달랜다. 시간이 흐르고 조는 친구들과 영화 만들기에 더욱 매진한다. 어느 날 간이역에서 영화를 찍는데, 열차를 향해 달리는 트럭을 발견하게 된다. 그 뒤 열차와 트럭은 충돌하고 영화를 찍던 아이들은 혼란스러운 사고의 현장에서 트럭을 운전한 학교 선생님을 만나고, 선생님의 이야기와 동시에 나타난 군인들에 놀라서 황급히 사건 현장을 떠난다.
영화는 기차와 트럭의 충돌로 일어난 사고를 바탕으로 그 뒤에 숨어 있는 사실을 조금씩 보여준다. 낚시의 제왕 에이브람스 감독 답게 관객들에게는 조금씩 힌트를 던지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오래 전에 재미있게 봤던 영화 "구니스"가 떠오를 정도로 아이들의 모험이 영화에 중심으로 가는 영화를 오랜만에 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 영화는 "구니스"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야기가 하나의 통일된 체계를 이루지 못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아이들의 모험과 영화 만들기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 속의 또 다른 축이 외계인 이야기가 섞이지 못한다. 물과 기름처럼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화를 풀어가면서 외계인으로 관객을 낚으려는 의도를 가진 것 같은데, 영화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기대 심리에 턱 없이 부족해 보인다. 오히려 영화를 만드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외계인이라는 미끼를 과감히 포기하고 사실적인 모험적인 이야기를 가미했다면 더 좋은 느낌의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에이브람스는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드러내기 보다는 마치 스필버그가 연출 한 것 같은 스타일을 보여준다. 외계인에 대한 신비롭고 환상적인 모습은 스필버그의 이전 영화에서 보여진 익숙한 장면들도 눈에 띈다. 개성이 강한 두 감독이 만나서 만든 시너지는 사라지고, 익숙함의 반복이 만들어낸 이야기와 연출 스타일은 영화의 완성도는 물론 재미도 반감 시킨다. 차라리 스펙타클한 기차 사고 장면의 연출을 끝까지 끌고 갔다면, 이야기의 힘은 없더라도 화면으로 보여지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영화의 재미는 끌고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슈퍼 에이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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