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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부활하는 군가산점을 보고.......

by 은빛연어 2008. 12. 10.

 

 군가산점에 대한 법안이 소속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시 우리사회에 군가산점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다. 근대 다녀온 많은 남성들은 군가산점의 부활을 찬성하고, 여성계가 반발하면서 다시 남녀의 대립 문제로 비하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국방의 의무에 대한 뿌리 깊은 논쟁에서부터 시작해서 출산문제에 이르기까지 가산점문제를 벗어나 포괄적인 남녀 대립구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논쟁의 반복이랄까? 잘못된 역사의식과 인권의식을 가진 집단들이 무뇌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다시 돌아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다시 글에서 군가산점에 대한 반대의 의견을 개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서 논하고 싶다.

 

 그들 대부분,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남성들의 대부분은 군가산점이라는 것이 아무런 효용도 없는 허울뿐인 제도라고 생각하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차별이라는 인식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남성들만 군복무를 한다는 또한 차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인식은 여성들에 대한 적대적 인식을 재생산하면서 이성적 사고를 완전히 방해 버렸다. 군가산점이 없어도 되는 제도임을 인식하면서도 가산점에 반대하는 여성단체나 여성들이 꼴보기 싫어서 군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반대하는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단체가 이미 제시한 다른 대안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무시해버린다. 그러면서 여성단체는 대안은 내놓고 뭐하냐고 다그친다. 그런 논쟁가운데서 여성단체가 내놓았던 대안에 대해서 누군가가 설명하면 다른 꼬투리를 잡아서 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기본적인 적대의식을 바탕으로 상대의 의견에 대해서 전혀 마음을 열지 않은 상태가 됨으로써 문제는 점점 남녀의 성대결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의 가장 본질은 남성우월주의 사회가 붕괴하고 점점 평등사회로 가면서, 많은 남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마저도 빼앗긴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자기가 가진 10에서 하나가 누군가에게 빼앗겼다는 인식은 하나를 얻었다는 인식보다 커다란 반감과 상실감을 만들어내는데 상실감이 지금은 분노로 표출되는 단계가 아닐까? 문제는 이런 분노가 사회현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야 남성을 능가하는 알파 걸들이 등장하면서 남성들이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알파 걸들의 숫자는 적은 편이다. 실제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남녀차별적인 세상에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 있어도 시행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가진 이들은 그것만으로도 자신들의 이득이 많이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분노한 이들의 생각은 법과 제도의 완성과 이행의 문제를 완전히 따로 때서 생각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있다는 것으로 여성들이 많은 것을 획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현실의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허울 뿐인 법과 제도만 인식하면서 현실과 다른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들이 많은 남성들 사이에 공유되면서 집단이 형성되고 집단은 그런 인식을 계속 공유함으로써 외부의 다른 논리나 인식에 대해서는 철의 장막을 쳐버렸다. 결국에 자신들의 내부논리와 인식에 안주하기 시작하면서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보다는 자신들의 논리와 인식에 치중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이라는 집단과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다른 것은 공무원들의 내부논리에 함몰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의회 속의 정치가 국민들과 완전히 동떨어져서 자신들만의 닭싸움이 되는 또한 이런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되면서 나오는 것이다. 결국에 문제는 군가산점에 찬성하는 이들이 집단적인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되면서 이성을 상실한 광기의 상태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 사람은 혼자 있을 분별력 있고 이성적이다. 그러나 군중 속에 있으면 멍청이가 된다."라는 실러의 말처럼,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집단을 떠나서 자신을 성찰해보기를 기대한다. 이성이 아니라 분노로 문제를 찬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말이다.

 

 ps> 내부논리와 인식은 여성계는 없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군가산점의 문제는 여성계뿐만 아니라 장애인 진영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인식을 형성하고 있다. 군가산점을 찬성하는 남성들보다야 폭넓은 의견과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심리학적 차이를 기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남성은 결과와 위계질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서 집단의식이 강한 반면, 여성은 평등적인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나 주장에 공감하는 능력이 남성보다는 뛰어나다. 이렇게 본다면 누가 내부논리와 인식에 함몰될 가능성이 높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