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파업을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로 뽑는 것이 mbc의 공영성 문제다. 그 중 Mbc의 쇼, 오락프로그램이 많아는 식의 논리는 별 상대할 가치가 없다. mbc의 소유구조가 공영인 것이지 재무구조까지 공영이 아니라는 기본 전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Kbs 처럼 재무구조까지 공영의 요소가 있다면 충분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비판의 논지가 필요하나 mbc의 경영 형태는 일반 기업과 같은 형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방송프로그램의 분포만을 가지고 공영성을 논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 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공영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등을 중심으로 공영성을 논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 mbc의 공영성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뽑는 것이 pd 수첩의 광우병 보도다. 일부의 번역오류를 가지고 한 쪽에서는 굉장히 왜곡되었다고 말하고 한 쪽에서는 일부의 오류일 뿐 광우병에 대해서는 왜곡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우선 왜곡되었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무척 낮음을 지적한다.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더 낮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너무 과장되게 보도 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많은 시민들을 선동해서 촛불집회까지 일으켰다는 것이 mbc의 공영성을 문제삼는 가장 큰 이유다.
반대로 pd수첩과 mbc를 옹호하는 측에서는 일부의 왜곡은 있었으나 광우병의 위험은 여진히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미국의 사료시스템이나 검역 시스템은 불완전해서 광우병의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기에는 힘들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특히 광우병에 대해서는 현재의 의학으로 완전히 밝혀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미지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광우병에 대한 검사와 검역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 영국에서는 mm형 유전자형의 인체광우병 환자가 아니라 mv형 유전자의 인체광우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앞으로 350여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기존에 mm형 유전자에서 발병한다고 했던 광우병이 mv형 유전자에서도 발병함으로써 광우병에 대한 연구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주장은 큰 힘을 얻고 있다.
한 쪽에서는 확률을 가지고 mbc의 보도가 과장 왜곡된 것이라고 하고, 한 쪽에서는 소수의 환자라고 해도 여전히 병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임을 가리켜 mbc의 보도는 과장 왜곡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는 가장 큰 인식의 문제가 발생한다. Mbc의 주장을 옹호하는 측이든 반대하든 측이든 광우병의 발병확률이 낮다는 "사실"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한쪽에서는 "사실"보다는 사실이 가져다 줄 결과에 대해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Mbc가 보도했던 사실이라는 것이 "발병 확률에 관한 사실"이 아니라, "그 사실이 가져다 줄 결과"에 비중을 뒀기 때문에, mbc의 그 보도에 일부 오역이 문제가 될 수는 있으나, 사실을 왜곡한 것이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mbc와 촛불 집회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mbc는 광우병 공포를 과장해서 시민들은 선동해서 촛불집회를 일으켰다고 잘못된 비난이 가해진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무지 몽매한 사람으로 상당히 폄하하면서. 그들의 가장 큰 특징은 촛불집회의 원인을 광우병의 왜곡보도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인식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광우병의 공포로 촛불을 든 사람들도 물론 있었지만, 검역주권을 포기하는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해서 분노해 촛불을 든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촛불이라는 것이 하나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집단 아니라, 저마다의 다른 생각과 주장을 표현하기 위한 장이었을 뿐이지, 촛불 자체가 주장은 아니 였다.
반 mbc와 반 촛불의 집단의 인식은 정확하게 이분법적 사고로 문제를 단순화 시켜서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왜곡 시키는 주장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인식에 대한 차이는 왜곡이 될 수가 없는 문제다. 정치에서 좌와 우는 인식의 차이를 기반에 두고 있는 것이지, 서로의 정치적 견해를 두고 왜곡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 mbc와 반 촛불 측은 인식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중에서 자신들에게 중요한 한가지의 사실만을 가지고 상대방의 주장을 완전히 왜곡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Mbc의 광우병 보도는 왜곡이 아니라 인식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고, 촛불은 든 사람들 역시 그런 인식의 차이를 인식하고 자신의 주장을 한 것이다. 결국에 mbc든 촛불이든 결코 자신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는 진실했으며, 공정했던 것이다. 그것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안 된다.
"리스크"라는 책에는 "아르노라는 사람은 번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그 이유는 번개를 맞을 극히 희박한 확률을 너무 과대평가한다 것이다. 물론 그의 비난은 잘못된 것이다. 그는 '무엇인가'를 무시한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사실'은 모든 이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번개를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도, 정작 번개가 그들이 서 있는 자리에 정확히 내리꽂힐 리 없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다. 베르누이는 상황을 더 명확히 파악했다. 그는 번개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결과의 중대성에 무게를 두기 때문에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비록 번개에 맞을 가능성은 매우 작더라도 말이다."라는 문단이 있다. 정확히 보면 지금의 인식과 갈등구조를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는 문장이다. 어떤 이는 확률의 높고 낮음만을 어떤 이는 확률을 인식한 후에 다른 부분에 대한 인식을 더해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한쪽은 이분법적이라면 다른 한 쪽은 다차원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이분법적 인식을 뛰어넘어 다차원적 인식이 필요한 시대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분법적 인식과 다차원적 인식이 충돌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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