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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 문득10

교칙이란게 없는 나라. 교육의 모범국가로 꼽히는 핀란드에는 학교에 교칙이 없다고 한다. 이것을 알았을 때 놀랐다. 교칙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라, "교칙 없이 학생들을 어떻게 관리하지?"라는 물음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 가기에 놀랐다. 내 안의 권위 의식이랄까?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써 나와 같은 평등한 존재로 본 것이 아니라, 성인 아래에 있는 미숙한 인격체로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서 놀랐다. 웬만해선 학생들의 편에서 서서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들을 응원한다고 생각했는데, 학생을 관리의 대상 감시의 대상 규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나의 내적 인식에 대해서 놀랐다. 변명이라면 성인이 되기 이전에 받아온 세뇌교육과의 대결에서 나는 아직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나 보다. 우리 사회의 가장 비열한 모.. 2009. 7. 18.
권위나 권위주의나 권위나 권위주의나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로 권위주의가 의도적으로 위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사람들을 복종시킨다는 점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말이다. 권위가 사람을 복종시킨다는 것에 대해서 무슨 소리냐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스탠리 밀그램은 권위와 복종의 관계를 직접적 실험을 통해서 이미 연구했다. 권위주의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는 귄위에 복종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인간은 권위에 복종하는 것일까? 우선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책임감에서 자유로워 진다고 한다. 자신의 내적 충돌이나 양심의 혼란이 있기는 하지만, 권위에 복종함으로써 권위자에게 책임을 대신 돌려버리는 것이다. 영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에는 그런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영화를 .. 2009. 7. 8.
기도와 자기암시 자주가던 사이트가 한 시사잡지에 실리면서 정권의 탄압이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낀 운영자들이 게시판을 폐쇄하는 임시조치했다. 그래서 그 게시판에 자주 머물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twitter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주로 눈팅하는 유저이지만, 그래도 대세를 쫓아서 twitter에 같이 둥지를 틀었는데, 갑자기 별 이상한 놈이 나를 following 했다. "나라사랑구국기도회"라나. 개뿔~! "나라사랑"이라는 꼬라지도 우습지만, "구국기도회"라는 웃기지도 않은 이름에 어이가 없다. 나라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달면서 진실로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 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나라사랑이라고 말하는 인간들 대부분은 국민이나 국가보다 정권을 더 생각하는 파시스트적인 성향이 많다는 것을 이제껏 경험으로 .. 2009. 7. 4.
애국과 국가 그리고 국민. 분열을 걱정하고 사회를 통합시키고자 하는 인간들의 특징은 말 할 때마다 위기를 들먹인다. 그러면 위기만 통과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 처럼 시민들을 현혹시킨다. 그러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약한자들의 관용과 희생을 바란다. 솔직하게 까놓고 이야기하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약한 시민들의 복종이다. 자신들의 명령에만 따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처럼 말한다. 그들이 행하는 짓거리는 말이 좋아서 관용과 희생이지 본질은 폭력이다. 약한 시민들에게 그들의 힘앞에 굴복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관용과 희생해야 될 것들은 오히려 약한 시민에게 모든 책임과 의무를 덧씌우고, 그들은 구경꾼이 되어서 약한 시민들의 등골을 손쉽게 뽑아 먹는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이해서 각국의 정부들은 약한 서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2009.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