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는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대중들에게 아주 친근하게 다가왔던 작품이다. 개성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캐릭터들의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보니,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클래식의 숨은 매력을 충분히 전달함과 동시에 드라마 속 이야기에 사람들을 푹 빠지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조금 엽기적이면서도 푼수이지만 피아노 실력만은 출중한 노다메와 피아노 실력은 월등하지만 지휘자가 꿈이었던 치아키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와 치아키를 중심으로 결성된 오케스트라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개성이 강한 오케스트라 단원이 모여서 같이 음악을 연주하면서 서로가 한 마음이 되어가면서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노다메 칸타빌레"는 음악을 통한 화합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음악은 사람을 움직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휴대폰 외판원으로 볼품 없는 외모를 가졌던 한 남자가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의 힘겨운 삶을 진솔한 목소리에 담아 노래했을 때, 그것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의 노래에 감동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나중에 폴 포츠라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노래하는 성악가가 되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실업자이며 볼 품었던 미혼의 한 여성 또한 진솔한 목소리로 노래해 폴 포츠와 같은 감동을 전해 주었고, 그녀의 인생 또한 폴 포츠 처럼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수잔 보일이라는 그녀의 이름과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음악을 좋아하고, 열정을 가진 모든 사람이 폴 포츠나 수잔 보일 처럼 벼락스타가 될 수는 없지만,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때론 희망을 주기도 한다. 음악을 듣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픈 열망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뒤늦게 악기를 배워서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모여서 합주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의 노래를 위해서 합창을 하기도 한다. 아마추어라는 실력의 한계는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프로 못지 않은 열정과 음악에 대한 사랑만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공부에 낙제해 여름에 보충수업이나 받는 낙제생들이 모여서 스윙밴드를 결성한다는 일본 영화 "스윙걸즈"는 음악이 낙제생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주는지 유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학교 밴드 단원이 식중독에 걸려서 어쩔 수 없이 밴드부 활동을 대신하게 된 낙제생들은 처음에 아무도 제대로 악기를 다루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밴드의 매력을 조금씩 느껴갈 때 쯤에 식중독에 걸렸던 밴드부원들이 복귀하게 되고, 낙제생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잠시 했던 밴드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어서 자신들만의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영화 속에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기발한 상상력으로 웃음을 떠나지 않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몇 달 동안 실제로 악기연습을 하고, 영화 마지막의 공연장면은 배우들이 직접 연주까지 했다고 하니 또 다른 영화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교향악단 연주자를 꿈꾸었지만, 현실의 벽에서 좌절한 현우가 강원도의 중학교 관악부 임시 교사로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최민식 주연의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음악으로 아이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의해 현우가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현우가 부임한 학교의 관악부는 전국대회에 우승하지 못하면 해산해야만 하는 처지다. 현우는 아이들에게 희망보다는 절망을 이야기하기 바쁜데, 아이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 현우는 외면하지 못하는데. 어느덧 봄이 다가오고, 현우는 주변사람들을 통해서 현우에게도 봄이 다가오고 있는데. TV 다큐멘터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하니 실화와 허구가 조화를 이루어서 묘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영화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앞의 극영화들과는 다르게 다큐멘터리 영화다. 1975년 총소리 밖에 들리지 않던 곳에 11명의 아이들이 모여 총 대신 악기를 들고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 것에서 오케스트라는 탄생한다. 35년 뒤,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 전역의 센터로 퍼져나가고, 11명에서 시작한 단원의 수가 이제는 30만명에 이르게 된다. 이 프로젝트를 "엘 시스테마"라고 하는데, 영화는 그 기적 같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총 대신 음악이 어떻게 아이들의 삶을 바꿔가는지,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연주가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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