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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책 "A4 솔루션"을 읽고......

by 은빛연어 2009. 4. 12.
 


 대학입시가 끝나면 언론의 주목을 받은 수석합격자나 수능 최고점수자들의 수기가 책으로 출간되곤 한다. 요즘에는 글로벌 시대라서 그런지, 아니면 서양에 대한 사대주의 또는 콤플렉스 때문인지 몰라도 해외 명문대에 합격한 이들의 수기들이 책으로 출간 된다. 수기들의 마지막은 99% 자신들의 공부법에 대한 장황하면서도 자세한 설명들이 실려 있다. 요즘은 그런 아이들을 키운 맹모들의 수기들이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는데,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어떻게 자녀를 교육시키는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고 해도 사람들처럼 되지는 않고, 그런 자식을 키울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공장에서 붕어빵 찍어내듯 어떤 공정만 거치면 아이들도 획일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있다는 환상 속에서 그런 것들을 소비한다.

 

 실제로 책을 읽고 책의 주인공과 같은 성과를 이룬 사람은 얼마나 될까? , 아이의 재능, 능력 등이 같을 수도 없고, 가정환경이나 교육환경이 같을 수도 없고, 부모의 능력이나 성향도 같을 수도 없다. 우리는 그것을 망각하기에 자신이 또는 부모가 책의 속의 사람만큼 노력하고 뒷받침만 받는다면 그들 처럼 있다는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다. 각자의 재능이나 적성은 완전히 무시하고 학벌과 학력이라는 허상을 쫓기에 바쁘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을 하나의 존엄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속물 또는 만들어 있는 공산품으로 생각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아이들의 생각보다는 우리 어른들의 생각과 주장을 강요할 뿐인 것이다.

 

 시중에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들도 그런 책들과 비슷하다. 그런 책들은 읽을 때는 나도 저자처럼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다. 그래서 우리는 나도 그들 처럼 있는 환상으로 그런 책들을 소비한다. 비슷한 내용들의 반복인 책들을 우리는 계속 소비하면서도 그들처럼 성공한 사람을 주변에서 만나기는 힘든 것일까? 이유는 책들에 쓰여진 방법들을 제대로 실천하고 자신의 기술이나 습관으로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책의 내용들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우리는 성공하고자 하는 욕망과 의욕은 있으면서도 노력하지 않는 것일까? 선천적으로 게으른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공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재능과 적성을 무시한 , 남들의 경험과 성과를 자신에게 맞추려 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쉽게 흥미를 잃고 실증을 내면서 처음에 다짐했던 의지는 점점 약해지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들이 저자들의 경험과 성공담을 기본으로 한다. 경험을 논리적으로 또는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 다른 책들의 이론이나 성공담을 끌어 오면서 그것을 합리화 하거나 논리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것이 올바르다 틀리다고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지극히 저자 중심의 내용이 밖에 없다는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저자와 같은 적성과 재능을 가진 것도 아닌데 그것을 바로 적용하고 습관화 시킨다는 것은 힘든 일이 밖에 없는 것이다.

 

 소위 고전으로 평가 받는 몇몇의 저작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이런 책들은 고전의 확장된 형태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책의 저자들이 고전의 내용을 발판 삼아서 자신의 경험과 노력을 확장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책들의 핵심 내용은 언제나 동어 반복적이다.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서 저자가 자신 나름의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는 참고서일 , 맹목적으로 믿고 실천해야 하는 바이블이 수가 없다. 자신을 파악한 다음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참고하는 자료일 뿐이다.

 

 입시지옥에 시달려온 한국 사회에서는 참고서라는 것이 교과서보다 유용하게 취급 받는 기현상이 있는데, 그로 인해 참고서를 반복 복제 소비만 , 자신만의 것과 방식으로 확장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책은 참고서일 뿐이다. 동어반복이나 내용의 복제와 반복에 그치지 말고, 자신의 만의 것으로 만들도록 노력해야 이런 책들이 빛나는 것이다.

 

  "A4솔루션" 비슷한 책들의 동어반복적인 내용들이 많다. 다른 책들과 조금은 차별화 되는 내용이라면 A4용지를 활용한 생각을 정리하는 노하우랄까? 벤자민 프랭클린이 만들었다는 "프랭클린 다이어리"처럼, 기록을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나 방향,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과 같이, A4 용지에 그런 내용들을 하나 하나 기록하면서 머리 속에서만 맴돌던 생각들을 현실화 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다짐은 물론이고,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필요한 해결방안이나 실천방향을 확립할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다양한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그보다 생각은 많으나 구체적으로 현실화 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되지 않을까.


A4 솔루션 - 6점
미키 다케노부 지음, 이동희 옮김/전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