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경제발전, 우리시대 슬픈 자화상에 대하여…….

 

 KBS 1TV에서는 신년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와중에 MBC에서는 'W'라는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다. 두 프로그램의 방송내용은 모두 시대정신과 시대상황을 모두 반영하고 있었다. 한 프로그램은 새로운 대통령과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는 경제관련 프로그램을, 다른 한 프로그램은 온 인류가 가까운 미래에 직면할 아니 지금 직면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관한 프로그램이었다. 한쪽에서는 잘 살아보는 욕망으로 아니 더 잘살아보자는 우리의 끝없는 욕망을 표현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그 욕망으로 인한 파멸의 현장과 과정을 보여주는 주었다. 어떻게 보면 격렬하게  대비되는 시대정신과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었다.

 

 두 프로그램을 번갈아 돌려보면서 참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경제발전과 개발로 야기하는 전 세계적인 문제보다 지금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고 더 급한 것이 되어 버리니 말이다. 특히 다른 한쪽의 끝없는 욕망으로 인해 아무런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들부터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 피해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인가. 빙하가 녹으면서 높아지는 수위로 인해 많은 섬나라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고 있고, 결국에는 그곳의 수많은 주민들은 나라를 잃어버리고 말수 밖에 없는 현실이. 뿐만 아니라 위력이 점점 강해지는 태풍으로 인해서 한 순간에 가족과 친지들 그리고 이웃을 떠나 보낸 현실이.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자업자득이고 사필귀정이라면 그래도 좀 덜 서글플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슬픔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지구에 사는 인간이라는 것 뿐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더 많은 옷을 입기 위해서, 더 좋은 차를 사기 위해서, 지구의 수 많은 나라들이 경주하는 세계화의 들판에서 소외된 이들이 직면하는 것은 물질의 부족이 아니라 존재와 생명자체가 위협 받는 현실. 그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머지 않은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고, 우리 후손들의 현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동물은 간사해서 바로 코 앞에 직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일로 여기지 않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지구 온난화를 만들어 내는 수 원죄의 국가인 많은 선진 산업국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기후협약에 소극적이니 말이다. UN 반기문 사무총장의 노력으로 기후협약에 관한 로드맵은 채택되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얼마나 그 로드맵이 지켜질 수 있을까? 아니 그 로드맵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로드맵 실현에 추진력이 되어 줄 사람들이 희생되어야 할까?

 

 이것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다. 물질과 돈을 향한 욕망으로 어디 있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하는. 그리고 그 폭력이 언젠가 우리에게로 되돌아 올 때야 뒤늦은 후회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