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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콘크리트 미학을 사랑하는 이들을 향한 일침...."직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by 은빛연어 2008. 10. 19.
 


 
내가 사는 부산 동래구에는 온천천이라는 곳이 있다. 도심 자연적 휴식공간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부흥해 개발되었고, 개발되고 있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는 사람들이 주도 많이 다니던 길을 정비하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개발이 많았다. 그래서 우선 하수도와 같이 연결되어 있어서, 하수도와 수로를 분리하는 작업으로 악취가 넘쳐나던 온천천에서 악취 발생 요인을 제거와 수질개선에 주력했다. 그리고 주변에 길을 정비하고 운동시설을 군데 군데 설치해서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아올 있는 곳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런 노력으로 온천천은 온천천 주변의 많은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게 되었고, 여름이면 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편히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온천천의 고질적인 문제인 수질은 그렇게 개선되지 않았다. 비가 많이 날이면 공장의 폐수가 흘러서 척박한 환경과 사투하며 살아가던 물고기들의 떼죽음이 일어나기도 하고, 하류 주변의 물길의 흐름이 느려진 곳에서는 부영양화 현상도 종종 발견되곤 하였다. 온천천이 완벽한 친수공간이 되지는 못했다.

 

 수질 개선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행해진 것이 낙동강물을 온천천 상류로 끌어와서 흘려 보내는 것이었다. 2급수의 낙동강물을 끌어와서 온천천에 방류함으로써 수질을 개선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생각하는 만큼의 수질개선에는 실패했다.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온천천에 복개되어 있는 도로를 뜯어내지 않으면 어떠한 방법을 써도 수질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10여년 전에 하천바닥과 하천 옆에 덕지덕지 발랐던 콘크리트는 부영화의 다른 주범이라는 것이다.

 

 도로를 뜯어내고 하천을 복원하려면 우회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많기 때문에 차선으로 택한 것이 하천 바닥과 옆에 있는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친환경적으로 하천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온천천에서는 포크레인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천을 복원하고 수영천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주변의 인도를 연결하려고 한다. 10여년이 넘는 삽질의 반복 속에 인간들이 깨닫은 것은 자연 그대로의 것에 대한 소중함이었다.

 

 서울과 2mb 상징이라는 청계천도 지금 온천천의 삽질을 반복하고 있다. 청계천의 개발당시 상류를 복원하지 않고 하천의 바닥은 콘크리트로 도배를 했다. 결과 1년에 200억에 가까운 시민의 아까운 세금이 매년 수도 요금으로 낭비하고 있고, 청계천의 부영양화를 불러왔다. 환경 CEO라고 칭송받던 2mb 만들어 결과는 결코 친환경적인 것이 아니라 친콘크리트적인 결과인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그를 환경 인물이라고 칭송하는가? 개발독재시대를 거쳐서 아파트 공화국의 시대로 들어오면서 우리는 콘크리트의 미학에 너무 익숙해지면서 친환경과 친자연의 미학이 무엇인지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래서 직선의 아름다움이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생각했으면, 통일 아름다움을 최고의 미학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99% 콘크리트 미학에 1% 자연적 요소가 들어가면 그것이 자연의 미학이요 친환경적 미학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무엇이 친환경이고 무엇이 자인인지보다 익숙한 콘크리트의 미학 속에서 그것을 자연이라고 착각한다.

 

 우석훈 교수는 우리가 얼마나 직선의 미학이라고 불리는 콘크리트의 미학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것이 2mb라는 인물과 딴나라당을 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이 대표적인 직선의 미학과 콘크리트 미학의 중심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돈과 경제라는 황금이 만들어낸 단순하고 미학에 대한 편협한 시각은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마저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여전히 직선의 아파트에 사랑하고, 거대한 토목공사를 자랑스러워하며, 초고층 건물을 그곳의 랜드마크라는 열광한다. 이런 현실에 대한 놀라운 접근과 통찰을 보여주는 우석훈교수를 통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미학의 관점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 봐야 것이다.


직선들의 대한민국 - 8점
우석훈 지음/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