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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영화보다 재미있는 성장 소설 "점퍼 1 - 순간이동"

by 은빛연어 2008. 4. 16.
 
점퍼 1 (보급판 문고본) - 8점
스티븐 굴드 지음, 이은정 옮김/까멜레옹(비룡소)


 
유치한 성적욕망을 자극하는 투명인간이라는 초능력도 좋지만, 어디든지 순간이동 있는 초능력이 매력적이다. 영화 '점퍼' 보면서 나도 영화 주인공처럼 순간이동이 가능한 '점퍼'이고 싶었다. 그보다 어릴 때는 만화 "드래곤 " 주인공 손오공처럼 초샤이언인이 되고 싶었지만 그것보다 순간이동이라는 그의 능력이 부러웠었다.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또는 걸어서 이동하는데 소비하는 시간적 제약과 그곳이 어디든 장소적 제약을 받지 않는 순간이동이야 말로 교통지옥에서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판타지가 되지 않을까? 모든 도시인들이 순간 이동하는 상상만해도 즐겁다.


 보통 같으면 영화의 원작을 찾아보지 않는다. 영화적 완성도는 떨어지는 '점퍼'같은 영화의 원작은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영화에 표현된 순간이동장면이 묘사한 영상 때문인지 순간이동에 대한 나의 판타지 때문인지 몰라도 소설 '점퍼' 읽게 되었다. SF라는 장르는 상상하는 것으로도 즐겁지만, 최첨단 컴퓨터 기술로 표현되는 영화의 영상도 내가 상상하는 이상을 표현한다. 영화를 먼저 봤기 때문에 소설이 지루하거나 상상하는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은 단지 기우였다. 영화보다 짜여진 스토리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늦은 밤까지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들었다.


 '점퍼1-순간이동' SF형태를 성장 소설이다. 순간이동이라는 특별한 재능이 부각되기는 하지만,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서 가출한 소년이 내적 갈등을 거치면서 성숙해져 가는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주인공의 도덕적으로 해이해 보이는 장면도 있다. 자신의 재능으로 은행을 털기는 하지만, 주인공 데이비드가 처한 상황에서는 어쩔 없는 선택이었다. 갑자기 가출을 해서 자신의 신분을 담보할 만한 어떤 증명자료가 없는 상황으로 직업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상황에서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주인공은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과정에서의 일어나는 내적 갈등도 묘사되어 있다.


 성장소설에 빠질 없는 것이 로맨스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랄까? 자기 중심적 사고에서 다른 이의 입장에서 본격적으로 생각하는 시기가 아닐까? 소설에서도 데이비드가 단계 성숙하게 되는 과정도 사랑을 통해서고 상처를 치료한 것도 사랑을 통해서다. 고등학교 동창생의 성적 유혹에 당황해서 순간이동하고, 여자친구와의 섹스에스 경험이 없다며 우는 순진한 데이비드가 성인이 되는 순간도 사랑을 통해서다.


 그리고 다른 갈등의 시작은 어린 시절 가출했던 어머니와 만남을 통해서 부각된다. 한번의 만남이 영원한 이별이 되어버리면서 데이비드는 한층 성장하게 된다. 사건의 시작은 어머니가 비행기 납치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되면서다. 슬픔과 테러리스트에 대한 분노가 뒤석이면서 자신의 재능을 이용한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비행기 납치 소식이 전해지면 그곳으로 점프해서 테러리스트들을 하나 둘씩 제압한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테러리스트가 잡일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한다. 과정에서 정부 관계자도 그의 능력에 대해서 눈치를 채고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목표로 했던 테러리스트를 잡았을 데이비드는 다른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테러리스트를 향한 분노와 표출 방법이 그렇게 싫어하고 증오했던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다. 테러리스트를 죽여서 어머니의 복수를 완성하려고 했던 것이 얼마나 잔혹하며 또한 의미 없는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결국에 데이비드는 자신의 굴례와도 같았던 복수심과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 모두 떨쳐버리게 된다. 또한 자신의 재능을 유익하게 방법을 고민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했을 영화는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보여주기에 치중해서 화려한 영상이 관객을 압도한다. 나도 점퍼이고 싶다는 생각이들 정도로 매혹적인 영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이 다라는 점에서 영화는 뭔가 여운도 감동도 남겨주지 않는다. 하지만 소설은 주인공의 내적갈등과 성장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건이 어우러져 있어서 쉽게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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