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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공중그네"를 읽고…….

by 은빛연어 2007. 4. 27.
공중그네 - 10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지금의 위치와 지금의 능력이 지금의 나를 결정해 버린다. 타인의 눈에 보이는 위치와 능력이 그가 나를 평가하는 모든 잣대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고정되어 버린 타인의 시선에 의해서 나의 삶에 대한 주도권은 나의 것이 아닌 타인 것이 버리는 것 같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타인의 시선에 대해서 언제나 신경을 써야 한다. 나의 내면의 자아와 다른 또 다른 나가 표현되고 보여진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의 존재에 관한 의문이나 회의는 나를 괴롭힌다. 일본 사람들의 속마음과 겉이 다르다고 했지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속과 겉이 언제나 같을 수만은 없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 그리고 시선으로 자신을 너무나 힘들고 옥죄는 것은 아닐까?


진정한 자신을 찾지 못해서 병을 가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뾰족한 물건만 보면 두려워하는 야쿠자 중간보스와 칼을 몸에 지니고 있지 않으면 틱 증상이 나타나는 라이벌 조직의 중간보스나, 어느 날 인가부터 번번이 추락하는 최고의 공중그네 곡예사, 장인이자 대학병원 교수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어하는 의사, 글을 쓰면서 자신이 주인공들의 직업이나 스토리가 이전에 자신이 썼다는 강박관념에 잡혀버린 소설가의 모습을 통해서 투영된 현대인들의 자화상들이다.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무턱대고 주사부터 놓는 독특한 신경과 의사 "이라부"와 무뚝뚝한 불 친절한 간호사 "마유미"가 보여주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모습을 보면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라부"의 환자가 된 이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짜증나고 믿음이 가지 않는 의사이겠지만, 체면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통해 환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치유한다.

   

마음의 병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 만들어 놓은 외면의 자아와 내면의 자아와의 갈등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병을 치유하는 것은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에 의해서라야 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는 생각에 자아를 성형해가면서 나에 대한 혼란으로 인해 생겨나는 병들로 자유롭지 못한 우리들에게 "이라부"는 자유로움이라는 강한 처방전을 준다. 그리고 웃음이라는 달콤한 사탕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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