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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세상은 web 2.0, 하지만 대선은 과거로......

by 은빛연어 2007. 12. 16.
 

 2002 대선에서는 기존의 선거운동을 뒤집는 혁신적인 방법이 튀어나왔다. 가공되고 정제되는 기존 미디어와 언론에 반감을 풀었던 많은 시민들이 보다 자유로운 인터넷이라는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자유롭게 개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쪽은 이런 시대적 요구와 변화를 그대로 수용해서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다른 쪽은 그런 시대적 흐름을 간과하고 말았다. 기본적으로 선거의 흐름이 보수 vs 진보라는 커다란 틀을 이루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구미디어의 기존 언론 vs 신미디어의 인터넷의 대결이었다. 당시 인터넷의 참여열기는 최근에 가장 많은 트랜드가 되어 버린 web 2.0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미 우리는 2002년에 web 2.0 세상에 발을 디뎠다.

 

  당시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의사의 적극적인 개진과 참여는 해외언론에서도 주목을 받으며 미래의 선거문화가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도 인터넷 공간이 새로운 선거운동의 장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유튜브에 올려진 많은 UCC들을 통해서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마음 펼치며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을 보면 인터넷과 web 2.0 가능성과 활용성은 무한해 보인다.

 

 지난번에 신미디어에 패한 보수진영도 이번에는 차분히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랭키 컴의 인터넷 트래픽 결과에 따르면 보수진영의 사이버 영토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서울신문기사) 지난 대선에서는 진보진영이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장악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보수가 약진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는 진보와 보수의 본격적인 대결이 인터넷에서 벌여질 요건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대선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본격적인 담론과 토론의 장이 되어야만 했다. 정치와 대선에서도 한쪽의 일방적인 것이 아닌 모두가 참여할 있는 web 2.0 세상이 본격적으로 도래해야 세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은 담론과 토론의 장이 되지 못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야 하는 구시대적 선거법 앞에 많은 네티즌들은 몸을 사릴 밖에 없었다. 선관위에 의해 삭제된 게시물이 12 2 현재 6 5천여 건에 이르고, 1312명이 선거사범으로 입건되었다고 한다.국민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막으며 선거법이라는 칼날을 이용해서 고발이라는 난도질을 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대선정보를 획득하는 경로로 구미디어가 약진하기 시작했다. 선관위 조사에 따르면 신문, TV 같은 언론매체를 통한 정보 획득이 41.7%, 합동토론회와 방송연설이 41.6% 차지했다. 인터넷이 차지한 비중은 4.9% 밖에 되지 않았다. 앞도적으로 1위를 달리는 대선후보 때문에 선거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한 잘못된 선거법과 모당의 행태는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막아 버렸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국민이 참여하는 선거가 아니라 경찰과 검찰 그리고 선거법만이 참여하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검찰의 BBK수사에만 목을 메고 있던 여당과 후보나, 고발이라는 칼을 이용해서 마구잡이로 협박을 일삼는 한나라당이나 차이가 없다. 이번 대선은 국민에 의한 선거가 아니라 법과 권력기관에 의한 선거가 되어 버렸다. 인터넷의 엘도라도라고 여겼던 web 2.0 세상이 정치현실에는 퇴보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