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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책 읽기.....

by 은빛연어 2008. 10. 20.

일주일에 3~4권 씩 해치우는 상위 1%의 독서인이 되지는 못하지만, 1년에 100권이라는 목표로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어렸을 때는 그런데로 책을 읽는 편이 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는 1년에 6~10권 정도의 책을 읽다가 1년에 100권이라는 목표를 잡은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신분상승과 출세를 위한 목적이랄까?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자기개발서를 중심으로 읽기 시작했었다. 대표적인 자기개발서 저자인 공병호박사의 책을 시작으로 조금씩 그 방면의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 책들을 속에 인용되거나 언급된 책들을 계속해서 읽으면서 남는 것은 허무함이랄까? 좋은 말들이 넘쳐나고 나도 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 그리고 방법을 들을 자세하게 가르쳐주는데, 책을 덮으면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읽는 그 순간 뿐이다.

 

 그러면서 다른 분야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물질에 대한 또 다른 욕구랄까? 금전에 대한 욕구랄까? 그 분야는 경제학이었다. 경제학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세상이 돌아가는 논리에 대한 성찰과 분석은 전혀 새로운 세상으로 나를 인도했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잘 반영되어 움직이는 경제학이라는 분야는 심리학도 어느 정도 포함하고 있어서, 물질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경제관련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돈에 대한 욕망이나 욕구보다는 인간 탐욕에 대한 깨달음과 무서움이랄까?

 

그 이후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가 사회분야의 책이었다. 어디선가 박노자에 대한 이름이 많이 들여왔고, 박노자란 인물이 어떤 책을 냈는지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래서 박노자를 통해서 사회분야의 책들 속으로 독서의 방향이 이동하게 되었다. 박노자의 책은 충격 그 자체였다. 공산주의 사상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그의 글들은 처음에는 나의 가치관을 강하게 건드렸다. 그의 글을 반박하고 싶어도 반박하기 쉽지 않은 철저한 논리와 냉철한 비판은 나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던져주었다. 첫 번째 그의 책은 그의 글을 반발하면서 읽게 만들었고 그 뒤에 그리고 그 뒤에 책들은 읽으면서 나는 그를 조금씩 이해함은 물론이고 그의 다음 글과 책들을 기다리게 되었다. 나의 정체성이랄까? 철학이랄까? 그것도 조금씩 변해갔다. 그가 보여주는 마이너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그 마이너 세상의 소수자들에 관심가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내 책 선택의 폭은 점점 넓어졌다.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중은 줄어들고, 소설을 읽는 비율이 조금씩 올라갔다. 동양철학 서적에 조금씩 관심이 가면서 그분야의 책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으며, 역사서적이나 여행서적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책 분야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점점 넓어져 가면서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이 생겼다. 책 읽기 독서에서 중요한 것은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고전문학이라는 것을....... 세상에 중요한 것은 정보나 지식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와 지혜이고, 그러한 세상의 이치나 지혜는 그 곳에 있다는 것을...... 다른 책들은 그 안에 것들에 대한 재발견 재해석일 뿐이라는 것을.....

 

 하지만, 익숙지 않은 것을 접하고 읽는 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들뢰즈의 저작 중에 하나를 손에 들고 읽다가 좌절하고, 몇몇 어려운 인문학 서적을 읽다가 좌절하고.... 그러면서 고전문학에 대한 두려움이 저절로 자라났다. 아직 내 능력으로는 그 분야를 포용하지 못함을 느꼈다. 그래서 여전히 그 분야의 책들에는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어렸을 때 쉽게 접하고 자주 접했더라면 아쉬움이 많이 다가온다. 비록 지금은 두려움으로 쉽게 다가가지는 못하지만, 많은 책 읽기를 통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순간이 오리라 믿는다. 그래서 오늘도 다양한 책들을 읽으려 노력한다.

 

ps> 아~! 올해도 100권은 못 채울 듯 하다. 쉽고 가벼운 책들만 읽는다면 100권은 충분히 채우겠지만, 읽은 책 갯수나 채우는 독서는 지양해야 하기에...... 게을럿던 이번 여름과 몇 몇 달들이 후회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