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깊은 사랑에 대한 영화들.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4주

 

 삶이 힘들고 각박해지면, 가장 먼저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어머니다. 나의 잘못을 모두 감싸 안으며, 내가 무슨 일을 저질러도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다. 가까이 있으면 잔소리로 귀를 따갑게 해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문득 어머니의 부재를 상상해 본다면, 그 절망감이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존재가 어미니다. 점점 각박해지는 삶 때문인지 몰라도 요즘에는 어머니를 중심으로 만든 작품들이 눈에 띄는 것 같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 같은 작품은 이미 베스트 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도 어머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점점 눈에 띄는 것 같다.

 

애자 - 정기훈

 

 우선 작년에 개봉한 "애자"가 눈에 띈다. 최강희와 김영애 두 배우의 모녀 연기가 너무 사실감 넘쳐서 진한 감동을 남기는 작품이다. 소설가가 되겠다고 변변한 돈벌이도 하지 못하는 철 없는 딸 "애자"와 그런 딸을 무뚝뚝하면서도 때론 과격하게 나무라면서 티격태격하는 엄마와의 일상이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다 엄마가 암에 걸려서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애자는 어머니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 엄마의 존재 자체가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커다란 의지가 되었고, 중심이 되었는지를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엄마라는 존재의 품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애자의 모습이 영화 속에 그려진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끝까지 엄마를 보내려 하지 않는 애자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남기는 작품이다.

 

 이번 주에 개봉하는 2편의 영화는 예고편이나 광고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직접 내세우지는 않는다. 교도소 합창단을 소재로 한 "하모니", 김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운 "식객 : 김치전쟁"은 어머니와 별 관련 없는 것 같은 작품들이다. 하지만, 두 작품은 영화 내용 전체에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작품 내내 풍겨낸다. 각각의 영화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소재들이 전부 어머니의 사랑과 가치를 표현하기 위한 소재들인 것이다.

 

하모니 - 강대규

 

 영화 "하모니"는 여성 교도소에서 만들어진 합창단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합창단의 구성원들을 하나 하나 뜯어 보면 전부 어머니라는 주제로 통한다. 교도소에서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수 없어 누군가에 아이를 입양 보내야만 하는 재소자. 남편의 불륜에 화가나서 남편과 내연녀를 살해한 사형수지만 그런 실수에 자녀들이 제대로 양육하지 못해서 언제나 자식들에게 미안한 사형수. 잘 살아보고자 빌린 사채 빚 때문에 징역을 살고 있는 두 딸의 엄마. 의붓아버지의 폭행에 참지 못해 우발적 살해를 저지르지만, 그런 자신을 보듬지 않았던 엄마를 증오하는 재소자 등. 영화는 전부 어머니와 관련된 인물들로 구성되어 이야기를 이끈다. 무대 인사를 온 한 배우가 이 영화를 보면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고 싶어질 거라고 했는데, 바로 "하모니"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전해오는 잔잔한 여운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그 배우의 말 그대로다.

 

 영화 "식객 : 김치전쟁"은 음식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원작 만화가 워낙 탄탄해서, 영화는 물론 드라마로까지 만들어 질 정도인 작품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영화 "식객"과 드라마 "식객" 그리고 "식객:김치전쟁"에서 "성찬"이라는 인물을 맡은 사람이 전부 다르다. 3명 다 전부 각자의 개성과 함께 저마다 만화 속 "성찬"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누가 더 좋고 나쁘다는 것을 쉽게 말할 수가 없을 정도다.

 

식객:김치전쟁 - 백동훈

 

 "식객 : 김치전쟁"은 김치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하지만, 김치라는 소재는 음식영화로써의 매력을 물씬 풍기기 위한 소재이자, 어머니의 사랑과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소재로써 쓰인 것이다. 영화는 성찬과 장은의 "춘양각"을 사이에 두고 김치요리 대결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성찬은 어머니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과 증오에 김치맛에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하고, 장은은 어머니와 자신의 관계를 단절시킨 것이 "춘양각"이라 생각하고 이를 없애려 한다. 영화는 김치 대결 보다는 대결의 과정을 통해서 성찬과 장은이 어머니의 높고 깊은 사랑을 하나 하나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김치라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영화는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