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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잡스 시대의 애플에 대한 기록과 정리. 책 "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by 은빛연어 2012. 9. 5.

기업의 입장에서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커다란 자산이다. 브랜드 하나는 수 많은 마케팅 비용 이상의 효과를 낸다. 좋은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신뢰를 얻는다. 이런 지지와 신뢰는 바로 그 기업의 이익과 바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경쟁 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은 자신이 가진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수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붙는다. 하지만, 아무리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고 해도, 모두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업이 의도한 브랜드와 소비자들이 원하는 브랜드의 가치가 일치해야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추종하지만, 기업의 의도와 소비자의 속내는 쉽게 일치 시킬 수가 없다. 하나의 문제을 두고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서로 일치하는 합의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것처럼.

 

애플이라는 기업의 브랜드는 좀 특별한 것 같다. 이 기업의 브랜드는 기업의 의도와 소비자들의 기호가 일치하는 브랜드가 잘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기업의 브랜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CEO와 동일 시 된다. 그래서 CEO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좌우한다. 보통 이런 식으로 구축된 브랜드는 열광적인 지지자들을 많이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CEO에 모든 역량과 관심이 집중되게 된다. 만약 그 CEO가 기업을 떠나거나 갑작스러운 부재 상황이 온다면, 지금까지 구축했던 그 기업의 브랜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스타 CEO가 있는 기업들은 그 CEO가 있을 때는 반짝 기업의 실적이 상승할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CEO가 그 기업을 경영할 때는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사후 애플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될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그만큼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은 강력했으며, 애플이라는 기업은 스티브 잡스와 동일 시 되었다. 뿐만 아니라 스티브 잡스 외에는 애플이라는 기업에 대해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보니, 잡스의 부재는 곧 애플의 위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의문을 쉽게 지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스티브 잡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애플이라는 기업 자체는 너무 가려져 버렸다. 그 만큼 애플은 비밀스러운 기업이고, 잘 분석되지 않는 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 인사이드"라는 이 책은 비밀스러운 기업 애플의 내부를 향해서 접근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결벽증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스티브 잡스의 열정 때문이라고 해야할까? 이 책에서 보여지는 애플이라는 기업은 스티브 잡스를 위해서 움직이도록 만들어진 거대한 유기체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기업이 거대하면 그 기업 내부의 다양한 구성원들 만큼 다양한 형태의 정치적 움직임이나 갈등들이 상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기업은 이런 갈등의 구조가 생겨날 수 없는 형태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강력한 독재자가 철권통치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애플이라는 기업에서 스티브 잡스는 첫번째 권력자이고, 애플은 스티브 잡스 자체였다. 그 만큼 강력하게 기업 조직을 장악했고, 기업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었다. 이런 기업구조나 정책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에 대해서 더 많이 분석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잡스의 사후에 나온 월터 아이작슨 책 "스티브 잡스"를 읽은 사람이라면 그 속의 잡스와 애플의 모습이 흡사하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그 만큼 잡스의 철학과 의도 그리고 그의 무시무시한 편집증까지, 즉 잡스는 자신의 DNA를 애플이라는 기업에 잘 이식시켜 놓은 듯하다.

 

그래서 이 책은 잡스 시대 애플에 대한 기록이다. 애플이라는 기업에서 묻어나는 잡스의 자취들까지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지금 애플의 CEO 팀 쿡인데 애플이라는 기업에 남아 있는 잡스의 DNA는 너무 강력하다. 이것이 장점이 될지 단점이 될지 지금 당장은 평가할 수 없다. 이 책 또한 애플이라는 기업의 내부를 통해서 쉽게 애플의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이 책은 잡스의 전기처럼 저자는 잡스 시대의 애플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 같다. 애플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잡스 시대 애플에 대한 기록은 지나간 역사를 정리하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Inside Apple(인사이드 애플)

저자
애덤 라신스키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12-05-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런 회사, 애플 제국의 경이로운 내부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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