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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브랜드 컨셉에 대한 이야기.. 책 "Unitas brand vol 8."을 읽고

by 은빛연어 2009. 4. 5.
 

 우리는 스스로를 똑똑한 소비자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우리들만의 착각일 뿐이다. 우리가 어떤 것을 소비할 합리적인 기준과 가격을 가지고 소비하는 같지만, 타인의 시선으로 과정을 바라봤을 때는 우리의 선택이 결코 합리적이지 않음을 있다. 스스로를 돌아 필요도 없이, 주변의 친구나 가족이 소비하는 형태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그런 광경은 흔한 모습이다. 그들에게서 구매 이유를 듣다 보면, 그것은 자신의 소비에 대한 변명 또는 자기합리화 일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갖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우리가 하는 행위는 우리의 내적 욕망을 소비라는 외형적인 형태로 해소할 뿐이다.

 

 과거에는 1차원적 욕망, 의식주로 대표되는 생존을 위한 소비였다면, 현재는 다른 차원의 소비로 행해진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 욕망이나, 개인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만족시켜주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그에 따라서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도 그것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을 넘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다. 브랜드란 이름으로 기능을 넘어서 비슷한 상품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하게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는 결국에 소비자들의 내적 욕망을 자극하고 충족시켜주는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소비보다는 점점 내적 욕망에 따른 소비를 선택한다. 브랜드가 내뿜는 마력에 따라서 말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브랜드라는 것은 배트맨에 나오는 투페이스 같은 존재다.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만족이나 행복감이 선한 얼굴이라면, 객관적인 기능이나 원가 이상의 가격을 지불하게 함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능력이상의 것을 소비하게 만드는 사악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이런 얼굴 때문에 우리는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면서도 스스로를 합리화 시키기 위해서 선한 얼굴만을 강조한다. 그래서 구입 초기는 행복으로 충만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날라오는 카드명세서와 부족한 통장잔고, 그리고 먼지에 뒤덮여 방구석에 자리잡은 상품을 보면서 후회로 충만하게 된다. 내적 행복은 짧고, 후회와 후유증은 길게 다가 온다.

 

 소비자에게 얼굴을 가진 브랜드이지만, 마케터의 입장에서 브랜드를 바라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호수 위의 백조는 우아하게 헤엄치지만, 속에서는 발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같다고 할까? 대신 소비자에게 보여지는 것이 속에서 쉬지 않고 움직이는 발의 모습이랄까? 브랜드가 소비를 위해서 욕망과 이성사이에서 이리저리 갈등하게 만드는 혼란스러움이라면, 마케터에게 브랜드는 소비자의 판타지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우아함을 가진 위의 백조모습이다. 단지 하나의 목표,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브랜드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나 만들어진 브랜드에 대한 케이스 분석 세상은 신세계 발견하는 듯한 신선함과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이번 유니타스 브랜드 vol 8.호는 그런 신세계의 탄생에 가장 기초이자 기본 바탕이 되는 concept 대해서 다루고 있다. 내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유하자면, concept이란 씨앗이고 conceptualization 씨앗을 가지고 식물을 키우는 과정이랄까? 어떤 열매가 나올지에 씨앗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얼마나 풍성할지는 마케터들이 과정에서 하는 역할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니타스 브랜드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브랜드는 무생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것이었다. 브랜드의 이야기를 만들고, 현재의 브랜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는 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브랜드도 진화하게 된다. 진화하면서도 진화의 방향을 잃지 않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이 concept 되는 것이다.

 

  책에서는 그런 Concept이라는 개념이 너무 포괄적이라서 그런지  애매모하게 설명해서 조금은 아쉽기는 하지만, concept이라는 개념 정의의 불명확함을 관련 종사자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개념을 적립할 있도록 유도하는 듯하다. 나는 아직 명확하게 개념을 잡았지만, 하나의 concept 어떻게 설정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모습의 백조가 탄생되어지는 과정에 대한 사례들을 보면, 소비자로써 브랜드를 비판적으로 보는 입장을 벗어나 브랜드가 완성되는 창의적인 세상에 대한 즐거움과  놀라움이 재미를 더해준다.


Unitas Brand Vol.8 - 8점
바젤커뮤니케이션 편집부 엮음/(주)바젤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