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문제로 여당이나 야당이나 치졸한 권력투쟁 중이다. 세대교체, 물갈이라는 거대한 명분으로 정치하는 놈들에게 치를 떨고 정치를 점점 외면하는 국민들에게 정치개혁이라는 아름다운 선물로 다시 마음을 돌리는 것 같지만, 결국은 그 놈들 내부의 치졸한 권력투쟁이다. 각자의 계파를 서로 더 심어서 다음 대선을 더 멀리는 대권을 노리는 흑막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 하지만 그 놈들의 치졸한 권력투쟁으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를 받고 있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도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다. 아직도 후보자가 누군지도 알 수 없는 지역이 있으니 말이다. 나를 대신할 국민을 대신할 놈들에 대해서 국민들은 제대로 평가할 수도 알 수도 없다. 단지 간판만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 뭐 원래 그래왔던 지역민들이 많았으니 별 상관은 없겠지만……. 지난 대선에서는 국민을 섬기겠다고 서로 알랑거리더니 권력을 잡은 놈들이나 권력을 잡지 못한 놈들이나, 그 놈들에게는 지금 국민보다는 당내의 치졸한 권력이 더 중요하다. 국민을 무섭게 생각하고 섬기겠다던 놈들이 이런 치졸한 작태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유는 뭘까?
여기서는 당내의 역학관계나 당권 또는 차기 대권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언론에서도 열심히 떠들어내는 내용이니까, 그냥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이 빠르다. 나보다 더 전문적이면서도 알기 쉽다. 내가 주목하는 그 치졸한 권력투쟁의 목적은 보수라는 코드다. 물론 여기서의 보수 성향은 정치적 좌우파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과 생각이라는 관점이다. 지역적 기반과 나름 역사적 정통성을 가진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소위 보수라고 불리는 일정한 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이 아무리 치졸하고 더러운 정책을 내고, 나라를 말아먹는다고 해도, 뒤에서는 욕하고 앞에서는 표를 찍어줄 거수기들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은 지금 그들이 행하는 치졸한 권력투쟁으로 많은 국민들이 정치를 혐오하고 무관심하다고 해도, 선거만 되면 당연히 얻는 표들은 일정하다는 말이 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 우선 지난 17대 대선의 투표율을 볼 필요가 있다. 연령대 별로 투표율을 보면 50대가 76.6%로 가장 높았고 20대 후반(25~29세)이 42.9%로 가장 낮았다. 그 외 연령대별 투표율은 60세 이상 76.3%, 40대 66.3%, 30대 후반(35~39세) 58.5%, 30대 전반(30~34세) 51.3%, 20대 전반(20~24세) 51.1%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투표율도 높았다.(출처 기사 링크) 소위 가장 진보적이라고 불리는 20~30대 층에서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정치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이 가장 큰 층인 20~30대에 대한 정책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40대 이상의 고정 거수기들만을 안 놓치면 되는 것이다.
그나마 투표율이 높은 것이 대선이라면 총선의 투표율은 50%를 겨우 상회한다. 즉 20~30대와 부동층의 정치관심과 투표율은 더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결국은 지역적 기반과 단단한 기득권을 가진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그들의 거수기들인 보수표만 지키면 된다. 젊은 유권자들과 부동층을 정치적 관심에서 점점 멀어지게 함으로써 그들의 지역기반을 강화함은 물론이고 손 쉽게 의회에 입성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치졸한 권력투쟁을 맘 놓고 하는 것이다.
다시 결론을 요약하면 치졸한 권력투쟁으로 거대 정당들은 젊은 층과 부동층의 정치적 무관심과 혐오를 야기해서 투표율을 낮추고 그들의 거수기들의 표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 할 것이다. 결국에 천민자본주의로 대표되는 개발우선주의 1등주의 경쟁주의가 더 맹렬하게 먹히고, 줄세우기 객관식으로 인간 평가하기가 최선으로 생각되는 사회 분위기는 더 강화되고 88만원 세대와 그 밑의 세대는 더욱더 정치와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스스로가 외면하게 된다. 세대간의 양극화와 착취는 점점 심해질 것이다. 시간 갈 수록 정치의 중심에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굳건한 거수기를 가진 거대 정당만 있을 뿐이다. 정치하는 놈들이 노리는 것은 거수기들의 표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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