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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책 "너에게 돌아갈 집이 있다."를 읽고.......

by 은빛연어 2008. 10. 22.
 

 

 사람들이 말하는 "" 보통 2가지의 개념으로 많이 쓰인다. 하나는 , 바람을 막아주는 주거 건물로써의 ""이다. 하지만 요즘의 사람들에게 "" 거주의 목적이 아니라 "재산" 개념으로 접근한다. 살아가면서 최대의 목표가 집이 되어 버린 것도 주거의 개념에 재산으로써의 가치가 부여됨으로써 일어난 사회적 현상이다. 괴테는 "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누구나 집을 짓는다. 그러나 언젠가 그를 떠나고, 결국엔 다음 사람에게 집을 넘겨준다. 집을 넘겨 받은 사람은 위에 다시 집을 짓는다. 그리하여, 집을 완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말을 했다. 결국에 집이라는 것은 거주의 개념이 중요한 것이지, 다른 가치는 결국에 누군가에 의해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라는 것이 가지는 다른 의미는 "가족"이라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유일하게 안락함과 평화를 안겨줄 그곳.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나를 지탱해주고 의지가 되어줄 가족들이 있는 그곳.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의미를 지는 것이 ""이다. 하지만, 일상에 바빠진 가족들에 의해서 집은 점점 해체되어 가고 있다. 과거의 가족이라는 것이 단단한 울타리고 사회를 이루는 최소의 집단이었지만, 지금은 개인의 자아 실현이 점점 소중해지고 있다. 집단보다는 개인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족간의 유대는 형식적으로만 남거나 최후에 돌아갈 마지막 보류의 개념으로 자리 잡아간다.

 

 가족의 가치냐 개인의 가치냐를 두고 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떤 이는 사랑의 완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족이라고 말할 것이고, 어떤 이는 사랑의 진화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족이라고 말할 것이다. 사랑의 완성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완성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족의 가치를 높게 생각할 것이고, 사랑의 진화로 보는 사람은 진화의 결과물보다는 원본의 가치인 개인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너에게는 돌아갈 집이 있다." 가족의 가치냐 개인의 가치냐를 두고 일어나는 이야기다. 결혼을 하면서 모든 사회생활을 접고 육아에 신경 쓰던 주부가 자아를 찾기 위해서 다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시작된다. 그녀의 남편은 여성을 임신 시켰다는 의무감 때문에 결혼을 하고,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일에 종사를 하면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사람이다. 부부는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지만, 의무라는 속박 속에서 개인의 가치를 묻어두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가정이라는 틀마저 위협한다.

 

  다른 부부는 남편의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가족이라는 구성 틀에서 갈등한다. 남편은 가족의 틀이라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면서도, 가정의 밖에서는 가족이라는 틀을 깨는 듯한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남편이 집착하는 것은 가족이라는 자체일 뿐이고, 가정이 가지는 다른 가치는 생각해보지도 알지도 못한다. 그런 가정을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것은 순종적인 그의 부인으로 가족간의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가족간의 신뢰나 사랑 없이 지어진 가족이라는 틀은 위기에 봉착하고 만다.

 

  가족의 갈등과 사건은 어정쩡하게 마무리 되어 버린다. 번째 부부는 각자가 추구하는 개인의 가치를 우선시 하면서 가족이라는 틀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진화시켜 나간다. 서로가 만족하는 삶을 찾았지만, 서로의 사랑에 대한 확신은 보여주지 못한다. 연예시절의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했던가? 연예시절의 열정적인 사랑의 모습은 없다. 결혼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구성이 사랑의 변화를 일으키듯. 그것이 지금의 그들의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번째 부부는 그들 가족들 사이에서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사랑과 신뢰의 붕괴가 가져온 껍데기 가족. 결국에 가족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힘이나 의도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가족을 끝까지 지키려는 남편의 모습이 그런 결핍에 대한 반성과 후회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진정한 나의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가야 길이 너무나 멀어 보인다.

 

 사랑은 진화하고 변화화는 것이다. 돌아갈 , 돌아갈 가족이라는 것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사랑이나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에 대한 서로의 배려와 존중 그리고 사랑과 신뢰로 되는 것이다. 어떻게 가족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마무리 하는 저자의 결말이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것이 많은 대중들이 인식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가족간에 무슨 일이 있건, 무슨 잘못이 일어나건, 내가 돌아갈 가족은 언제나 곳에 있고, 나를 받아줄 것이라는…… 하지만, 가족 사이에도 서로간의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배려와 존중, 사랑, 신뢰 모든 것들은 그냥 오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돌아갈 집이라는 곳도……..


너에게는 돌아갈 집이 있다 - 8점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