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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

by 은빛연어 2007. 3. 18.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 - 10점
여한구 지음/더난출판사

  학력보다 능력과 실력이 우선이라고 믿으며 살지만, 학력주의가 팽배한 사회에서 교육받으며 자라와서 그런지 능력이나 실력보다는 학력을 먼저 보게 된다. 그러면서 호기심과 경외의 대상으로 사람으로 대하기도 하는 것이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 출신이고 어느 대학인지가 관심의 대상이고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기본적이 잣대가 되는 사회적 현실에서 미국의 명문 대학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고 어떤 시스템과 환경에서 교육받는지 보다. 단지 거기를 나왔다는 것만이 우리의 주요 관심 대상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욕심을 가지는 MBA와 하버드 대학이라는 간판은 대한민국이라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그 사람의 평가에 얼마나 큰 점수를 주는 간판이 될까?

   

여성들이 남자들과 있을 때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군대이야기라고 한다. 여성들이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과장되게 허풍을 떨며 마치 자신이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으스대는 모습은 군대를 다녀온 내가 봐도 싫은 모습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관점으로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야기하는 선배나 친구들에게 인간적으로 더 신뢰하고 좋아하게 된다. 술자리에 모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자랑으로 안주를 삼듯이 이야기하는 것은 과장되고 허풍이 많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들은 느낌은 그런 술자리의 안주거리가 아니라 좋은 선배가 후배에게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 듯하다.

   

입학에서 졸업까지의 과정에서 만나는 하나하나의 경험과 주변의 이야기들은 너무 솔직해서 책에서 눈을 땔 수 가 없다. 미국의 높은 학비에 대해서 뉴스를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은행이 몸을 소유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의 한숨 섞인 생생한 목소리는 MBA나 대한 환상보다는 경제적 현실에 대한 고민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잘 갖춰진 교육 인프라와 교육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런 경제적 현실보다 뛰어난 교육환경의 매력에 빠져든다. 치열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교육과정 속에서도 유머와 유치해 보이기까지 하는 다양한 과외활동과 파티들을 통해서 삶의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은 부럽기도 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경험이나 하버드의 시스템에서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나도 한번?"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이 저자의 경험만을 나열한 책 이였다면 그냥 한 편의 평범한 수필 이였겠지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타인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는 것이 책 중간 중간에 물씬 풍긴다. 이미 하버드 MBA를 졸업한 이들의 인터뷰를 포함해서 앞으로 하버드 MBA에 대해서 꿈을 꾸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친절한 선배의 좋은 충고가 넘쳐나는 값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