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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대지와의 연결자 피에르 라비 -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를 읽고.

by 은빛연어 2007. 2. 22.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 8점
장 피에르 카르티에.라셀 카르티에 지음, 길잡이 늑대 옮김/조화로운삶


 
대학교 1학년 여름농활을 갔을 곳의 농민분이 앞으로는 "농산물이 식량이 최고의 부가가치를 가진 상품이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녹지의 사막화와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서 농경지는 부족해지면서 식량의 가치는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거 같다. 하지만 생명공학과 관련 기술의 발달로 인해 농산물의 생산성은 증가했다.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최고의 부가가치 상품은 서비스상품이나 공산품이다. FTA 파도 앞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없는 것도 농업이고 농산품이다. 하지만 웰빙 열풍에 힘입어 농산물의 부가가치도 다양해졌고 시장의 변화나 흐름을 파악한다면 농업에도 물론 틈새시장이나 블루오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급속도로 고령화 되어가는 현실에서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거나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은 또한 농업이 가진 현실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금의 나처럼 농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농산물을 상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지금의 우리의 농촌이고 농업이다. 하지만 농부 피에르 라비는 대지와 자연과의 관계에서 농업을 아니 농사를 바라본다. 피에르 라비가 척박한 땅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주위에 모든 사람들은 피에르 라비가 실패할 것이라고 했지만 피에르 라비는 대지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사랑하며 자신의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완성해간다.


 물질주의자요 수익우선 주의자인 나는 피에르 라비의 삶과 철학은 철학자가 아니라 수행하는 성자로 보인다. 물질의 풍요로움을 맛본 이는 달콤함을 떨치기 쉽지 않고 편리함이라는 안락함을 맛본 이는 달콤함을 떨치기 쉽지 않다. 물질과 편리함의 노예다. 흙의 포근함과 나무 숲의 안락함음 도시의 빌딩숲의 삭막함과 아스팔트의 딱딱함 속에서 이미 옛날 이야기요 추억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난자와 정자 매매를 통해서 아이마저 부품처럼 선택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대지와 교류하고 하나가 되던 죽은 육신마저도 화려한 무덤으로 치장되다가 언제부터인지 조그만 유리병에 담겨 보관되어 버린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면서 대지와 관계맺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죽어서 마저 우리는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런 현실에서 대지의 조그만 미생물마저 사랑하는 피에르 라비의 철학과 삶은 넓은 대지의 편안함과 풍요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지는 모든 것의 토대이며, 확실한 가치를 지닌 유일한 것입니다. 대지와 교류할 아는 사람들은 어떤 어려운 일이든 극복해 나갑니다."라고 피에르 라비는 말한다. 어쩌면 대지와 단절이 시작되면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단절도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이전에 비해서 상상할 수도 없는 풍요를 누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많은 풍요와 물질을 추구한다. 과정에서 우리는 교류라는 것의 의미를 잃어버렸으며 단절이라는 것에 익숙해졌다. 생명의 소중함도 지금 살고 있는 삶의 소중함도 자연과 대지의 소중함도 망각의 저편에 숨겨왔다. 피에르 라비와의 만남을 통해서 단절되고 잊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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