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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남성들이여, 배워라 노력하라 변화하라. "왜 여자 아이들이 더 공부를 잘할까?"를 읽고....

by 은빛연어 2008.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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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안 300페이지 이상의 두꺼운 책에 이해도 쉽지 않은 책을 읽느라 골이 지끈거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작정 쉬운 책에 두께가 얇은 책을 읽겠다는 생각에 책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책보다가 제목부터 눈에 확들어온다. 최근에 남녀공학 학교에서 남학생들의 성적이 하락하고 여학생들의 성적이 높아지면서 남학생교실과 여학생교실을 분리하거나 처음부터 남학생학교나 여학생학교로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본다면 원인을 분석한 듯한 책제목은 나의 관심을 끈다. 두께도 200 페이지라 그냥 쉽게 읽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얼마 전까지도 알파걸이라는 이름으로 여성들의 약진에 대해서 많은 사회적 이슈를 유발했었다. 여학생들에 눌려서 남학생들이 기를 펴지 못한다는 학부모들의 한탄까지 나올 정도니, 남성중심의 한국사회가 참으로 많이 급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차별 받고 있음을 물론이고 비정규직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또한 한국의 상황이다. 아직은 남녀 평등의 사회로 가야 길이 멀기는 하지만 알파걸의 출현으로 사회변화의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전히 남성중심주의 사고가 남아있는 어머니들과 남자들은 이런 상황을 인정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명확하게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의 아들들이 또는 자기가 피해를 받고 있거나 여성들에게 눌려 살고 있는 피해망상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그런 피해망상을 해소하려는 다양한 꼼수를 생각하거나 공격대상을 물색한다. 아들들의 어머니들이 생각한 꼼수는 남녀공학학교를 다니는 아들들을 남학교로 전학시키거나 남녀분반을 요구한다. 그러면 아들들이 알파 걸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있는 처럼 믿는다. 자신들의 치맛바람이 만들어낸 우리 속이 그들을 나약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남성중심주의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어떤가? 자신과 이전의 남성중심주의사회가 만들어 놓은 유리천창이라는 차별의 장벽은 인식하지도 못한 자신들이 피해를 당한 것처럼 차별을 받는 것처럼 피해망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절대적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높여서 말한다. '여성들도 군대가라' 말을 서슴없이 한다. 군대라는 것이 여성을 억압하고 정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남성들의 도구였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


 남성중심주의 사고에 익숙한 이들은 지금의 결과를 쉽게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쉽게 승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알파걸로부터 배워야 것들을 모조리 무시하고 단지 그들은 최근에 만들어진 여성중심의 정책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조차 하지 못한다. 이미 나온 결과는 단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 페미니스트들이 만들어낸 정치적 행위의 산물로 취급할 뿐이다.


 하지만 알파걸들은 단순히 여성들이 정치적 행위로 만들어낸 결과물이 아니다. 단지 억압받았던 여성들이 자신을 옭매던 껍질을 깨기 시작하면서 그들 스스로가 이뤄낸 결과물들이다. 남성중심주의 사회에서 억압받고 차별받던 그들이 그런 차별의 껍질들을 깨고 자신의 자리를 찾은 뿐이다. 책에서는 그것을 "무의식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열등감이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살아나게 된다. 변화의 시작은 바로 여학생들의 내면에 있었다. 여학생들의 심리에 커다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라고 분석한다. 여성들이 남성보다 못했던 것은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자신감의 발현은 과거에 남성의 역할과 여성의 역할의 구분이 무너지면서라고 한다. 가정일은 여성의 것이고, 바깥일은 남성의 것이라는 구분은 여성의 잠재적 능력을 억압하고 있음을 물론이고 남성의 잠재적 능력을 억압하고 있었다. 이것에 대해 여성개발원의 안상수 박사는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갖게 되면 사고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그만큼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말한 것을 보면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듯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는데, 일본의 경우에는 알파걸이라는 말이 없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도 여성의 약진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은 아직도 성역활의 구분이 강한 나라라는 것이 그것을 뒷받침한다고 한다.


 그런데 성역활의 구분이 약해진 지금의 세상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약진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해서 "남자 아이들의 경우 고정관념 분류에 따라, 양성성이냐 여성성이냐 남성성 혹은 미분화인가에 따라 성취동기 차이가 크게 없었지만 여자 아이들의 경우 양성성인 아이들이 남성, 여성, 미분화 여자 아이들에 비해 성취동기가 높았다. 뿐만 아니라 양성성인 여자 아이들이 전체 남자 아이들에 비해서도 성취동기가 높게 나타났다."라고 한다.


 그것 뿐만 아니라, 여성의 뇌와 남성의 뇌가 차이가 있는데, 여성의 뇌가 멀티테스킹에 능하다는 것이다. 시간과 속도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멀티테스킹을 필수적인 능력이 되고 있는데, 남성은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 에드워드 할로웰에 의하면 "여자들은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수다로 푸는 경향이 있으며, 수다의 대상이 되는 동료나 친구들에게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지 아주 표현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자들은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과잉 공격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최악의 대처법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업무에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대처한다든지 전화에다 핏대를 올린다거나 소위 '경적으로 빵빵 우려대는' 짓을 해서 일을 망치기 쉽다" 것이다.


 반면에 루벤 구어 박사는 자신의 연구에서 남자들과 여자들이 과제에 집중할 두뇌가 활성화되는 패턴이 다른 것을 발견했다. 과제가 어려워질수록 남자들은 두뇌의 부분만 집중적으로 활성화되는데 비해 여자들은 두뇌의 여러 부분이 동시에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를 근거로 루벤 구어 박사는 여자들이 과제에 몰두할 여러 가지 요소를 한꺼번에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추정했다. 결국에 수렵과 농경시대에는 남성의 능력이나 기질이 각광받는 시대였다면 지금은 여성의 능력이나 기질이 각광받는 시대인 것이다.


 결국에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로 것은 "남성은 남자답게 여성은 여성답게"라는 문구가 아니라 성적기질을 골고루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서 이미 많은 인재관련 전문가들은 양성성을 키워라고 주문해왔다. 그런 뜻에서 책의 저자도 비슷한 주문과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말한다. "아버지들이여, 배워라 노력하라 변화하라."라고. 방법으로 "공감능력을 배워라. 상대방의 미세한 감정 변화를 읽는 연습을 해라. 끊임없이, 사소한 것이라도 대화를 시도하라.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라. 때로는 눈물이 약이 된다고 믿어라. 부엌 친화적인 남자가 되라."라고 한다.


 이젠 남성이 가졌던 과거의 영광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근력과 체격으로 여성을 억압하던 시대는 완전히 사라졌다. 어떤 성이 어떤 성을 당연히 이겨야 하는 대결의 시대도 사라졌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이해하고 닮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경쟁이 아니라 같이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것이다.


Ps> 1) 자녀들의 양성성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버지라고 한다. 아버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가사분담을 하느냐가 많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여성보다 세상의 변화에 느린 남성 그리고 아버지들은 반성합시다.


 2) 책을 통해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겉으로는 척하는 남성들이 실제로는 여성보다 약하다고 한다. 연구에 의하면 남성이 공포나 불쾌한 상황에서 강렬한 두뇌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유는 남자들은 심하게 불쾌한 자극에 대해 '회피 또는 공격' 두가지로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을 수도 있다. 반면에 여성들은 그런 상황을 충분히 즐길 수도 있는 것이다.

 3) 참고로 나는 페미스트도 아닌 그냥 평범한 남자다. 

왜 여자 아이들이 더 공부를 잘할까? - 10점
유진규 지음/디자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